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동남아 음식은 입에도 못대는 남자와 하노이 맛집탐방 분투기
반쯤 썼는데 다 날아가서 다시 쓰려니 눈물이,,,
원래는 다낭 같은데 가서 쉬고 오려다 몇달전 이 게시판에 어느님이 쓰신 백종원 맛집 완전정복 이라는 글을 읽고
침 흘리다 하노이로 변경.. 다 먹고 오리라 다짐 다짐 하면서요 ^^
근데 복병은 남편.
베트남 음식은 커녕 한식도 먹는게 20%는 될라나..
한상 떡벌어진 한정식집 가도 메인 조금이랑 김치나 먹는...
자기는 얼마나 편하냐고 그러는데 정말 결혼 18년차에 아직도 뭘 좋아하는지 모른다는... 김치밖에;;;
저는 여행컨셉을 먹자로 잡고 먹을곳을 정밀 분석해 추린후 그사이로 볼 곳을 넣었어요.
호텔도 식당 가까운 곳으로 하고 ^^
아침부터 저녁까지 6끼로 맛집만 다닌대도 할수 있었지만 그랬다간 쌈날게 분명하니
아침은 호텔에서 먹고 2끼만 다니려니 게다가 5박중 하롱베이 선상식이 4식 잡혀있어 몇개 못가겠더라구요.
그래서 엄선에 엄선을 했는데 그나마도 남편 지인이 픽업 해주면서 같이 먹자고 해서 또 빠지고...
원래는 첫날 스트리트 푸드 투어라고 일인당 20달러에 6가지인가 조금씩 먹어보는 걸 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진짜 맛집은 바빠서 가능하지 않겠죠?
남편도 6개나 먹자고 하면 기절할거고. 괜히 가짓수 보다는 한개라도 제대로 가자 해서 일정에서 뺐어요
1) 하노이 타워 jaspas의 분짜
저는 대부분을 로컬식당으로 갈거였는데 남자들은 깨끗하고 시원한 데만 좋아하잖아요.
다행히 저도 들어본 하노이 타워 jaspas란 곳을 가더라구요.
거기 분짜가 유명하다는 말은 들었어서 안심을 했죠.
길거리 식당보다 3배 비싸봐야 9000원 선. 스테이크판에 먹음직 스럽게 나오는데
다른 분짜는 못 먹어봤지만 띠용 ~~~~ 완전 맛있어요.
앞으로 펼쳐질 미각여행에 군침을 흘리며 기대 기대 행복 행복
남편이 깜짝 놀라며 국수도 리필해 먹네요. 럴수 럴수 이럴수가,,,,,
거봐라 맛있지 않냐 태국이랑은 다르다 한국인 입맛 특히 당신 입맛에 딱 맛게 내가 짜놨다 열변을 토했으나..
초대한 사람이 과일주스 2가지랑 냉커피 까지 시켜주고 호텔에서 주스한잔 더 먹었더니 배가 싸~ 하다며 누워 있어야 겠다고 ㅜㅜ
어쨋든 나중에 생각하니 이날의 분짜가 전체 음식중 제일 맛있었네요
양념은 많이 보이지 않는데 돼지갈비랑은 다른 희안한 맛에 다불어 버린듯한, 한 젓가락 집어들기도 힘든 국수다발이 국물에 적시니 나긋나긋 가닥가닥 아름다운 자태로 변하고..
꼭 배워 봐야겠어요. 불끈 ~~~!!!
2) 분보남보 볶음 쌀국수
2번째 호텔의 바로 1분거리 식당이고 이근처에 한국인에게 유명한 분짜 닥킴도 있어요
(분짜는 이미 먹어봤고 지저분하고 맛없다는 평이 많아서 안갔어요)
볶음도 비빔도 국물도 아닌 희안한 국수인데
숙주랑 고기, 채소에 땅콩 듬뿍. 달콤 짭짤 고소 고소한 ... 첨 먹어본 맛의 제 취향 저격 음식이예요. 쩝 또 생각나네요.
남편이 3번째로 맛있다 할만큼 맛있어요.
양이 적어 보통 남자들은 2그릇은 먹어야 할만큼 아쉬웠지만 사실 2시간 후에 식사약속이 있는데도 남편 꼬셔서 간거라 ...
