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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모님에게 제 감정을 이야기해야 할까요?

어떡하죠 조회수 : 3,992
작성일 : 2016-06-16 22:44:35

제 아버지와 어머니는 신파 영화에 나올 것 같은 스토리로 저를 낳으셨어요.

번듯한 외모의 남자가 시골 출신 처녀를 꼬여내 연애하면서

임신과 낙태를 수차례 시키고

그러면서도 남자 쪽에서 결혼을 반대해서 계속 결혼하지 못하다

결국 제가 태어나고 몇 년 뒤 정식으로 결혼하고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저는 태어난 지 3년 뒤까지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구요.

(성인이 된 이후에 주민등록초본 떼다 알게 됐어요)


결혼하고 나서도 엄마의 시집살이는 심했어요.

할머니와 고모들의 구박이 심했고 엄마는 거기에 대항할 자존감이 없었어요.

아버지는 새로 구성한 가족보다 원가족이 더 중요했고, 

가족의 방어막이 전혀 되어주지 못했구요. 

저는 항상 아버지 쪽 식구들을 만날 때마다 부적절한 존재라는 느낌을 받아서

원래도 내성적인 성격에 어린시절 항상 좀 위축되어 있었어요.

게다가 아버지는 항상 바람을 피웠고 엄마가 매달리는 쪽이어서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의 불안과 히스테리로 가득 차 있었고

그걸 지켜보는 저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겠죠.

항상 저를 붙잡고 울거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늘어놓았어요.

일종의 감정 쓰레기통이었겠죠.


저 뿐만이 아니라 엄마는 만나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과 슬픔을 하소연하거나,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하루종일 전화를 붙잡고 울면서 얘기했구요.

제가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있건 말건,

그 이야기의 내용이 무엇이건 상관없이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이었고

저는 엄마가 하는 모든 이야기를 듣고 자라면서 그게 스트레스였어요.


그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얘기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제가 국민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음주운전을 해서 교통사고를 냈을 때에요.

본인도 거의 죽을 뻔 했죠. 수술도 엄청 많이 하구요.

저희 엄마는 그때 제 동생을 임신중이어서 엄청 힘들었구요.

당연히 병원에 아버지 식구들이 왔는데

고모들이 와서는 저를 보고

'저 년이 죽었어야 했는데 우리 동생이 이런 사고를 당했다'라고 얘기했다는 거예요.

그 집 식구들이 매사 그런 식이었어요.

그 얘기를 저한테 직접 한 건 아니고 엄마 있는 데서 했는데,

저희 엄마가 나중에 그걸 또 누구한테 하소연하면서 얘기하는 걸 제가 옆에서 다 들었다는 거죠.

그땐 어릴 때라 고모들이 미웠는데,

좀 커서 생각해보니 

왜 우리 엄마는 그런 얘길 여기저기 떠들면서 내가 그 얘기를 알도록 했지?

왜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나를 보호하지 못하고 그런 얘기를 그냥 듣고 있었던 거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엄마도 미워졌어요.

물론 엄마는 그때 아버지 식구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죠.


두번째 역시 다른 사람에게 하소연하면서 말하길,

점쟁이한테 점을 보러 갔더니

첫째(저)는 부부 사이를 갈라놓는 존재지만,

이 다음에 애를 낳으면 그 애로 인해서 부부 사이가 좋아질거라고 했다고,

그래서 제 동생을 낳았다고 얘기하는 거였어요.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저는 열 한 살 정도였는데 엄마가 너무 미웠어요.

그런데 그 얘기를 입밖으로 내는 것도 너무 자존심이 상하고 스스로가 너무 불쌍해서

엄마한테도 이 얘기를 해본 적은 없어요.


자라면서 엄마가 불쌍하기도 했지만 자라면서 엄마에게 무시의 감정이 들기도 했고,

거기에는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을 거에요.

당연히 아버지가 미웠지만 또 엄마가 실제로 밉기도 했고

집안의 권력이 아버지에게 있으니 거기에 편승하기도 하는 복잡한 감정이었어요.

