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엄청 장문이고요,,,고구마 글이 될수 있으니
얹힐 거 같은 분들은 얼른 피해가세요...)
저희집은 60 중후반 되는 부모님이 자영업으로 조그만 가게를 하고 계시구요,,,
저는 집에 함께 살면서 작은 회사에 다니며 생활비 조금 드리고 있는 처자인데요,,
회사에서 바로 위 상사분이 저희 아버지뻘 정도의 연세고 그런데,,
점심때 직원들끼리 얘기를 나누다가 그 상사님 집이 저희 가게와 바로 지척에 있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 당시에 상사님이 저희 가게에서 한번 주문을 하겠다고 하셨는데...
주말인 오늘 가족과 식사를 할 꺼라고...저희 가게에 음식메뉴가 뭐뭐 있는지를 전화로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리고 주문하실꺼라고 저희 가게 전번을 알아갔는데,,,
그 사이에 제가 집에다 미리 전화를 드렸어요.. 전에도 함 엄마한테 지나가듯이 얘기해놓은 터라
부장님이 음식을 시키실껀데,, 콜라라도 서비스 부탁드린다고요..
그니까 엄마도 신경쓰이는지 알앗다,알았다,알았다 ,, 일하느라 바쁘다,,,, 이런식으로 재촉하듯
귀찮은 투로 말하길래 통화를 빨리 끊게 되었어요.
저희 가게에서는 엄마가 음식을 만들고 재료준비 등 모든 일을 주관하고,,
아버지가 배달을 다녀요. 아버지 연세가 올해 67세 정도 되셨고,, 10년 쯤 전에 오토바이 배달사고를 당해
건강도 안좋은 편이지만...일을 놓으면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는 탓에 어쩔수 없이 일하고 계십니다.
제가 부지런하거나 영특한 딸도 못해서.. 딱히 생활에 보탬은 크게 못돼드리고요.
아무튼지...배달갈 때 아버지가 평소에 물빠진 츄리닝 반바지에 후줄근하게 다니시는게 전 또 그게
우려되어서 아버지께도 따로 전화를 드렸죠...상사분이 우리동네에 살고 계셔서 주문을 하셨다...
배달 갈 때는 옷을 좀 깔끔하게 입고 가달라고 말씀드리니.. 아버지 반응 냉소적으로 참나,,(코웃음)
뭘 시킬껀데? 이런식으로 시니컬하게 반응을 하네요. 아 내색은 안했지만 속으로 기분이 확 상했어요.
(아버지가 건강이 안좋아서 요샌 더 그렇긴 한데,,,원래 까칠하고 우울한 성격... 평소에도 다 포기한듯이...
머리는 정리안된 백발 곱슬머리구요 귀찮다고 꾸미지도 않고 츄리닝에 반바지에 티차림으로 허름하게 다니세요.
아무리 깔끔하게 입으시라고 권유해도 절대 안듣고 고집부리시고요. )
전 상사분이 그래도 인정상 생각해서 첨 주문해주시니까 고맙기도 하고.,,신경이 쓰여서 그런건데 참..
암튼 이후에 엄마한테 전화해서 상사분 집에 배달이 되었는지를 확인하니까, 엄마는 또 다짜고짜 그러네요..
"너희아빠가 나한테 이런다,,,니가 괜히 회사사람에게 왜 우리집에서 가게하는걸 알렸냐고 불평한다면서,,
엄마더러 대신 배달을 가라"는 식으로,, 농담 반 진담반 강짜를 부렸다네요.
(아빠가 좀 자격지심있고 자존심이 쎄세요;;;;;)
듣다보니 엄마도 저한테 몰아부치듯이 마구마구 화를 내는 느낌으로 말해요. 저도 한 예민하는 편인데
토욜 근무라 일하는 중에 책임전가형 전화를 받으니 곤두서고 스트레스네요.
제가 이해심이 없는건지.. 전화 끊고서도 너무 짜증이 치솟았고 두 분 대처방식이 어이가 없고요....
이날 이때껏 둘 다 자식에게 행동하는걸 보면 어린애같고....
어린시절부터 경제적, 성격적인 문제로 부부싸움하는걸 보고 들으며 불안에 떨다가
애꿎은 화풀이, 짜증받이까지 되다보니 쌓인 화가 많네요.
저도 어릴때는 주면 주는대로 받아먹고, 있는 둥 없는 둥 키우기 편한 순둥이 타입이었는데요,,
이젠 없이 사는것도 지치고 저도 악에 받혀서,, 화나면 욱하는 성질이 됐어요.
엄마한테 저도 전해들은 얘기지만...두 분이 선을 봐서 만나게 되었는데,,결혼할 쯤에는 아버지가
멀쩡하게 다니던 농협일을 그만두고 백수였던 차라,,, 어머니를 잡으려고 그랬는지 "리어카라도 끌어서
채소장사 하겠다" 고 성격에도 안맞는 허풍을 해서 꾀었구요. 어머니는 당시 시아버지될 사람이 공무원이고 해서,,
비교적 안정되었겠거니 하면서 늦은 나이기도 해서 결혼을 빨리 추진했었다 하네요;;;
그리고 결혼 초에는 아버지가 경제적인 능력이 안되는 막막한 상황에...구직을 핑계로 빈둥빈둥?? 놀았대요.