나중에 한국 처자 둘이 들어오던데 부러워라 !!!! 여자들끼리만 오면 먹구 쇼핑...또 먹구 쇼핑 하루종일도 가능한데
이남자랑은 먹는것도 쇼핑도 눈치봐야 하니,,,,
3) 백종원 쌀국수 pho gia truyen (포 짜 쭈엔 )
첫날밤 남편 설득해 xoi yen (쏘이옌)에서 찰밥 한그릇만 시켜 나눠먹고 - 맛나요. 이곳도 5위안에 들음. 남편도 맛있다해서 다음 장소로 이동 가능했죠.
근데 우리나라 식당의 앞접시 만한 그릇에 양이 넘 적어요.
베트남 사람들은 다 적게 먹어 날씬한가 봐요 ^^
그리고 쌀 바게뜨 샌드위치 반미 (Banh - mee)25에 가서 하나시켜 나눠먹자 해서 가는데 길을 못찾아 헤매다 도착하니 8시... 문을 닫는 중이더라구요 OTL...
찰밥 한숟갈로는 양이 안차서 그럼 백종원 쌀국수도 근처니까 가자 했는데
여기서 남편이 취향저격을 당했어요 ㅋㅋ
고수를 수첩에 써가지고 가서 빼달라고 했더니 고수가 아닌듯..
베트남은 그릇자체가 작아 좀 큰 국그릇 만한 양이지만 고기가 국수보다 많고 향신료 맛이 하나도 안나요
진한 쇠고기 국물맛에 고기도 퍽퍽하지 않고 ... 약간 나주곰탕 비슷한데 고기가 국물보다 많으니 진할수 밖에요.
천천히 먹는 저도 그냥 씹지않고 국수랑 후루룩 먹어도 술술 들어가요.
여기는 고기도 싸고 채소 과일커피 다 싸서 재료가 팍팍 들어가니 맛있겠죠?
우리나라 물가 생각하면서 슬펐어요. 싼게 없어...
남편은 와 ~~ 여기다 파만 썰어넣고 김치만 주면 완벽하다며 국물까지 원샷하네요.
한국에 있으면 해장으로 딱이라고. 2500원인데 이만큼 넣어서 우리나라에서 팔려면 만원은 넘어야 할거예요
반미랑 인연이 없는지 먼저 반미25가 먼곳이라 다른 반미라도 먹어보자 해서 갔는데 문을 닫았더라구요 옮겼는지...
그래서 마지막날 쌀국수 한번 다시한번 갔어요. 분보남보랑 여기랑 아무곳이라도 맛있다며...아무대나 가자는데
전 분보남보 가고싶었지만 남편이 여길 더 좋아하는것 같아서 좀 멀지만 다시 찾아갔어요.
저번에 보니까 고수가 아니라 다른 채소 넣어주는것 같길래 나는 넣어달라 했는데 쪽파 비슷한 건데 넣는게 더 맛있어요.
이남자가 두번 먹다니 있을수 없는 일이라 더운데 더 걸어와 먹은게 흡족 ^~^V
4) Essence hotel 조식
호텔은 그냥 그런데 여기 식당이 유명하데요 그건 모르고 예약. 먹는데 선견지명이 흐흐..
외국인들 사이에 평이 좋아서 다른 호텔은 아침만 하는곳도 많은데 여긴 항상 붐벼요.
트립 어드바이져 식당부분 1등을 한적 있대요. 재작년에 ^^
보통 싼호텔도 아침포함인데 여긴 돈을 내야 하던데 그럴만 하네요
전 아침잠이 없어서 5시면 일어나는데 남편이 맥주마시고 늦게자서 아침에 8시에나 일어나서 저는 더 배가 고프죠.
미니 부페가 있고 따로 식사를 한가지 줘요.
가지수만 많은 부페가 아니라 정말 엑기스만 있고 맛있어요. 디저트도 맛있고 요구르트 진하고 푸딩도 맛나고 쩝.
남편은 늦게 일어나 입맛도 없고 둘째날은 일찍 하롱베이 가느라 빨리 먹어야 했는데 넘 아쉬웠어요.
