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중학생입니다.
어렸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이쁘고 제게 행복을 주는 딸이었어요
지금도 아이에게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문제는 저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저와는 달라도 너무 달라서 참 어렵습니다.
전 소위 모범생이었어요 아주 노력파는 아니었으나, 적당히 머리도 좋았고 적당히 성실했고
늘 칭찬만 받고 커서, 잘해야 한다,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도 있는 편이었고 지적 허영심도 있었고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잘보이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었던 것 같아요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싶어하고 새로운 것을 알고 싶어합니다.
마흔이 넘은 나이지만 늘 새로운 것을 찾아서 공부하려고 하고 가만히 있으면 불안할 정도입니다.
딸은 객관적으로 보기에 매우 평범합니다. 게다가 보통의 아이들보다도 욕심도 전혀 없습니다.
옆의 친구가 공부를 잘해서 칭찬받던지 말던지 내가 무슨상관이야 스타일입니다.
꿈도 없어요, 그냥 아프리카에 가든 어딜 가든 밥만 먹고 살면되지, 지금 이 순간만 즐겁게 살면 된답니다.
하루종일 빈둥대고 잠만 자고, 핸드폰합니다.
새로운 것 시도하는 것도 너무 싫어하구요 여행 가는 것도 싫어해요
방구석에 쳐박혀서 TV나 핸드폰 보면서 낄낄대다가 나와서 밥먹는 것이 가장 좋다나요,,
제가 바쁜 워킹망이기도 하지만 어려서부터 공부는 자기주도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학원 별로 안 보냈구요, 다른 집처럼 엄마인 제가 옆에 데리고 시험공부 시키지 않았어요
그래서 당연히 초등학교 때는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지요
지금도 수학 인강으로 혼자 공부하게 해요 혼자서 인강 들으면서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주위사람들은 위로 합니다만, 누워서 노트북을 들고 수학인강을 듣는 것이 공부가 되나요?
전 공부를 잘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딸아이의 태도가 너무 화가 나요
조금 전에도 엄마가 공부하라니까 수학 풀겠다는 말에 확 열이 올라서
나를 위해서 공부할 필요 없다고 쏟아 부었네요
그랬더니 그럼 안한다면서 올라가서 5시간째 자고 있네요
제가 좀더 나긋나긋한 엄마가 되어 잘 달래면서 이끌어야 하는거죠?
그런데 직설적이고 성격급한 전 정말 3번 이상을 참을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