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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개월 말 늦는 아이..

말로하자ㅋ 조회수 : 4,119
작성일 : 2016-07-08 00:59:13
20개월 남아예요.
옹알이 활발했었구요, 6-7개월 무렵부터 엄마, 아빠는 했던 거 같아요.
돌 좀 지나서 엄마, 아빠, 제일 많이 했던 말이 "머야?" 종종 "이거 머야?"라고 문장도 했었구요. 15개월까지 맘마, 우유 등이 추가되면서 총 7개 정도 단어를 말했어요.
그리고는 어느 날부터 전부 "요고요고~~"로 퉁치더니 이제는 "요고"와 "아빠"만 해요.
20개월인 지금까지 아이는 엄청 수다스러워요. 다만 사용어휘가 저 두개로 한정되어있을 뿐.(요새는 다시 '엄마'도 추가됐네요.)

대신 알아듣는 건 꾸준히 늘어서 지금은 거의 대부분 말을 이해해요. 명사도 대충 헤아려봐도 정확히 아는 게 100개 이상은 되구요.(그 이상은 세다가 포기했습니다.) 말귀는 정말 잘 알아듣는데... 말을 안하네요. 아, 바디랭귀지로 주세요, 똑같아요, 예뻐요, 사랑해요, 미안해요, 배불러요 등등은 표현합니다.

영유아검진 갔더니 이런 경우는 퇴행이라고 하더라구요. 처음부터 느린 게 아니라 언어가 발달되다가 퇴행한 경우라고..
보통은 동생을 보거나 이사를 가거나 해서 환경이 급작스럽게 바뀌면 그럴 수 있는데 그런 경우는 아니고.. 선생님 진단으로는 엄마가 너무 잘 알아듣고 다 해주니까 아이가 말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아이가 냉장고 문을 잡았는데 "어, 우리 누구 물 먹고 싶어? 물 줄게~"하고 엄마가 먼저 해버리면 아이는 말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거죠. 제 딴엔 언어발달에 도움된다 해서 아이의 행동을 말로 묘사해주며 호응하고,(빨간 공을 던졌어? 데굴데굴 굴러가네~ 이런 식으로) 아이가 하는 옹알이를 듣고 의미를 확인해주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저도 아이도 말을 못하는데도 아무런 위화감 없이 너무나 의사소통을 잘하며 살아왔더군요. 의사샘 말로는 그게 아이의 속도보다 앞서가는 거였다네요. 그래서 앞으로는 아이가 말로 표현할 때까지 기다려주기로 했어요.

그런데... 실전에선 그게 쉽지 않더군요.
일단 "엄마"를 다시 하게 하는 덴 성공했어요. 비슷한 발음 할 때 폭풍 칭찬했더니 하더라구요. 그런데 다른 말은 도무지 하려고 들질 않아요.
머랄까.... 애가 마치 말을 안 따라하겠다 굳게 맘먹은 애 같아요. 말을 시키면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에이!"하고 도리질을 합니다.(거절할 때 내는 소리)
어쩌다 따라할 때는요, 방심할 때인 거 같아요.ㅋ 방심하고 있다 저도 모르게 입이 들썩들썩 하면 저는 진심으로 기뻐서 칭찬하죠. 근데 본인이 자각한 순간 또 예의 그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안해버립니다. '이런, 내가 따라해버렸네'하고 다시는 안하는 거 같은 느낌이예요.
너무 강요하면 아이도 저도 스트레스일 것 같아서 익숙한 단어 몇 개만, 아이 기분 괜찮을 때 시켜보고 있는데... 아이의 거부 의사가 너무 완강하네요. 특히나 요구사항이 있을 때,(예를 들어 우유 달라는 등) 거듭 말하게 시키면 결국 울며 자지러집니다.

애가 약간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거 같기도 한데.... 서랍 이런거 열려있는 꼴을 못보구요, 화단에서 꽃을 따도 제자리에 꽂으려 합니다-_- 물론 아기니까 어지르는 게 더 많긴 하지만요. 이런 성향이 점점 더 드러나는 거 같아요.

저는 전업이고, 아이는 어린이집은 안 다니고 있습니다. 대신 정부지원 아이돌보미가 주 2회 4시간씩 오시구요.
저도 신랑도 말이 적지 않은 편이구, 아이에게 호응 열심히 해줬구요.
6개월부터 베이비 싸인도 몇 개 가르쳐줬어요.(하다 말았는데.. 희한하게 거기 나온 건 지금도 하네요.) 아이 기질은 순하고 밝은 편입니다. 사람 좋아하구 애교도 많구요. 친정 부모님 가까이 사셔서 늘 보구요. 집에 드나드는 손님들도 종종 있는데 잘 따라요.
책 좋아하고, 호비랑 뽀로로도 엄청 좋아하고(티비를 좀 많이 보긴 하네요.. 하루 30분~ 1시간) 내용도 이해 잘 하는 것 같아요. 요샌 블럭과 주방놀이 좋아하고 나가 놀 때나 미끄럼 탈 때 보면 몸 쓰는 거에도 자신감 있는데, 유독 언어 표현은 왜 이렇게 사릴까요?

