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이상은 괜찮아요. 주제도 다양하게 넘어갈 수 있고 즐겁게 수다 가능해요.
그런데 아무리 친해도 '단 둘'은 왠지 어색해요.
한참 말하다 중간에 정적이라도 흐르면 너무너무 어색해져요.
이런 성격이 인간관계 전반에 흐르다보니...
표면적으로는 인간관계가 넓고 평가도 좋은 편인데...
어느 그룹에서도 약간 겉도는 느낌이 들어요.
친자매 사이에서도 동생 둘은 단짝 같은데 저만 겉돌아요.
둘이 비밀얘기도 많이 하고, 서로 왕래도 더 많고, 더 많이 챙겨줘요.
저만 왕따같이 느껴질때가 많은데 둘이 일부러 그러는건 아니고 그냥 제가 그리 느껴요.
친한 친구 그룹에서도 넷 중에 둘이 더 친해요. 원래 저랑 제일 친했던 A가 언젠가부터 B랑 더 친해요.
함께 할 때는 전혀 문제가 안되지만, 시간 날 때 둘이 쇼핑도 가고 놀러도 다니고 그러네요.
서운한 티 내는건 자존심 상하고, 쿨한척 하긴 하는데 좀 그래요...
아파트 엄마들도 5명이 친한데, 그중에 둘 둘은 더 친해요.
먹을 것도 서로 갖다 주고, 허물없이 왔다갔다 하고...
저는 공식적으로(?) 5명이 모일때나 가게 되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5명은 꽤 친하기 때문에 서운한티 내서 어색하게 만들고 싶진 않아요.
20년이 넘는 친구가 있는데 단짝이고 너무 좋지만, 둘이 보는건 어색해요.
남편이랑 애들까지 함께하면 즐겁고 행복한데,
둘이서만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야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어색해요.
직장에서도 5년째 함께 근무하는 A는 친한듯 안친한데,(단 둘이 밥 먹은 적 있는데 굉장히 어색함)
그 분이 옆부서 B와 저보다 더 친해요.
그 옆부서 B와 저도 늘 웃으며 얘기하지만 뭔가 더 가까워지지는 않아요.
연수갈 때 알았어요. B가 일부러 A를 태우러 가서 함께 온다는걸...
저에 대한 평가는 늘 좋기 때문에 일부러 왕따, 은따 그런 건 아닌데...
제가 쿨하게 넘기면 아무것도 문제가 될 것이 없는 것들인데...
둘이 있을 때의 어색함이 느껴지는건지...
친자매조차도 저 혼자 있을때는 저희집에 안들리니...
(남편이나 아이들이 있으면 들림)
그냥... 좀 서운한데 제 문제인 것도 같고,
여기서 상처받으면 저쪽으로 도망가고, 저쪽에서 상처받으면 이쪽으로 도망가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일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