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국정 운영을) 못했지만 나보다 더 못하는 것 같다.”
이명박(사진) 전 대통령이 최근 새누리당 한 의원을 만나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우스갯소리였지만 평소 인식이 담긴 발언이다. 이 의원은 10일 기자와 만나 “이 전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국정을 잘못 이끌어 가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강했다”며 “특히 계속되는 검찰의 재벌수사에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발언을 자제해 온 이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 총선 참패로 여소야대 정국이 조성되고 현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자 누적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현 정부 출범 후 검찰이 몇년째 기업 수사를 하는 것은 직전 정권의 비리를 캐기 위한 표적수사로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지적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 건설 대신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한 데 대해선 “잘한 일”이라고 호평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 김해공항 확장을 결정하고 싶어했으나 양측이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는 등 정국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단안을 내리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고 의원은 전했다.
이명박정부는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두 후보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입지평가위원회’의 평가에서 모두 부적합 결과로 나오자 신공항 백지화를 공식 발표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국민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