사실 이것 뿐이면 그냥 때 되면 하겠지 하고 느긋하게 맘먹겠는데(실제로 그랬구요) 요새들어 땡깡이 심해지며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욕구가 구체화되면서 저도 대충 알아듣기 힘든 부분들이 생겨나고, 근데 본인이 언어로 표현 못하니 제 딴에도 답답해서 막 감정 주체를 못하네요. 말로 좀 표현하면 좋을텐데....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IP : 175.198.xxx.115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7.8 1:01 AM (183.99.xxx.161)

    말빠른 아이들은 빠른데 20개월에 그정도면 지극히 정상

  • 2. ....
    '16.7.8 1:05 AM (221.157.xxx.127)

    읽다가 말았는데 분석할 필요 없는 시깁니다 ㅎㅎ

  • 3. 남아라니..
    '16.7.8 1:06 AM (120.16.xxx.19)

    저도 아들은 말이 늦어 고생했는 데
    딸은 빨라서 18개월인데 의사소통이 다되네요. 말도 주어 동사 명사 섞어서 까지 하고요. 말이 되니 정말 쉽고요. 제가 아들아이 언어치료 다니면서 배운 것은 발자극 주라는 거고요. 언어발달되는 뇌 부분이 발바닥 균형감각하는 곳에 붙어 있다고 트램폴린이 아주 좋다 그랬어요. 그냥 간단한 말 여러번 반복하기, 눈 마주치고 얘기 하기.. 제 딸은 9개월부터 유아원 나갔는 데 '내꺼야'라던가, '더주세요' 요런거 빨리 배워 오더라구요.

  • 4. 말로하자ㅋ
    '16.7.8 1:06 AM (175.198.xxx.115)

    그런가요? 주변에 여자아이들이긴 하지만 비슷한 개월수 아이 셋을 보니 다들 말을 엄청 잘하고 의사선생님이 '퇴행'이란 단어를 쓰며 개선이 필요하다 말씀하셔서 저는 고민이 많았네요.ㅜ

  • 5. ////
    '16.7.8 1:07 AM (61.75.xxx.94) - 삭제된댓글

    아이가 냉장고 문을 잡았는데 "어, 우리 누구 물 먹고 싶어? 물 줄게~"
    라고 할게 아니라 가만히 지켜보다가 문을 열거나 열어달라고 하면
    뭐 꺼내고 싶니? 무엇을 찾냐고 물어보세요.

  • 6. 원글
    '16.7.8 1:10 AM (175.198.xxx.115)

    ////님, 그렇게 물어보면 막무가내로 짜증만 내는데..;;; 어떻게 좀더 즐겁게(?) 말표현을 유도할 수 있을까가 고민이예요~ 그냥 울고불고 짜증내도 끝까지 말하라고 밀어부쳐야 하는지...ㅜ

  • 7. 원글
    '16.7.8 1:12 AM (175.198.xxx.115)

    발자극.. 조언 감사합니다^^

  • 8. 추가로
    '16.7.8 1:18 AM (120.16.xxx.19)

    뇌발달 도움되는 영양상태도 점검해보시고요, 철분부족하지 않게 - 저는 액상철분약 가끔 먹이고 있어요.
    유지방이든 아무튼 필수지방산? 많이 먹여요. 버터로 식빵 지짐이라던가.. 치즈라던가.. 오메가3 좋은 건 아시죠..

  • 9. 돌돌엄마
    '16.7.8 2:03 AM (222.101.xxx.26)

    20개월인데 뭔 퇴행은 무슨 퇴행......;;;
    잘먹고 잘싸고 안아프면 되는 시기인데요..
    원글님 잘하고 계시는데 티비 시청 시간이 너무 기네요..

  • 10. 우리아긴
    '16.7.8 6:52 AM (110.47.xxx.246) - 삭제된댓글

    여아인데도 19개월 그정도말해요
    어린이집다니구요
    요즘 아야를배워서 맨날 모기물린자리가르키며 아야래요 ㅋ
    저러다 말터지면 속에담고있는말까지 다한대요
    기다리래요 늦은거아니랍니다 ㅎㅎㅎ

  • 11. 벙어리?
    '16.7.8 7:45 AM (221.165.xxx.51)

    현재 6학년중반입니다.4살때까지 엄마 라는 말도 잘못했답니다.어른들은 벙어리 아닌가하고..하지만 지극히 정상적으로 자랐어요.걸음마도 빠른 아이 .늦은 아이가 있으니 걱정 안하셔도 될듯..

