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4일) 앵커브리핑이 주목한 단어 '이상한 방송'입니다.
그날은 세월호 참사 엿새째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300명이 넘는 사람의 목숨과 지켜보는 온 국민의 마음이 생과 사의 경계를 오갔을 그 시간.
그들의 통화가 이뤄진 것은 밤 9시 무렵이었습니다.
이상한 방송… 열심히 일하고 있는 해경을 '밟지 말아 달라'던, 그리고 '극적으로 도와달라'던 청와대 홍보수석의 요청이었습니다.
물론 스스로는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고 규정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컨트롤 타워였어야 한다고 믿고 있는 그곳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홍보수석이 이야기한 그 이상한 방송이 파악한 사고 당시의 상황은 이러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했음에도 주위만 빙빙 돌고 있었던 해경의 구조선.
청와대 지시를 받은 해경은 보고용으로 침몰하는 배의 모습을 촬영하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해경이 배 안에 있는 어린 생명들에게 퇴선 명령조차 내리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얘기입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해경의 부탁을 받고 대신 사고해역에 투입된 민간업체 언딘이
나중에 JTBC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었습니다.
[장병수/언딘 기술이사 (2014년 5월 26일 인터뷰) : (그러면 도착했을 때는 그 안에 그 많은 승객이 갇혀 있는 줄 몰랐다는 얘기인가요?) 상상을 할 수 없죠. 저희가 전체 팀이 다 모였을 때가 16일 자정경이었는데 그때 어느 정도(현장 상황을) 파악했고, (승객) 숫자는 그때까지도 파악을 못 했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방송이 나간 이후에 해경 쪽에선 이에 대해서 어떤 해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흘려보낸 골든타임. 그리고 그 순간을 비판하지 말아달라는 홍보수석.
공영방송의 보도는 그 이후에 결을 달리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공교롭게도 그가 이야기하는 그 '이상한 방송'과는 사뭇 다른 논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지요.
글쎄요. 통화의 당사자는 억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주장대로 통상업무, 사적통화일 수도 있을 텐데 군사정부 시절에나 존재했던 보도지침마저 운위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사실. 얼마 전에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세계 언론자유지수 순위입니다.
우리는 매년 추락을 거듭해서 130개국 가운데 70위, 역대 최악을 기록했습니다.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 사람은 없다고. 모두가 입을 모으는데 그 지수는 왜 자꾸 추락하는가.
이쯤 되면 홍보수석이 전화를 할 곳은 공영방송이 아니라 국경없는기자회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다시 집계해 달라" "빼 달라" 이렇게 말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http://m.media.daum.net/m/media/politics/newsview/20160704214239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