아버지는 사고 여파도 있고 본인 기질도 있고 해서

한 직장을 진득하게 다니지 못하고 이 직장 저 직장 옮기 다니면서

식구들을 고생시켰고 이혼하기 직전까지 바람을 피웠어요.

결국 이혼도 아버지가 요구했고 엄마는 위자료도 못받았구요.

자식들이 자기 편을 들지 않자 머리를 빡빡 깎고 와서 죽겠다고 협박하기도 했어요.

어쨌든 두분은 이혼했고 아버지는 그 이후 재혼했어요.


나름 대학도 나왔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멀쩡히 잘 살고 있지만

저는 제 뿌리가 썪어있다고 느껴요.

어린 시절에 행복했던 기억이 단 한순간도 없고

항상 긴장과 불안 속에서 살았고,

지금도 신경증과 강박이 있어서 어려운 일이 있거나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기면

멘탈이 나갈 것 같아요.

20대는 어찌어찌 밝게 지냈는데,

30대 후반이 되고 체력과 에너지도 떨어지고

결혼하고 아이 키우고 일하면서 힘들다 보니 더 그런 것 같아요.


문제는 두분 다 저랑 가깝게 지내고 싶어하시는데,

저는 그게 너무 버겁고 싫어요.

머리로는 항상 이 모든 것들을 분석하고 이해하려고 해요.

나는 사실은 엄마도 싫고 아버지도 싫은 거다.

그리고 나의 원망은 어쩌면 엄마에게 더 강한데,

엄마는 상대적으로 약자이고 혼자 살고 본능적으로 엄마를 부정하는 건 할 수 없으니

그 원망을 아버지에게 투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비겁한 일이다.

엄마는 그때 너무 약했고 스스로를 방어할 수도 없는 상태였으니 나를 보호할 수 없었다.

부모의 일이기는 하나 동시에 남녀의 문제이니

내가 이렇다저렇다 하게 평가할 수 없는 부분도 분명히 있으며,

밥을 굶기거나 신체적 학대를 한 건 아니었고

대학까지 교육도 시켰으니 부모로서 역할은 다 한 것이지 않은가...


이런 자기분석과는 별개로 그냥 싫어요.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예전에 가졌던 원망이나 옛날에 나한테 왜 그랬나 하는 의문 따위도 이제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싫어요.

실제로 연락도 저는 전혀 하지 않고 전화가 와도 잘 받지는 않는데,

한번씩 연락이 오면 너무 스트레스가 심해서 하던 일도 다 놓아버리고 싶어요.

그냥 좀 내버려뒀으면 좋겠는데,

저희 아이 얘기를 하면서 보고싶다, 만나고 싶다,

옷을 사주고 싶다라고 이야기하거나

먹을 것을 들고 불쑥 찾아오니 미칠 노릇이구요.

심할 때는 왜 내가 아이를 낳아서 이런 일을 겪나 싶기도 하고

제 아이도 싫어질 때도 있어요.

이러다 아이를 상대로 상처를 주겠구나 싶을 때도 있구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치사하지만 구구절절히 하고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그게 저한테 도움이 될까요?

아니면 더 후회하게 될까요?


쓰고보니 너무 기네요.

울고 싶기도 하고,

울면 바보같은 일인 것 같기도 하고...

이 해묵은 감정들이 다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고...

IP : 168.131.xxx.31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전화해서
    '16.6.16 10:48 PM (218.238.xxx.102) - 삭제된댓글

    울며 쏟아붓다가는 할말 제대로 못 하고 먼저 '인연 끊자' 한 죄로, 더 하고 싶은 말 못할 수도 있어요.
    그럼 응어리가 풀리는 것이 아니라 평생 더 힘드실 것 같아요.

    좋은 심리상담소 찾아서 먼저 그 일에 대해 내 멘탈을 강하게 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른 뒤
    그 후에 어머니께 말씀드리는 것이 어떨까요?

    '인연끊음'이라는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해도, 상담소를 거쳐 내 마음과 상처를 내 스스로 정리한 후에 한 결과가 다를 것 같아요.

