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는 평균 10시쯤 퇴근해요. (빨라도 8시)
토요일은 출퇴근 시간이 앞뒤로 한두시간 줄어들긴 하지만
보통 직장 다니는 사람들 근무시간 정도는 되구요.
본인 왈, 가급적 일요일에는 쉬려고 한다는데
거래처에서 부르면 달려가고, 거래처가 조용할 때는
다음주를 위해 스스로 기계를 보러 나갑니다.
설이나 추석처럼 누구나 쉬는 큰 명절을 제외한 공휴일에도
거래처의 절반 이상이 근무를 하기 때문에 일을 하는 편이예요.
그러다보니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건 생각할 수 없어요.
이 사람은 아직 제 남편은 아니고......
남편으로 삼으려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고민이 됩니다.
저와 하는 데이트는 평일 10시 이후 맥주한잔 하는 것과
일 없는 주말엔 집에서 만나 함께 티비를 보거나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것이 고작입니다.
어쩌다 거래처랑 약속이 깨져서 7시 이전에 마친다거나
주말이 통으로 비더라도 저랑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같은 일 하는 형님들과 술 약속을 잡으려하는 날이 더 많습니다.
요 며칠 이 문제로 고민중임을 알렸고, 그래도 변화가 없길래
어제는 꽤 진지하게 몇마디 했는데도 자꾸 말을 돌리더라구요.
그러다가 정색을 좀 하니 본인도 느끼는 게 있는지 이번 주 주말에
일정이 있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있어도 없을 수 있고, 현재 없다고 답했어요."
이 문제에 대해 얘기를 하려고 하는구나 싶어 무조건 시간을 내겠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죠.
그런데 기껏 한다는 말이...... 6월 4일에 형님들이랑 캠핑을 가잡니다.
하아......잠시나마 기대했던 게 큰 착각이었다 싶고, 희망을 품었던 내가 싫어졌습니다.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전화랑 메세지에 답을 하지 않았는데요.
그랬더니 좀 전에 오늘 일찍 마칠테니 얘기를 좀 하자고 메세지가 왔네요.
저는 돈을 적게 벌더라도 본인이 하는 사업인만큼, 본인이 기준을 정해서,
"특정한 시간이 되면 근무를 마친다고 거래처에 통보하길 바란다." 고 얘기할거예요.
가능하면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쉬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함께요.
지금 생활패턴 그대로 결혼까지 이어진다면, 아이를 낳아 키운다해도
임신기간이나 육아기간 내내 혼자 동동거릴 게 뻔하니까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지금 일이 많긴 하지만, 어차피 오라는 거래처에 다 갈 수가 없기 때문에
요청이 오는 거래처 중에 본인이 우선순위를 정해서 본인이 스케줄을 짜는 거거든요.
제가 돈으로 굴러가는 세상에서 너무 철없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