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쁜남편이 오늘은 참 밉네요.

dalco 조회수 : 1,337
작성일 : 2016-07-12 22:28:09

우리나라 직장인들 다 바쁘지요?

워낙 퇴근 시간 개념도 희박하고 회식도 많구요.

본인이 조절하려고 애쓰고 주말에는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하는데

그래도 이렇게 평일엔 아이와 둘이 보내야 하는게 이제 좀 지치려고 하네요.

 

바빠서 얼굴이 헬쓱해지고 입맛도 없어하니 안쓰러워 아침은 정성껏 차려줍니다.

간식도 챙겨주고 힘내라 웃으며 출근 시키려고 애쓰고 있어요.

그런데 그러고 나면 저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나옵니다.

오늘은 혼잣말로 지겹다 소리가 나오는데 스스로 놀랐네요.

아이가 엄마 기분 살필정도로 표정이 어두워지기도 하구요.

저는 프리랜서라서 일주일에 2일 고정적으로 나가고 다른 요일은 아이 어린이집 간 사이

집에서 일을 합니다. 밤에도 하구요.

그러니 집안일과 양육은 자연스럽게 제 몫이 되더라구요.

아이 하원시켜서 재우기 까지 평일에는 당연히 아빠를 못 봅니다.

아침에 잠깐 일어나서 같이 식사하는게 평일 아빠 몫의 전부예요.

그러니 아이도 아빠를 늘 그리워 합니다. 같이 있을 때는 정말 자상한 사람이거든요.

 

남편 미워하게 되는게 싫어서 청소는 도우미 분 도움을 받고 반찬도 아이꺼 따로 아빠거 따로

하다가 그냥 싱겁게 만들어 다 같이 먹고 일도 많이 줄였어요.

그런데 몸이 피곤한게 제 우울함의 이유가 아니였는지 좋아지지 않네요.

생각해보니 제가 많이 외로운거 같아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같이 늦으니 밖에서 데이트 하듯 치맥도 하고 들어오고

늦게 들어와도 서로 얼굴 보고 잠깐이라도 이야기 하고 잠들곤 했는데

아이 키우는 5년 동안 그런 시간들이 점점 줄어들고 어쩔 때는 남편 얼굴이 갑자기

낯설 때도 있네요.

남편은 아이 다 키우고 둘이 조용한 곳에 가서 집 짓고 살면서 여행다니자 하는데요.

그 때까지 제가 지금만큼 남편을 좋아할까요? 남편도 제가 그 때까지 소중하고 좋을까요?

저는 이제 좀 자신이 없어져요. 이렇게 얼굴 못보고 서로의 추억이 없는 관계가 가족이라 할 수

있나. 이런 생각까지 들고 속상합니다.

제가 아직 철이 덜 들어서 사랑타령 하고 있는건지. 오래 살다 보면 안 들어와라 싶은 날이 온다고

하시던데 아직까지는 좀 일찍 와서 같이 저녁 먹고 산책도 하고 아이도 같이 재우고 둘이 맥주도 한잔

하고 그러고 싶어요. ㅠㅜ

자꾸 혼잣말로 사라지고 싶다거나 지겹다라는 말을 하다 이러면 안되지 싶어 82에라도 넋두리하고

정신 차리려구요.

아!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

 

 

 

 

 

 

 

 

 

IP : 14.39.xxx.13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뭐라...
    '16.7.12 10:37 PM (101.181.xxx.120)

    편들어드리기가 참...

  • 2. 저도 완전 공감이요.
    '16.7.12 10:49 PM (68.80.xxx.202)

    그런데요.
    그러다 아이 크고 시간 여유로워지고 나도 혼자 노는 요령과 즐거움이 생기고, 느끼다보면 여태껏 가족 먹여살리느라 애쓰는 남편이 새삼 안스러워지고 그러다보면 긍휼한 맘도 생기고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이만큼 살아온 거에 대해 상대방에게 고맙고 미안한 맘이 생겨서 동지애랄까 여하튼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내 남편, 내 아내가 최고다란 맘이 저절로 생겨요.
    같이 있을때 자상한 남편이라면서 그 남편이라고 가족 놔두고 일하러 나가고 싶겠어요?
    아이가 엄마 손 필요없을 때까지, 은퇴할때까지 각자의 자리 지키며 최선을 다해 사세요.
    그러면 되요.

  • 3. 네..
    '16.7.13 1:10 AM (124.49.xxx.195)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시간이 더 흐르고 흐르다보니, 같이 나이를 먹고 있고,
    문득 남편의 삶도 측은(?)해지는 시기가 오더군요.측은지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81825 수시 상담시 상향이나 하향이 없다고 담임 4 적정만 6개.. 2016/08/01 2,156
581824 인공수정 두번에 시험관 한번이면 노력한거 아닌가요? 13 이제그만 2016/08/01 4,546
581823 삼성 스마트폰 사용중인앱 어떻게 종료하나요? 3 ..... 2016/08/01 851
581822 베개 충전재 3 ,, 2016/08/01 949
581821 심리학과와 철학과 배우는 내용 많이 차이 나나요? 14 qq 2016/08/01 3,464
581820 선원부인!! 고양이 키울 방법 찾아냈습니다. ㅋㅋ 5 dd 2016/08/01 1,565
581819 엄마의 뜻을 잘 따라주지 않는 딸 7 힘들어요 2016/08/01 1,803
581818 고3과외비 ㅜ.ㅜ이정도인가요? 17 0000 2016/08/01 6,802
581817 이 여름에 얼굴 각질로 보기 싫은데 뭘 해야할까요 1 극민감성 2016/08/01 836
581816 성주군민, "조선일보 보면 생사람도 좀비된다".. 8 미국MD 2016/08/01 1,661
581815 주민등록증 사진이 다 지워졌는데 발급수수료? 2 주민등록증 2016/08/01 1,021
581814 한살림, 생협은 직영점인가요? 3 궁금 2016/08/01 1,386
581813 신경치료하고 크라운한 잇몸서 양치시마다 피가 나요 턱관절 2016/08/01 803
581812 간호사가 그렇게 힘든가요?? 6 ㅇㅇㅇ 2016/08/01 3,841
581811 과거의 사람 기억 때문에 괴로울 때 8 리지 2016/08/01 3,264
581810 성인 남성 절반 '외도 경험 있다'..여성은 9.3% 6 에효 2016/08/01 3,493
581809 요즘엔 절임배추 어디서 사나요? 8 절임배추 2016/08/01 1,965
581808 김포공항 밤 열시 반 도착 3 일산 원당 2016/08/01 1,070
581807 미국 텍사스 오스틴 총격 5명 사상…용의자 도주 1 총기사고 2016/08/01 1,126
581806 헉 벌써 가을옷 나오네요 5 .. 2016/08/01 2,064
581805 케리**다녀왔어요. 4 .. 2016/08/01 2,100
581804 6세 아이 아이큐 ㅠㅠ 5 ..... 2016/08/01 3,998
581803 그알 한센병 근데 2016/08/01 684
581802 아는형님 민경훈 4 쌈자 2016/08/01 3,710
581801 친정엄마 쓰실 냉장고 추천 부탁드려요 2 푸른 2016/08/01 1,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