  • 2. . . .
    '16.6.16 10:53 PM (125.185.xxx.178)

    아무리 자기분석을 한다해도
    내 감정이 풀리지 않는건 응어리가 있기 때문이죠.
    내게 정서적 불안의 씨앗을 준 사람을 어떻게 금방 애정을 가질 수 있나요?
    원글님이 그쪽 공부한 이유는 내가 좀 더 행복하게 살기위해 나를 어르고 달래야 해서 이지,
    부모와 잘 지내기위해 공부한게 아니죠.
    좀 더 행복해지고 심리적 안정을 찾으면 자연스럽게 미워하면서 용서될거라 봅니다.
    물론 저도 거기까지는 안가봤습니다.

  • 3. ==
    '16.6.16 10:57 PM (14.40.xxx.74)

    얘기하는 건 괜찮을것 같애요, 감정도 좀 풀고 그러면 좀 해소도 될거고
    그런데 원글님 지금 상태로 가서는 횡설수설하다 말다가 그럴것 같아요
    한번 일기장같은 거 사서 차분히 좀 적어보세요, 적다가 보면 정리되는 부분도 있을거니까요
    몇번 적어보고 차분히 정리해서 차라리 내가 이러저러해서 지금 두분을 받아들일 상태가 아니다
    좀 내 앞에서 꺼져달라, 이건 부탁이 아니고 통보다~ 하고 편지든 문자든 메일이든 날려보는 것도 괜찬을듯
    그다음에 시간을 좀 가지고 인연을 끊을지 말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살아보니 인생이 별거 없는 거 같아요, 머리속으로 생각하고 분석하고 말고 할 필요없더라 이말이에요

  • 4. 방법은 모르겠지만
    '16.6.16 11:04 PM (1.231.xxx.109)

    글 쓰신 거 보니
    잘 자라셨어요

    그런데 뿌리가 썩었다고 형상화하는 건
    어쩌면 초기의 내가 동화에서처럼 사랑 받지 못했다고 생각해서일 것 같은데요

    그건 내 탓이 아니고,
    그리고 김모모 이모모씨인 부모도 그 부모에게 제대로 사랑과 교육 받지 못했구나
    용서가 아니라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 건강한 몸이 느리더라도 치료할 수 있는 부분은
    과거 누구의 탓을 되새기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 5. ....
    '16.6.16 11:17 PM (221.157.xxx.127)

    독이되는 부모 읽어보세요

  • 6. 어떡하죠
    '16.6.16 11:21 PM (168.131.xxx.31)

    전화해서님
    엄마랑 인연을 끊을 생각은 없어요. 엄마도 불편한 감정이 드는 건 마찬가지지만, 일단 엄마는 혼자 외롭게 사시기도 하고, 동생은 다른 지역에 살아서 제가 없으면 거의 아무도 없어서요. 그래선 안되겠죠... 아버지는 오히려 제가 왜 본인을 싫어하는지 잘 모르실 거에요. 본인 입장에서는문제가 있었던 건 엄마지 제가 아니니까요. 그냥 딸이니까 엄마 편든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얘기해야 할까 싶은 건데, 말씀하신 대로 제가 좀 단단해져야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겠죠...

    ...님
    제가 심리학을 전공한 건 아니고 그냥 책을 읽고 혼자 공부한 건데, 살아야 해서 공부를 한 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제가 심리적 안정을 찾는 건데, 부모에게서 독립할 때가 훨씬 지났는데 이러고 있네요 ㅠ.ㅠ

    ==님
    네... 머리 속으로 생각하고 분석하는 건 필요없다라는 말... 좋네요. 게시판에 이렇게 쓰고 보니 약간 정리가 되는 것 같기도 해요. 몇 번씩 머리 속에만 썼던 내용인데 글로 써서 눈으로 보니 또 다르네요.

    방법은 모르겠지만 님
    저도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동화에 나오는 화목한 가정 같은 건 저도 믿지 않구요. 그들도 처음 부모가 되었고 약한 존재에 불과했으니, 지금 내가 약한 것처럼 어려웠겠지. 그러니 더 약한 나에게 그 영향이 미쳤겠지 싶은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내가 더 강해져야 제 아이에게 상처주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고, 지금 당장 강해질 순 없으니 임시방편으로 접촉을 안하려고 하는 거죠. 엄마가 안되면 아버지라도.

