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40이 넘어서 이런 게 기억이 남아있는지도 몰랐는데 지금도 생각나는 건 아직도 철이 덜 들었나 봐요
중요하지도 않고 심각하지도 않아서 아무에게도 말 못한 얘기인데
이 나이에 주위 사람들에게 얘기할려니 너무 유치하게 보일 것 같고 부끄럽지만
한번은 얘기하고 싶어서 여기에 씁니다
에피소드1. 제가 오빠와 남동생 사이에 낀 여자에요
어릴때 오빠와 싸우면 엄마가 그러셨죠, 왜 오빠한테 대드냐고,
그리고 남동생과 투닥거리고 있으면 누나가 동생한테 양보해야지 왜 그러냐고 그러셨어요
아마 초등2,3학년때 같은데 들으면서도 왜 나는 항상 오빠랑 동생한테 양보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에피소드2. 남동생이 초등학생때 오락실 게임에 빠져서 집에 돈을 몰래몰래 빼서 게임하러 갔어요
한번은 그 돈이 좀 컸었나봐요, 엄마가 알아차렸는데 남동생이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저를 잡더군요, 아니라고 아니라고 말해도, 나밖에 없다고, 저기 동네 철학관에 가서 도사님?께 물어보면 다 나오니까
빨리 자백하라고, 들들 볶이다가 나중에 드러났어요, 남동생이 훔쳐갔다는게
나중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엄마는 차라리 내가 훔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건가
에피소드3. 집 내부 담장에 누가 낙서를 했어요, 유치하게 분필로 삐뚤빼뚤
엄마가 나보고 낙서했다고 꾸중을 하는데 내가 아니라고 해도 정말 방법이 없었네요
엄청 답답했던 기억이 나요, 왜 항상 나인가???
에피소드4. 옥상에 호박인가 뭔 식물을 심었는데 한번은 그 식물들이 쏙쏙 뽑아져서 주위에 나뒹굴고 있어서
또 제가 불려가서 애써 심어놓은 건데 왜 이렇게 했냐고 하셔서 나는 아니라고 했지만 믿어주지 않으셨죠
나중에 아버지가 아셔서 너무 많아서 본인이 좀 솎아낸 거라고 하셔서 일단락 됐어요
가끔 엄마는 왜 나한테 그러셨을까? 왜 나를 못믿어 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엄마가 악의가 있었던건 아니에요, 엄마는 학대하거나 불성실한 분도 아니었고 평생 고생하셨어요
그냥 전 가끔 이런 일들을 생각하면 좀 우울해지고
왜 그랬을까 하는 답도 없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