  • 12. 에고
    '16.7.8 9:19 AM (112.152.xxx.96)

    36개월 지나면..따따따다 합니다..기다리셔요..

  • 13. 60개월
    '16.7.8 10:52 AM (116.120.xxx.140)

    24개월까지 10개 미만 이야기하고
    알아듣는건 거의 다 알아들었었어요.

    25개월째부터 그냥 통문장 말하던데요.. ^^
    또렷한 발음으로요.
    지금은 아주 수다스럽습니다. 또래들 중에서도 아주 말 잘 하는 편이고요.

    아직은 기다려보셔도 ^^

  • 14. 안 늦습니다.
    '16.7.8 1:42 PM (49.172.xxx.221) - 삭제된댓글

    워~ 릴렉스~

  • 15. ee
    '16.7.8 2:37 PM (175.223.xxx.117)

    의사분께서 퇴행이라 하셨다면 의미있게 생각해야해요. 늦는것과 퇴행은 달라요. 진료본 의사가 일반소아과라면 신뢰도가 떨어지긴합니다(임상경험부족) 어린개월수 아기들은 베테랑 소아정신과의사도 쉽게 진단 내리지 않아요. 대학병원 예약해두시고 (초진 2-3개월 대기해야해요) 두돌이후까지 언어가 크게 좋아지지 않는다면 소아정신과 진료보세요. 위에 적은대로 말귀 잘 알아듣는것보면 아이 성향일꺼같아요. 병원예약은 글쓴님 걱정하는 마음 클까봐 안심차원에서 권해드린거예요.

  • 16. ^^
    '16.7.8 2:41 PM (119.194.xxx.208)

    첫째인거죠? 제가 읽으면서는 몇째라고 못 본 거 같긴 한데
    분위기상 ㅎㅎㅎ
    너~~~~~무 신경쓰고 계십니다. 아이가 부담스러워하는 거 같아요. 그냥 좀 무덤덤해지시길^^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보다 느릴 경우 많아요. 아이 말할 때마다 신경쓰고 막 칭찬해주심 아이 부담스러워서 말 안해요. 몇개월 뒤면 아주 수다쟁이 될 겁니다. 36개월에 말 봇물 터지는 경우도 있답니다. 체크는 하시되 맘 편히 가지세요^^*

  • 17. 와...
    '16.7.9 1:03 AM (175.198.xxx.115)

    다양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 감사합니다.
    첫째 아이 맞구요, 제가 피드백을 너무 열심히(?) 한 반작용도 있는 거 같네요~ 눈여겨 보되 느긋하게 마음 가지려구요~ 감사합니다.

  • 18. 원글님
    '16.7.9 3:52 AM (211.196.xxx.25) - 삭제된댓글

    제가 아이돌보미이고
    전 유난히 14개월 부터 말문 터질때 까지 아이 돌봄 경험이 많아요.
    14개월 부터 얘네들이 36개월 되었는데 아직 돌보는 아이도 있고요.
    의사샘이 그 분야 전문 선생님 아니고
    영유아 건강검진 이런거 할때 하신 말씀이라면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보통 23-5개월 되어야 "물 주세요." "앉아" "일어나" "내꺼야"
    이렇게 시작해서 그즈음은 일주일에 한번씩 가면 일주일 마다
    깜짝 놀랄만큼 말이 늘어요.
    팝콘 기계에서 팝콘이 터지듯 팡팡!!!!!!!!
    "선생님 보고 싶었어" 이러고요.
    얼마나 신기한지 몰라요.
    드물게 18개월 전 후 말 잘하는 아이도 있고요.

    그리고 저는 아기들에게 말 많이 해주고,
    늘 친절하게 여러번 설명해주고 그러면
    신기하게 울지도 않고, 잘 기다리고 그래요.
    말 많이 해주는 게 아기에게 좋은 거예요.
    영상은 아직 안보여 주시는 것이 좋겠어요.
    시력도 안좋아지고 일방적인 거잖아요.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이야기 하는 것은 상호작용에서 오는 것이고요.
    아이마다 때가 다른 것 뿐이예요.

  • 19. 원글님
    '16.7.9 3:56 AM (211.196.xxx.25) - 삭제된댓글

    제가 돌보던 한 아기는 20개월 즈음
    간식 줄 때 제가 "감", "배" 단어 얘기하면
    정확하게 따라하고, 말은 못해도 노래는 자기가
    따라 부를 수 있는 소절은 따라해요.
    그런데 엄마, 아빠 앞에서는 안한대요.
    그래서 아, 요녀석도 엄마. 아빠에게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구나 하고 놀랐네요.
    전 9-3시까지 돌보고 3시 이후는 아빠가 육아휴직 해서 돌보던 아기였어요.
    노래도 많이 불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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