  • 7. 어떡하죠
    '16.6.16 11:23 PM (168.131.xxx.31)

    아참, 긴 글에 무거운 이야기에,
    다들 마음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8. 미성숙한부모
    '16.6.16 11:25 PM (118.32.xxx.208)

    힘드신세월을 그래도 잘 살아오셨네요.
    님이 참 대단하세요.

    강신주의 다상담도 읽어보시면 도움되겠네요.
    팟케스트로도 들을 수 있어요.

  • 9. 불행한 엄마에 큰딸은
    '16.6.16 11:38 PM (39.121.xxx.22)

    감정의 쓰레기통이고
    의지하는 남편이고
    엄마에게 님은 그런존재일꺼에요
    너무 엄마한테 잘해주려하지마세요
    님이 안다치는선에서만 하세요
    사실 자식에겐 님엄마같은사람이 더 버거워요
    죄책감과 감당할수없는부담감을 주거든요

  • 10. 어떡하죠
    '16.6.16 11:39 PM (168.131.xxx.31)

    아니요... 그런 이야기를 듣기엔 좀...
    정말 학대 경험이 있는 분들에 비하면 저는 평온하게 컸으니까요...
    저 나름은 힘든 상황이었지만, 아이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태까지 이야기하지 않고 참아온 거구요.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건강할 때는 괜찮은데 지금은 좀 지쳐서 더 감당이 안되는 건데,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제 힘든 상황에 대한 원망을 늙은 부모에게 하고 싶은 거니 한심한 거죠.
    근데 지금은 정말 좀 지치고 힘들어서 스스로를 단장할 힘이 안나요. 그래서 거리두기를 하고 싶어요.

  • 11. 그리구 님감정 이야기해도
    '16.6.16 11:42 PM (39.121.xxx.22)

    그분들 이해 절대 못해요

  • 12. 해야 합니다
    '16.6.16 11:42 PM (74.101.xxx.62)

    그리고 미안하다 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면
    님의 아이들에게까지 대물림 됩니다.

    그리고 고모들이랑은 인연 완전히 끊으시고요. 사람취급도 하지 마세요.
    부모에게 본인의 감정, 상처 다 털어내고,
    정당하게 사과를 받으셔야 님의 깊은 속에 있는 아이가 치유됩니다.

  • 13. 미안하다소리안할테니까
    '16.6.16 11:45 PM (39.121.xxx.22)

    얘기하지말라는거죠
    괜히말했다 더 상처받을테니까
    기본적인 부모의 책임은 다 하셨으니
    그분들입장에선 그게 최선을 다한거라고
    이해하시는게 님마음이 편할꺼에요

  • 14. 168.131님
    '16.6.16 11:46 PM (168.131.xxx.31)

    감사합니다. 근데 말만 그렇게 하지 엄마랑도 그렇게 사이는 좋지 않아요. 의무감에 만나고 속엣얘기 엄마에게 하지도 않구요. 엄마에게 의지할 수도 없고 그런 생각도 없고, 엄마가 제게 의지하는 것도 부담스러워요. 엄마에 대한 친근한 신뢰가 별로 없어서요. 경제적 도움을 드리고는 싶은데 그럴 능력이 안되니 그건 죄송하죠.^^

  • 15. 74.101님
    '16.6.16 11:52 PM (168.131.xxx.31)

    고모들은 어차피 만나지 않구요. 아버지쪽 가족 모임엔 가능하면 가지 않아요.
    부모들은 이미 나이들었고 약해질 대로 약해졌는데,
    내가 사과받고 싶은 건 지금의 약한 부모가 아니라
    예전에 나에게 상처준 사람들인데 사과를 받으면 저는 마음이 편해질까요?
    사과받고 싶은 건 아니구요.
    이해, 용서, 사과... 이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구요.
    그냥 보고싶지 않은 거에요... 그런데 보고싶지 않다는 이야기도 아버지에겐 상처가 되겠죠. 제가 연락도 안받고 해서 이미 좀 위축돼 있으세요. 복잡한 마음이네요.

