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만히 보니 내가 참...

북카페 조회수 : 1,790
작성일 : 2016-06-28 00:09:58

은근히 잘난척을 많이 하며 살았구나 싶더군요.

물론 잘난거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앞에서 은연중 잘난 척, 아는 척을 많이 하는

소위 재수없는 사람이었음을 속 깊이 부끄럽게 절감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은 별로 잘난 것도 없으면서 주변 사람들 특히 가족들을 팔아서

잘난척을 좀 많이 했습니다.

남 팔아 나를 돋보이려는 짓은 여섯가지 천한 행동 중 하나라던데.

제가 딱 그런 천한 짓을 하며 잘난 척을 했습니다.

가령 이렇게 말입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 묵주 반지를 끼고 있습니다.

성당 다니시는 분들은 다 알지요.

그럼 물어 봅니다.


성당 다니세요?

네.

아... 저도 성당 다녀요.

유아세례 받았아요.

어느 성당 다니세요?

oo동 성당이요.

네... 전 방배동 성당 다녀요.

...

우리 큰오빠가 신부에요.

...


이런식이지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서

은연중 잘난 척을 하는 거지요.


아는척은 이렇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잘 읽지 않는 사회비판 서적을 섭렵합니다.

티비는 혁명을 말하지 않는다 라던가

불안증폭사회 같은 책들을 읽어두었다가


티브 프로그램 어떤 것이 재미있니 없니 라며

한참 이야기 하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갑자기 아는척이 시작됩니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착한 지배계층의 선택을 받고 싶어하는

신데렐라 성공기가 대부분인 것 같다.

나쁜 기득권은 반드시 그 댓가를 받는 것으로 끝이 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무언가 나는 니들이 모르는 현상 너머의 것을

보고 있는 사람이라는 허세가 깔려 있지요.

뜬금없는 아는 척이지요.


물론 의도해서 하지는 않았습니다.

진심입니다.

그러나 지나고 놓고 가만히 보면

깨닫게 되더군요.


이게 다 잘난척이구나.

내가 정신적으로 부족했구나.

허위의식이란 게 날 두고 하는 말이구나 싶더군요.


이런류의 잘난척은 82같은 넷상에서도 많습니다.

보이지 않으면 사람들이 진심을 말한다고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고 봅니다.

저처럼요.



IP : 14.63.xxx.15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6.28 12:29 AM (219.248.xxx.230) - 삭제된댓글

    괜찮아요. 누구라도 다 그렇습니다. 이미 다 알고 시작하는 게임같은 건데요. 참 경건한 정직성인데..안 피곤하게 됩니다.

  • 2. 저는
    '16.6.28 12:45 AM (121.188.xxx.59)

    원글님이 예로 든 묵주..
    이런 때
    저는 이렇게 대화가 되어요.
    성당 다니세요?

    아.. 저는 ** 성당 다녀요.
    저는 ## 성당 다니고 있어요.
    그러시군요...
    이렇게 됩니다.
    내가 유아 세례를 받았는지, 울 큰 오빠가 신부인지.. 그런 건 좀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을 때 오픈하죠.

    원글님이 대화를 하는 이유는 상대하고 소통하는건지,
    아니면 상대에게 나를 증명하려는 건지
    우선 그거부터 생각하시면 좋을 듯 해요.
    만일 내가 증명하고자 하는 욕구가 많다면
    내가 왜 그런 것일까, 어떻게 그것을 벗어나게 되는건지 곰곰 생각해보시구요.
    사람이 다들 하나씩 모자른 점은 가지고 있으니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그래도 본인의 문제점이 무언지 아시는게 얼마나 큰 건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저 포함)은 자기의 허물은 정말 사소하고 남의 허물은 크게 보거든요.

  • 3. ...
    '16.6.28 12:52 AM (183.98.xxx.95)

    다른 사람을 보면서 나도 그런 적 있었네..이렇게 생각합니다
    같이 유치해지지 말자 결심을 해도 만나서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다 보면 그렇게 되더라구요

  • 4. 열등감
    '16.6.28 1:13 AM (14.63.xxx.153)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 자랑을 많이 한다고 하더군요.
    제 안에 열등감이 많았나 봅니다.
    남보다 잘난 인생을 살고 싶었지만
    평범한 현제의 삶에 만족하지 않는 공허함.

    그래서 은연중 이런 현실과 바램 사이의 빈 공간을
    잘난척, 아는척을 통해 보상 받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봅니다.

    소통보다는 좀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포장지로 나를 꾸며서
    불만족스러웠던 현실을 인정받고자 했던 욕망이 컸네요.

    참 좋은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나는 왜 자꾸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것도 조금은 부풀려서
    증명하려고 하는 것일까... 란 물음의 기저에는
    저 열등감이 자리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열등감...
    난 이런 사람이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러지 못한 사람.
    자랑은 허세는 비교의식에서 발원되는 열등감과 우월감이 만든
    욕망의 헛된 몸짓임을 님의 글을 통해 깨닫게 되네요.

