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이주 생활한지 올해로 13년째에요.
남편 외국인이구요, 결혼한지는 10년 정도 되었고 아직 어린 아이가 하나 둔 직장맘이에요.
향수병 뭐 이런 건 주기적으로 왔다갔다 하는데 요즘 또 특히 외로워지네요.
직장에 한국 사람들 몇 있긴 한데 부서가 달라서 교류 거의 없구요, 한 달에 한번 회식(?) 비스무리한 모임 갖긴 합니다.
예전에 한인 교회 다닐 땐 그래도 정기적으로 한국 사람들 만나서 얘기하곤 했는데
집이 이사하는 바람에 얼마 전부터 로컬 교회로 옮긴 이후 그나마 정기적인 만남도 없네요.
여기서 사귄 한국 친구들 있어요. 몇 명..
외국 생활 오래 하신 분들 알겠지만.. 한국 사람 많이 사귀는 게 어떨 땐 득보다 실이 많아서.. 것도 글코 제 성격이 친구 여럿 두지 못해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사람들만 만납니다.
근데 친구들하고 매일 연락하고 만나는 것도 아니고, 자주해야 한 달에 한 두 번, 뭐 이렇네요. 다들 애 키우고 직장다니느라..
그렇다고 전업맘들하고 친구하기엔 힘들구요. 그들이 만나는 시간에 전 못 나가니까요.
남편 출장도 잦고 그래서.. 하루 열 마디도 안하고 지나가는 때가 다반사에요.
집에 가면 아이랑 얘기하지만 이건 열외로 하구요. (어른의 대화가 아니잖아요 ㅡ.ㅡ)
회사에서도 거의 컴퓨터로 하는 일이고, 이메일로 커뮤니케이션 하니까 입 떼고 얘기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점심 시간엔 운동 가거나, 장보러 가거나.. 뭐 그러느라 주로 혼자 보내구요.
(또 한번 제 성격이 그런게, 나름 귀중한 점심시간인데 밥 먹고 앉아서 재미없는 수다 떠는 게 시간이 좀 아까워요 ㅡ.ㅡ; 직장 동료들하고 친하게 지내는 것도 아니고, 피상적인 대화 웃어가며 하는 게 재미없네요)
한국에 있는 친구들,
연락하면 반갑게 받아주지만 이미 그들의 생활과 제 생활에는 뭔가 갭이 있어서요. 대화가 오래 이어가진 못해요.
시댁 얘기, 회사 생활 어려운 거, 전세난, 맛집얘기, 주말에 놀러 간 얘기 등등.. 말이죠.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볼까 싶다가도..부질없다.. 싶고..
하루종일 인터넷 카페, 82 같은 데서 사람들 뭔 얘기하나 들여다보는 게 한심하기도 하고..
오늘은 참 기분이 그렇네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마음 맞아서 하루가 멀다하고 연락할 사람을 만들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