  • 16. . . .
    '16.6.16 11:53 PM (125.185.xxx.178)

    지금 정도가 좋은 상태일거라 봅니다.
    내가 아직 누굴 잘해줄 상황이 아닌데
    성인으로서 느끼는 약간의 죄책감은 아닌가 합니다.
    잘사셨고 앞으로도 잘 사실겁니다.
    당장 해결안될 고민은 던져두고 잘 주무세요.
    어떤 일의 해결은 내가 아닌 시간이나 상황이 만드는 경우도 많답니다.
    굿나잇

  • 17. 168.131님
    '16.6.17 12:03 AM (168.131.xxx.31)

    맞아요. 부모님들 입장에선 최선을 다 하신 거라고 이해해요.
    시대적인 한계도 있었을 것 같구요.
    어쩌겠어요. 이미 일어난 일들이고 시간도 많이 지나버렸는걸...
    그리고 제가 지금 버젓이 생존해 있는 건 부모님의 결정 덕이죠.
    저도 낙태당할 수도 있었고 고아원에 버릴 위기의 순간들도 있었는데요.
    제가 아주 어릴 때 엄마가 집을 나간 적도 있었다는데 엄마 입장에선 저 때문에 다시 들어온 거니 족쇄일 수도 있었겠죠.
    제가 아이를 낳고 보니 엄마에게 아이는 참 양가적인 존재더군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과 내 인생의 장애요소라고 느껴질 때도 있어서 순간순간이 어려워요. 새들은 수컷이 함께 알을 품어주지 않으면 알을 버리기도 한다는데 사람도 어려움을 느끼는 건 크게 다르지 않겠죠.

  • 18. ...님
    '16.6.17 12:14 AM (168.131.xxx.31)

    님 이야기를 들으니 갑자기 잠이 오네요. ㅎㅎ
    그러네요. 당장 해결될 일도 아니고 머리 싸맨다고 풀리지도 않겠죠...
    아까 아버지가 문자로 주말에 보자고 하셨는데 답장 하기도 싫고 어떻게 거절해야 하나 부담스러운 마음에 글을 올렸어요. 당당하게 싫다고 얘기하지도 못하고 피하려고 하는 저도 싫고, 부담스러운 마음도 한편으론 미안하고 그래서요.
    맞아요, 일단은 자야겠어요 ㅠ.ㅠ
    좋은 말씀 다들 너무 감사합니다.

  • 19. ㅇㅇ
    '16.6.17 12:35 AM (175.223.xxx.43)

    친근한 신뢰없을수도 있구요. 님의 탓이 아니예요.
    할수 있는한 최선을 다하셨거든요. 저도 부모님 두분 사이에서 싸움조정대상, 감정의 쓰레기통이 아니면 무존재로 살아서..표현은 잘 못하겠지만 님 기분..저도 다 이해할 것같아요. 솔직히 말해서 부모님께 말씀드려도 반응이나 큰 변화는
    없겠지만, 답답하시면 그냥 나도 이렇게 느껴왔다, 잘해드리고 싶지만, 때론 불편하다고도..가끔씩 통화정도만 했음
    좋겠다고 전해드리면 어떤가요.

  • 20. ㄱㄱ
    '16.6.17 1:15 AM (58.226.xxx.161)

    학대당하신거 맞아요, 꼭 때려야만 폭력인가요? 눈빛, 말로도 사람을 죽일수있죠, 분노하셔도 되요, 화내셔도 됩니다.너무 힘든유년시절이라 제마음이 다 아프네요ㅜ

  • 21. 님과 님가정이 우선이니
    '16.6.17 3:28 AM (172.58.xxx.84)

    두분 의절하고 사셔도 돼요.
    님과 님가정을 잘 보호하세요.

  • 22. 하루하
    '16.6.17 4:16 AM (180.66.xxx.238)

    어휴... 기운내세요

  • 23. ...
    '16.6.17 6:10 AM (58.141.xxx.112)

    38.121 님 의견에 동의해요.
    원글님은 해결을 그런 분들에게 대화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상대들이 내 말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줄 인격은
    아직도 못 된 분들일 겁니다.
    그리고 나의 말을 쏟아 내는 과정에서의 소모가 엄청나요. 그런데 상대는 허탈함만 줄 뿐....
    사과의 말이 란것도 그냥 허울뿐인 말인 경우 많아요. '미안하다'...이거면 과연 다 되나요?
    다른 얘기는 못 드리겠고....
    대화는 추천 못하겠어요.

