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전, 유기견이었던 강아지를 한 마리 데리고 왔습니다.
자주 다녔던 동물병원에서 심하게 교통사고를 당해
큰 수술을 여러차례 했다는 강아지 한 마리를
키워줄 수 있냐고 물어, 데리고 왔었지요.
허리 밑 그러니까 골반과 뒷다리 쪽에 큰 수술을 받아
뒷 다리를 제대로 딛지 못하던 녀석...
마당있는 집에서 키우면 좋을 거라고 얘기하셔서
데리고 왔는데,
마당에 풀어 놓으면 풀, 흙, 돌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주워먹고 토하고 배탈나는 녀석이라
주변을 모두 치우고 줄을 길게 해 묶어주고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아이가 산책 시키며
살았는데, 이 녀석이 얼마 못 살거 같습니다.
십 여일 전부터 변을 제대로 못 보고
제대로 앉지를 못했습니다.
지난 주 병원에 데리고 갔었는데
수술할 때 박은 핀들이 조금씩 이탈해
장을 누르고 있더군요.
골반도 많이 틀어진 상태이고...
그래서 변을 보지 못했고, 그로 인해 먹지도 못하고
관장약이 아예 안 듣는답니다.
그 녀석 사고 순간부터 수술, 회복과정 그리고
지난 일년 잘 보살펴 주신 선생님께서
힘들 것 같다고, 어찌 해 볼 수가 없다고 하시더군요,
수액을 놓으며 병원에 둘 수는 있지만
이틀 입원해 수액받고 치료받는 그 시간
그 녀석이 많이 불안해 했답니다.
사고나고, 수술받고, 회복하느라 몇 달을 살았던 병원인데
의사선생님부터 간호사선생님까지 다 아는 얼굴들인데도
그렇게 불안해 했다고.
저희 집에 오고 한 겨울 지나 올 봄
못 알아볼 정도로 살도 붙고 잘 놀고 더 활발해져
병원 선생님들도 못 알아 보겠다고 좋아했었는데
힘들답니다...더 이상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그 녀석이 좋아하는 집에서 갈 수 있게 해 주는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시는데, 참 막막합니다.
정신은 멀쩡할 텐데. 먹지를 못합니다.
물만 겨우 넘기고, 좋아라하던, 사죽을 못쓰던 통조림도
손가락에 묻혀준 것만 겨우 먹습니다.
거의 굶은 상태에서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의
통조림을 먹었는데, 삼키고 비명을 지르더군요.
어찌해야 조금 더 편안하게 보내줄 수 있을지
어찌해야 조금 더 힘들지 않게 해 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는 잘 보살펴주면 강아지가 좋아질 거라 믿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혹시 경험있으신 분들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