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올랜도 총기 테러 참사 이면엔 ‘과도한 외주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총기를 난사해 49명의 생명을 앗아간 오마르 마틴은 거대 사설 경비업체 G4S의 직원이었다. 이 업체는 역설적이게도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부의 보안 경비업무를 수주하면서 세계 최대 보안경비업체가 된 회사다.
이 회사는 현재 국토안보부, 중앙정보국(CIA) 등 연방정부기관들과 미국의 재외공관 40곳의 보안 경비 용역을 맡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G4S는 110개국에 62만3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정부와 맺은 계약만 8930만달러어치다. 마틴은 2007년 이 회사에 취직해 9년간 일을 해왔다. 최근에는 소년원 경비 업무를 맡고 있다가, 비번인 날 범행을 저질렀다.
G4S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마틴을 채용할 때, 2013년 연방수사국(FBI)의 조사 선상에 올랐을 때 보안조사를 했지만 어떤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 언론들은 마틴이 이 회사에서 특수 훈련을 받고 국가안보 관련 시설의 경비 임무를 9년간 맡으면서도 제대로 걸러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정부는 국가안보와 테러 대응에 필요하다며 군사업무는 물론, 안보·보안·정보 업무를 대거 민영화해 외주를 줬다. 이런 업체들이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테러용의자를 잡아들여 심문하면서 불법체포와 구금, 고문이 만연했다. 외주화는 또한 정부와 민간기업의 유착을 낳아,정부 관료와 보안업체 간부가 자리를 바꾸는 ‘회전문’이 됐다. 버락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뒤 무게 중심이 대테러전에서 ‘타깃 제거’로 옮겨가면서 이라크·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등지의 드론 폭격과 암살에 블랙워터, 록히드마틴 같은 민간군사회사(PMC)들이 고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