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시부모님은 외국에 사세요.
처음부터 외국에 사신건 아니고
제가 결혼해서 첫 애 낳고 애가 대여섯살 됬을때 외국으로 이민 가셨어요.
시어머니는 저에게 잘해주신다 맨날 말로 하시고
뭐 별로 해주는건 없고요
저는 바라는 것도 없어요.
근데 제가 이제까지 살면서 좀 기막혔던건
제가 임신했을때
시어머니가 저 몰래 남편 불러서
임신했다고 잘해주지 말라고
버릇 나빠진다고
뭐 먹고 싶다고 해도 사다주지 말라고 하신거에요
제가 임신했을때 입덧이 중반까지 심해서 먹고 싶은것도 없었고
그때는 또 남편과 주말부부였거든요
그래서 뭐 부탁할일도 없었는데 제가 너무 기력이 없어서
갑자기 전복죽이 먹고 싶어서
주말에 전복죽 사다 달라했더니
비락 전복죽 먹으라며
전복죽을 어디서 사냐고 막 하는거에요.
그때 너무 기막혔지만 기력이 딸려서 진짜 싸울힘도 없었어요.
나중에 애를 낳고 시댁에 갔는데
안방에서 애랑 남편이랑 시어머니가 계시고
저는 애 젖먹이느라 늦게 밥먹고 안방으로 갔다가 들었어요
시어머니가 남편에게
애기 너무 보지 말라고
네 처 버릇 나빠진다고
그리고 네 처 처가 간다고 그러면 자주 못가게 하라고
애는 네 처가 길러야 하는거라고
그러면서 임신했을때도 내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냐고(그때 알았어요, 시어머니가 뭐 사다주지 말라고 시킨걸)
저는 시어머니도 너무 싫었는데
남편이 백배 더 싫더라구요
그래서 남편하고 이혼하려고 마구 싸우면서 내가 시어머니가 하시는 말씀 다 들었다고 했더니
늙은 엄마가 그렇게 말할수도 있지
하면서 오히려 막 화를 냈어요.
그때 시어머니가 계속 합가를 원하시는데 제가 반대해서 같이 안살고 있었거든요
그 상황을 들면서
엄마가 같이 살자는데 네가 싫다고 해서 지금 네맘대로 살고 있지 않냐고
엄마가 그렇게 말하는데 그럼 그것도 말하지 말라고 하냐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그래서 내가 애를 지금 안보는것도 아니지 않냐
네가 시키면 시키는거 하지 않냐 했고요.
남편은 남편대로 부모님이 같이 살자고 종용하시는데 마누라가 싫다고 해서
나름 불효자가 됬어요. 그리고 마누라 기 꺽지 못하는 못난놈이라고 시아버님한테 한소리 들었었구요.
그래서.. 좀 이해도 되면서 나름 불쌍하구나 하고 넘어갔어요.
그래도 전복죽 사건은 아직도 섭섭함으로 남아서 지금까지 들들 볶고 있어요.
그리고 외국에 이민 가셔셔는
한국에 나오실때마다 우리집에서 계시는데
방도 없고 집도 작은데 한달은 거뜬히 지내고 가세요.
그리고 오실때마다 뭘 하나씩 해 달라 하세요
저번엔 어머니가 보석반지가 갖고 싶으시다고하셔서
몇백 들여서 맞춰 가셨구요
그 전에는 또 아버님이 코트랑 외출복이 필요한데
외국 사이즈가 안맞아서 한국에서 사 가신다고 사달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남편이 모시고 이천아울렛을 갔다 와서는 또 방안에서
말씀하시는데
야~야~ 니 니 처 데리고 오늘 갔던 아울렛 가지 마레이.
말인즉 나를 데리고 아울렛 같은데 가지 말라고 남편한테 당부하는 거에요
사치하고 비싼거 산다고.
제가 운전을 그때는 못 했거든요.
저 정말 그때도 속이 뒤집히더라구요.
한국 오실때 돈 한푼도 없이 짐만 들고 오시구요
용돈 같은거 결혼해서 한번도 받아본적도 없구요
결혼해서 집 옮기고 그럴때마다 친정에서 보탰어도 시댁은 보탠적 없구요
한마디로 돈 한방울 나온적 없는 시댁이면서
어쩜 그렇게 내가 남편 돈 쓸까봐 걱정인건지.
요즘은 시어머니가 남편과 카톡을 자주 하시는데
내가 슬쩍 보자면 주로 안부이지만 끝말은 꼭
니 처가에 자주 가지 마라. 니 처도 자주 가지 못하게 해라.
니 처가 쓸데없이 애한테 돈쓰지 못하게 해라(학원비 말하는것 같음)
니 처가 주제모르게 행동하지 못하게 해라
이렇게 끝나요.
남편한테 따지고 싶어도
남편이 처가에 안가는 것도 아니고
내가 엄마네 갔다고 한번도 화낸적도 없고
내가 돈쓰는것도 거의 터치하지 않으니 싸울게 없습니다.
그냥 시어머니가 저 모냥인거지요.
어떻게 보면 남편한테 고마워해야 할것 같구요
그래서 아울렛은 안갔냐구요
갔어요.. 자주 가요.. 사실 저는 아울렛에서 살 옷이 별로 없어요
전 유행따라 입고 버리는걸 좋아해서요.
스파브랜드 세일할때 입는걸 좋아하거든요.
어쨌든 시부모님이 멀리 있고
커버해주는(지금은) 남편은 여기 있으니 다행이라 생각해야 겠지요
그리고 시어머니 덕인지
비싼게 사고 싶으면 망설이다가 시어머니 생각하고 질러 버러요.
주제넘게 행동하고 싶어지거든요.
그릇도 명품으로 질렀구요 냄비도 스타우브 깔로 맞추고 있어요. ㄲㄲㄲ
차도 다음에는 내차만 수입으로 바꾸려구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