몇번 안남은 나머지는 그냥 쏘쏘
* 프렌치 레스토랑 La Badiane
문묘보고 택시타고 가기엔 걸어가는게 빠른 길이길래 가면 시원하겠지 열심히 갔더니 높은 천장에 큰 팬이 천천히 돌아가던 :::: 기대가 많아서 그랬나;;;
4가지 코스가 3만원 정도길래 시켰는데 자기는 입맛이 없다며 2가지로 해달라며,,,,
더위도 먹었는데 이남자 땜에 입맛도 안나고,,,
코스메뉴는 자주 바뀌나봐요. 얼마전에 갔다온 사람 포스팅 보고 간건데 다르더라구요.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지은거라 건물은 예뻐요.
여기말고 그린 탠저린이라고 다른 프렌치 레스토랑도 그냥 그런것 같고..
그냥 한국보다 싼 가격에 한번 맛본다 정도.
맛없진 않아요. 기대 대비 그냥 그렇다는
* 꽌안응온
하롱베일 크루즈에서 비슷한 음식을 많이 먹어서인지 (나름 괜찮았어요)
큰 규모에 일찍 갔는데도 사람이 꽉차 기대했는데 그냥 보통정도.
다른곳은 메뉴가 몇가지 안되는데 비해 여긴 메뉴판에 그림도 없고 엄청 많아요.
조사해 갔는데도 못 찾겠어서 인터넷 검색후 그림 보여주고 이걸로 주세요 했어요.
반세온인가 바삭한 노란 부침개 같은거 쌀피에 말아먹는거 그건 괜찮다고 하네요.
스프링롤 튀긴건 많이 먹어본 맛이라 그냥 그럼.
* 콩까페
남들은 몇번씩 간다는 콩까페 코코넛 스무디도 시간없어 막 빨대로 빨아먹고 후다닥
* 짱띠엔 아이스크림
맛보다는 오토바이 주차장에 온동네 사람 다 모여서 먹는 광경 보고싶어서 갔는데
다들 저녁에 퇴근하고 먹는지 한낮에 갔더니 사람이 별로 없음 ㅜ
* 한식당
이번 여행의 최악의 맛,,,
픽업해준 지인이 고마워 한끼 사야 된대서 갔는데 ( 남편생각해서 고른곳. 한식이 그리울거라면서,,,)
분보남보에서 먹고 2시간만에 간곳인데다가 갈비찜 김치찌개 ㅠㅠ
국물이 그리울거라면서 (지인은 평소에도 한식만 먹는데요. 남편은 국물은 탐하지 않아요) 찌개 국물이 달아요.
그분이 참 잘해줘 고마워서 나간건 좋은데
전 현지 음식 중 맛있는거 먹고 싶었다구요
술도 좀 먹긴했지만 여지껏 우리가 먹은 전체 식사값에 맞먹는 금액 @@
그 근처 오피스는 거의 한국식당이 많고 대부분 그곳을 벗어나지 않나봐요
베트남에서 한식만 사먹고 살면 거덜 나겠어요;;;
다행인건 지인이 길에서 사준 과일 ^^
남편이 과일주스랑 과일만 먹으면 배가 싸하다며 안 먹을려는데 나땜에 사준거라 먹을수 있었죠.
호텔앞에 과일가게가 있는데도 못사먹었는데 남편이 버릴수 없으니까 열심히 까 주더라구요. 망고스틴이랑 길다란 가지가 달린 ... 손으로 까면 물렁하게 나오는 과일..
이틀동안 먹었어요. 나혼자 였으면 과일가게 털어서 골고루 사먹었을텐데.
나중에 식재료 사러 좀 큰 마트에 갔는데 시간없다고 빨리 사오라고 해서 허둥지둥 하다가
쌀국수 하나 못사고 소스도 몇개 못사고 엉엉 ...
차라리 오전에 박물관3개를 뺄걸
써놓고 보니까 정말 먹은게 별로 없네요.
백종원이 갔던 짜까라봉 보다 깨끗하고 맛있다고 외국인책에서 적어간 짜까 탄롱도 못가고
반미 샌드위치도 못먹고
그래서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이글을 쓰는거예요 ^^
이따가 백종원 다큐나 다시 보면서 입맛을 다셔야 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