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모님 성실하고 검소하고 부자는 아니었지만 열심히 사셨고 자식들한테 잘할려고 노력하신 분들입니다.
흠잡을데 없는 부모였어요. 서로 사이도 좋으시고 화목한 가정이었죠.
그래서 저도 지금까지 평균 이상 효도하고 있었고요. 제 나름대로.. 암튼 한다고 했습니다.
매월 월급 10퍼센트 용돈 드려왔고.. 성과금 나올때마다 해외여행 보내드리고.
여러가지로 세심하게 딸 노릇 하면서 신경써왔습니다.
물론 자발적으로 한거죠. 잘 키워주셨으니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와서요.
그런데!! 그런데1!!!
제가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이 시점에
부모님 결혼 타령 때문에 하.. 미쳐버릴것 같아요.
저는 결혼할 마음도 없고 무엇보다 지금 남친도 없습니다.
이런 저에게 결혼 얘기를 꺼내는건..정말 어쩌라는건지...
친척들 주위 친구 자식들 결혼식 갔다오면 땅이 꺼져라 한숨쉬시고..
우리는 불행해, 요즘은 사위도 아들처럼 잘한다는데, 우리는 남들 다 있는 손주도 못보고 기타 등등등
제가 하도 개난리를 쳐서 이제는 대놓고는 말 못하고
그냥 전화해도 (현재 저는 수도권에서 자취중) 목소리도 안좋으시고요.. 우울한 티를 팍팍 내십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부모님이었는데도
이러니까 이제 전화도 하기 싫고 집에도 내려가기 싫네요...
아니, 제가 결혼을 안하는게 죄는 아니지 않습니까?
제 인생이고 제가 선택할 권리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거기에 따른 책임도 제가 져야할테고요.
그런데 결혼 안하는 문제로 저를 완전히 불효녀 취급하시니
그냥 저도 피해버리고 싶네요.
물론 제가 남들처럼 가정 가지고 오손도손 사는거 보고 싶으시겠죠 안심도 되실테고요.
또 그래야 친척 등 남들한테 면도 설테고요.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모님 욕심이지, 제 인생 좌지우지 할 수 없는거 아닙니까..
아니 자식이 부모의 인형도 아니고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문제라는걸 왜 깨닫지 못하실까요.
하 정말 답답하고.. 왜 서로 이렇게 멀어져야 하는건지..
저, 평생직장 취업해서 제 밥벌이 하며 야무지게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 성인으로써 제 의사 존중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부모님은 또 부모님 나름대로 자식 낳아봐야 소용없다, 부모로써 할 수 있는 소리인데
저 맘에 안드는 얘기 한다고 연락도 없다며 서운하고 배신감 느끼시겠지요..
이 힘든 세상 뭣하러 태어나서 이렇게 지지고 볶는지..
한편으론 나 말고 말 잘드는 얌전한 딸내미가 태어났어야 하는데 아쉽네요.
얼마든지 양보해 줄 수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