    증명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사람.
    참...
    자유로운 사람일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부터라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아 보겠습니다.

    82에는 보석같은 분들이 참 많네요.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사세요.

  • 5. 오타
    '16.6.28 1:25 AM (14.63.xxx.153)

    현제의 ---> 현재의

    같이 유치해지지 말자 결심을 해도
    말을 나누다 보면...

    참 솔직한 말씀이시네요.

    저 또한 위에서 스스로를 비판했듯이
    쓸데없이 한마디 더 해서 잘난척 같은 거 하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은연 중 저런 잘못된 언어 습관이, 하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나와요.
    사람이 깊지가 못한 탓인가 봅니다.

    장자는 너무 멀고
    공자가 말한
    소인배가 아닌 군자 같은 삶을 살고 싶네요.

  • 6. ...
    '16.6.28 1:57 AM (121.130.xxx.244)

    저도 그래요
    그래서 입을 닫고 살려다 어떤날은 내 은근 자랑질이
    또 폭발하고...
    그래도 십년전보다 인간되가여
    그때는 유머와 재치까지 쓰며 기승전 내얘기
    했어요. 재밌으니 다들 좋아하구요. 근데 왜그런지 생각해보면 내 존재감 증명 은근 나는 달라 이거 자랑하려던 거더라구요
    소탈한척 하는것 조차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착각안하고 살면서 내 속 들여다 보니
    조금씩 주네요.
    이제는 왜 그런데 에너지 소비하나 생각하며 정말 원하는걸 하려고 해요.

  • 7. ..
    '16.6.28 9:40 AM (211.36.xxx.128)

    좋은 원글과 좋은 댓글, 반성 많이 합니다. 감사합니다.

  • 8. ...
    '16.6.28 11:42 AM (118.221.xxx.103) - 삭제된댓글

    잘난 척하는 재수없는 사람,저도 그런 사람이네요.
    요즘 이 문제로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중이었어요. 많은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저도 반성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0429 선택에 대한 우리의 강박은 이대로 괜찮을까? 1 선택강박은 .. 2016/06/28 591
570428 (영상) 현대차의 내수차별 2 2016/06/28 898
570427 아침 저녁 몸무게 0.5키로 차이 정상인가요 8 몸무게 2016/06/28 5,100
570426 욕실 백시멘트가 떨어졌어요. 누수 생길까요? 3 ㅇㅇ 2016/06/28 2,751
570425 일부러 안좋아하는 척 하는 남자들 2 .. 2016/06/28 5,898
570424 맛집인데 화장실이 더러울경우 그래도 가시나요? 14 딸기체리망고.. 2016/06/28 2,761
570423 세상을 둥글게 살고파요. 3 ... 2016/06/28 1,195
570422 제가 요즘 가드닝에 꽂혔는데... 5 ... 2016/06/28 1,749
570421 허리디스크에 돌침대가 더 낫나요? 2 SJmom 2016/06/28 4,347
570420 중학생 애들 래쉬가드 어떤 브랜드 사나요. 5 . 2016/06/28 2,656
570419 늦게 자는것도 습관이겠죠? 늦게 2016/06/28 544
570418 내가 좋아하는 멋진 국가(anthem)는 28 나라노래 2016/06/28 4,105
570417 물 많이 마시고 소변 많이 보는 강아지 6 .. 2016/06/28 2,537
570416 아이 짝꿍이 반에서 손꼽히는 개구쟁이만 된다면....... 4 초등 2016/06/28 827
570415 남자 와이셔츠 사이즈 질문 3 사이즈 고민.. 2016/06/28 1,931
570414 우리 예지원 커플 얘기도 해요^^ 12 ㅇㅇ 2016/06/28 5,710
570413 경비아저씨 퇴직선물 뭐가 좋을까요 23 .... 2016/06/28 3,029
570412 한달간 냉동한 전복으로 죽끓여도 되는거죠? 1 혹시 2016/06/28 1,083
570411 말이 조리있게 안되는 이유 28 눈누난나나 2016/06/28 9,162
570410 깔끔한 집 유지하려 아둥바둥하는 내 자신이 가끔은 안타까워요 21 이게뭐야 2016/06/28 6,867
570409 오해영요~ 8 ,, 2016/06/28 2,659
570408 오해영 드라마 정말 맘에드네요 49 2016/06/28 9,458
570407 오해영 마지막에 나온 노래~ 9 haniha.. 2016/06/28 2,384
570406 목동 엘리베이터 없는 5층 아파트 5층 6 ... 2016/06/28 4,384
570405 가만히 보니 내가 참... 7 북카페 2016/06/28 1,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