그러다 사이에 저, 동생.. 애가 둘씩이나 생겨났고 피임 수술을 해야하게 됐대요....그때 아버지 본인 몸에 손대기 싫다고
엄마더러 피임수술을 하라고 떠밀어서,,,엄마가 남편을 두고 대신 나서서 몸에 피임 수술을 받았다고 해요..
(아버지 성격이 나약하고 겁이 많아서 수술이 겁이 났나 봅니다)
ㅠㅠ이걸 알고나니 아버지가 아버지로 안보이고...만정이 뚝 떨어지고..그랬었어요.
엄마옆에서 이것 저것 주워 듣고 겪다보니 솔직히 아버지께 말이 곱게 안나올때가 많습니다.
아버지가 어딘가 많이 꼬여있는 성격이라,, 딸래미가 신경써서 예쁜 옷을 입고 나가도
농담조로 폄하하면서 호박에 줄긋기니, 그 얼굴에 그 땡볕이지 그딴 소리나 할 정도입니다.
예전에 4,50대때는 두 분이 장사하다가 의견차이로 싸우고 감정 안좋아졌을때
엄마한테 "넌 일벌레니까 니가 일 다해라" 막말을 던지거나.... 둘이 싸우고 아버진 가게의 셔터를 내려버리고
오토바이 타고 나가버리고 그랬다네요...이거 남자로서 넘 찌질하고 못난 짓인 아닌가요?.
엄마가 부지런 체질이라 아침 7시에 일어나 가게 준비를 한다면,,아빠는 평생을 마지못해 끌려가고, 따라가는
형국으로 아침에 10~11시에 느릿느릿일어나 운동하고 본인할꺼 다하십니다. 무책임한건 말할 것도 없고,,
평생을 이리 사시니...저도 이 환경에서 벗어날수 없다는 무기력에 우울함으로 가득합니다.
자식의 입장으로서 못할 소린지 모르겠지만,,, 아버진 패배주의, 열등감...이런 것도 만만찮아서...
그 반작용인지 항상 본인이 집안의 어른이니 예의를 지키고, 자식은 따르면서 권위를 존중할것을 내세우십니다만,,,
저도 아버지가 예민할때 말대꾸했다가 막말로 한번 뒤지도록 차인 적도 있고.. 아직 감정을 추스리질 못해서,,
아버지의 뜻을 조금도 너무 따르기가 싫고 원망스럽고 그러네요. 그래서 저도 별로 괜찮은 여자가 아닌데다,
어떤식으로든 아빠닮은 사람 만날까 결혼도 못하겠어요.,
사람이 팍팍하기가 어느 정도냐면,, 집에 있으면 쉬는 날 조차,, 환기차 창문을 열어놓은거 부터,,화장실에 슬리퍼
세워놓은 각도 따지는거 부터,, 각종 집안 살림,, 펜을 쓰고 제자리에 안놔뒀다 내 펜이 어디갔냐.........
일일이 잘못한거 따지시면서 한번에 거의 5 분이 넘게 잔소리에 훈계질을 하십니다.
평소에도 정치쪽으로도 핏대세워 자기주장 많이 하시고,, 뭐가 뒤틀렸다하면 수시로 비꼬고 빈정대는 성격이세요,,,
오래전부터 집안환경이 구질 궁색하고,, 불화까지 있어서 이런 걸 지켜보는 저도 위축된 성격이고, 마니 부정적인
편인데요...아버지만 보면 숨이 턱턱 막히고, 보고싶질 않구요,,, 엄마도 실망스러운 점이 많지만 ,,,집안 책임을
감당하고 있는 엄마한테 괜히 큰소리치면서 기 안죽을려고 궤변을 늘어놓는 아빠를 보면....난 부모복이 밖에
안되나보다 우울하고 마음이 참 비참하고 초라해지네요. 정이 그리우면서도 인간이 싫어하니 기댈 곳이 없어요.
사실 속맘은 두분 다 원망스럽고 못나게 느껴져요. 저는 어린애같은 미성숙상태에 멈춰져있고요..
넋두리 들으시느라 답답한 글이 되었겠지만 저도 마음의 여유따윈 없으니 제발 두 사람을 이해하란 말은
좀 삼가해주세요.
그리고 다시 가게 주문 얘긴데요..저희 상사분 입장에서야 가까운 동네 아랫직원네 집이고,,요즘 경제 돌아가는 것도
어려우니까 돕자고 좋은 뜻으로 주문 시켜주시는 거고,,저도 감사하게 여겨야 겠다 했는데...
위에서처럼 부모님들이 이렇게까지 반응하는건..............제가 부모님께 뭔가 의사전달이나 표현을 잘못한건가요???
제가 실수를 하거나 잘못해서 두분이 이렇게까지 부정적이고 실망스런 반응을 보이는건지
저도 알고싶습니다. 넘 짜증이 나서요. 휴..
이런 얘기 어디가서 할데도 없고, 그나마 동창 친구에게 털어놓으니
제 약점으로 돌아와서....그나마 82에 와서 털어놓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