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50이 되어갑니다.
결혼하고 20년이 넘었는데
작년까지 한 번도 생활비를 준 적이 없었습니다.
당시 제가 직장에 다니고 있었고 20년이 넘은 두어 달 전까지 일했습니다.
지금은 잠깐 쉬고 있는 중인데, 남편은 제게 늘 마음에 안 들면 더러워서 못살겠다고 합니다.
제가 자기에게 잘하나 못하나 그것만 생각하는듯
네가 날 진심으로 생각하느냐 아니냐 늘 그런 얘길해요.
남들 다 남편 월급 받아 생활할 때 저는 피눈물 흘리면서 직장다니고 애들 키우고 살림했어요.
솔직히 주변에 그런 말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자존심 상했지만
미련스럽도록까지 표현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지금껏 거의 모든 살림 제가 다 벌어서 썼는데, 둘 중 하나라도 벌면 그것도 괜찮다 생각하려고 정말 노력했어요.
근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내가 뭔가 싶고,
제 자신이 너무 불쌍한 거예요.
제 자신이 안쓰럽고 속상하고...
20년이 넘도록 남들 다 다니는 여행도 한 번 못 가고 ㅠㅠㅠ
그래서 작년에는 대출도 있는데 또 대출 받기에 월 200만원 달라고 했어요.
그 돈은 자기 통장에 넣어놓고 자기가 씁니다.
대출 받은 돈으로 몇 달 주더니 그것도 이젠 안 줘요.
제가 직장 그만두면서 내일 산 입에 거미줄을 치더라도 여행가야겠다고
평생 한 번도 못 가본 해외여행을 갔어요.
가족 모두 가서 돈이 많이 들었지만, 20년 살면서 어차피 언제든 돈 없어 절절매고 살았고
이러다 그냥 평생 이러고 살 것 같다 생각해서 강행했어요.
남편은 자기가 돈 내는 거 아니니까 가기 싫어했지만 그냥 같이 가긴 했어요.
10여 년 전 저보고 직장 다니면 집안일 소홀하다고 다니지 말라고 난리 피우며
직장 다니려면 한 달에 얼마씩 내놓으라고 했던 남편이라
두고두고 마음에 한이 쌓여 있어요.
남편에게 따지기도 하고 울어도 봤지만
내 마음 속 응어리가 풀리지 않아요.
그리고 돈을 못 버는 것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에요.
오늘도 제 속을 뒤집는데 정말 미치겠습니다.
저 때문에 자기가 그렇다네요.
정말 이기적이라고 욕하고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