  • 24. 싫은 사람
    '16.6.17 7:07 AM (121.160.xxx.222)

    원글님의 감정을 털어놔봤자 마음이 더 쓰레기장처럼 될거예요. - 유경험자

    저사람들이 내 부모가 아니었다면,
    나는 저사람들을 친구로 삼았을까?
    친구로 삼기 싫은 성격의 소유자들이더라고요.

    그들은 다정한 딸을 가질 자격이 없다. 라고 결론내렸어요.
    아주 멀고 데면데면한, 그냥 인연을 끊지만 않은 사이로 지내고 있어요.
    그만큼이 딱 맞아요.

    내 속마음을 알리는 일따위, 하지 마세요.
    슬프다는둥 상처받았다는둥 난리쳐봤자 흙발로 내 감정을 다시한번 짓밟히는 것밖에 안되고
    최고로 좋은 경우에, 사과조차 받아봤자 씁쓸하더이다...

  • 25. 제 남편이
    '16.6.17 8:04 AM (107.77.xxx.31)

    부모랑 안 보고 살아요...
    낳고 싶지 않았던 자식이 생겨서 귀찮고 돈 드는게 싫었다는 부모...

  • 26. ㅇㅇ님
    '16.6.17 9:50 AM (121.147.xxx.22)

    맞아요. 저도 어릴 때 부부싸움의 수단이나 매개 취급 당해서 스트레스였어요.
    도대체 애한테 왜 그랬던 건지...

  • 27. 감사합니다.
    '16.6.17 9:52 AM (121.147.xxx.22)

    자고 일어나서 시간이 좀 지나니 어제 느꼈던 압박감이 좀 덜 하네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그런 게 있을까 싶기도 하구요.
    저희 남편이랑 저희 아이를 우선적으로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저도 강해지고 관계도 조율해야겠어요.
    조언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28. 힘내세요
    '16.6.17 10:00 AM (221.145.xxx.83)

    감정 이야기했을때 부모님이 사과나 동감(?)을 해주시면 다행이지만
    알게되었음에도 사과하지 않는 태도를 보일 수 있고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냥 이야기하는 정도에서 만족하겠다 하시면 ... 하세요.

    위 어는 분 댓글처럼
    어떤 일의 해결은 내가 아닌 시간이나 상황이 만드는 경우도 많답니다. 22222

  • 29. ...
    '16.6.17 10:22 AM (221.138.xxx.184)

    말하는 것도 괜찮고,
    인연 끊어도 괜찮습니다.

  • 30. ..
    '16.6.17 12:51 PM (222.234.xxx.177)

    제가 홧병 생긴적 있었는데 참다참다 제대로 할말 한적 있어요
    물론 사과를 받지도 않고 오히려 이상한 소리를 들었지만
    그러든 말든 제할말 다하니 속은 시원했어요
    그냥 님 속얘기를 다꺼내서 할말하세요 두분한테 할말다하세요
    더 모진 소리를 듣더라도 그건 그사람들이 인격이 안되어서 그러는거고..
    그래도 님 응어리진 마음이 풀어질거에요
    그리고 저는 불교는 아니지만 좋은말씀있으면 듣는데
    법륜스님 말씀을 앉은자리에서 하루에 몇시간씩 들은적 있어요
    처음에 무슨말인가 싶었는데 어느순간 뭔가 느껴질거에요
    인생을 너무 복잡하게 살 필욘없고 머리와 마음이 개운해지는 순간이 올거에요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나의 행복을 포기하지마세요"

  • 31. ///
    '16.6.17 1:57 PM (210.104.xxx.250)

    님 글 쓰는거 처럼 담당하게 정리하셔서 두분께 각각 보내세요.
    알고는 있으라고요, 나는 힘든데 원인제공자들은 그 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알게 하고 내가 왜 친척들을 싫어하는지, 부모를 싫어하는지 부모, 친척들은 알아야 할 의무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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