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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댁과의 문제의 중심은 욕심

고부학 조회수 : 2,749
작성일 : 2016-05-31 00:01:23
같습니다.
물론 모든 인간관계에 포함되는 소리지만 시댁과의 문제는 말초적이어서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어제도 외동 며느리에 관한 글들이 많았는데 댓글보면 욕심이 비교적 적은 시댁과 며느리들은
외동이든 아들이 열이든 그럭저럭 잘지내는것 같습니다. 
저도 주위에서 보면 정말 평균이상인 시댁에도 짜증내는 며느리도 보고 그 반대인 경우도 보면 
욕심때문인것 같습니다. 
뭐 다 아시는데 갑자기 아느냐고 댓글 다실분들 계실테지만 자게니까요.ㅎ

전 근방에서 유명한 시누둘에 무섭기로 소문난 홀시어머닌데 무슨 베짱으로 시집갔나몰라요.
지금 생각하면 제 일생중 가장 겁데가리 없는 짓을 저지른거죠.ㅜ
암튼 결혼이 늦은탓도 있고, 욕심을 부리고 싶어도 마음도 몸도 게으른 탓에
남편을 반은 내주고 살았던것 같습니다.
 시어머니랑 남편이랑 둘이서 곶감을 몰래 까먹어도 
아들만 주고 싶은가보다 하고 말았고, 시댁가면 남편이 저는 외간여자 취급하고 자기 엄마랑 붙어 다녀도 
그냥 남편보고 엄마랑 결혼하지 그랬냐고 농담하고 넘어가곤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시어머니의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더이상 내가 할수 있는 부분이 없구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모든걸 놓게 되는 계기가 되더군요. 
더 심한 말도 있었고 더 막장 짓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그런일은 기억이 희미해지는데 시어머니의 무심코 던진 
그 속내는 더 생생하게 다가오고 모든 일에 열쇠처럼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되더군요.

남편이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원인데 시어머니가 저보고 지나가는 소리로
 시어머니  "넌 좋겠다 사모님 소리 들어서"
저,  당황 " 아무도 사모님이라고 안해요, 형수님이나 제수씨라고 해요", 
시어머니, " 밖에서는 듣지 않느냐?"
저, " 밖에서 저 누구 부인인지 몰라요. 그리고 박사부인을 사모님이라고 부르지 않아요. 박사는 그냥 학위인데요?" 
시어머니 " 그래도 아는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사모님이라고 생각할거다"
저, 황당해서 잠시 멈찟하고" 어머님도 동네에서 박사 어머님이시라고 하시고 최고대학나와서 다들 부러워하신다면서요"
시어머니, " 그래도 부인과 같겠냐?" 
저 "........" 속으로는 (제가 박사인게 더 좋고, 자식이 박사를 할만큼 공부를 좋아하고 잘하는게 더 좋을것 같습니다. 
                        어머님은 아들이 스스로 공부해서 과외나 학원한번 안보내고 날로 키우셨는데 부럽습니다)
                        

그뒤로 더이상 어떤 이해도 어떤 노력도 안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니구나 그동안 내가 얼마나 오만했나 반성하고 있습니다. 




IP : 211.215.xxx.16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gjf
    '16.5.31 12:08 AM (108.29.xxx.104) - 삭제된댓글

    헐 남편이...
    저런 관계에 있는 모자는 왜 결혼하고, 또 결혼시키려 하는지 몰라요.
    그냥 둘이 살지.
    남의 눈 때문에 결혼하고 결혼시키나?
    자손도 있어야 하고..
    한국인의 모자 관계는 정말 독특해요.

  • 2. gif
    '16.5.31 12:15 AM (108.29.xxx.104) - 삭제된댓글

    헐 남편이...
    저런 관계에 있는 모자는 왜 결혼하고, 또 결혼시키려 하는지 몰라요.
    그냥 둘이 살지.
    남의 눈 때문에 결혼하고 결혼시키나?
    자손도 있어야 하고..
    한국인의 모자 관계는 정말 독특해요.
    아들을 사이에 놓고 며느리와 끊임없이 여자로 경쟁하는
    저런 거는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면 어디서 출발하는 걸까요?

    전생에선
    셋이 남자를 두고 본부인과 첩의 관계에 있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시어머니는 아들이 결혼하면
    마음을 비우라고 하던데요.
    아들이 며느리의 남자라는 걸
    끊임없이 상기하라고
    시어머니에게 충고하던데

  • 3. ㅇㅇ
    '16.5.31 12:18 AM (211.215.xxx.166)

    윗님 그러게요.
    저도 대학때 만나서 거의 10년 가까이 만났는데 결혼해서 실체를 알았습니다.
    알고는 결혼 못했겠죠.
    다른 동료 부인들과 얘기해보면 상당히 젠틀하신 분중에도 본인 엄마일엔 이성을 잃고 감정적으로 되는 사람들 많더라구요.
    참 한국인의 모자관계는 요상합니다.

  • 4. ..
    '16.5.31 12:22 AM (108.29.xxx.104) - 삭제된댓글

    저런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관계가 효도 라는 이름으로
    정상으로 치환된다는 데 문제가 있는 거겠지요.

  • 5. ㅇㅇㅇ
    '16.5.31 12:38 AM (114.200.xxx.39)

    에구 정말로 그냥 두 모자가 평생을 서로 곶감이나 까 드시면서 애틋하게 살지 뭐 할려고 결혼은 시켜서 몰래 먹는답니까
    정말 님 정나미 떨어지시겠어요

  • 6. ㅇㅇ
    '16.5.31 12:47 AM (211.215.xxx.166)

    곶감만 까먹었을까요.ㅎㅎ
    그런데 남편은 저 관계를 싫어하고 힘들어 해요. 그렇게 재미있어 하지도 않구요.
    시어머니가 쳐놓은 넓고 촘촘한 그물에 허우적 대는것 같아요.
    전 아예 그물은 안쳐놓았으니 제가 편해서 저를 택했겠지요.
    전 엄마가 남동생한테 하는걸 봐서 절대로 저러지 말자하고 다짐하고 살았고,
    그래서 그런가 내 남편이기 이전에 인간적으로 안된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첨에는 사기당한것 같아서 배신에 치를 떨었습니다.
    게을러서 이혼을 못했답니다.ㅠ
    저 아는 분은 외동도 아닌데 집착을 그리합니다.
    그런데 그분도 시어머니가 교양으로 포장해서 몰랐다네요.
    그냥 복인가 싶습니다.ㅠㅠ

  • 7. 그죠
    '16.5.31 12:58 AM (211.36.xxx.244)

    내가 공들여서 키워도
    명예와 번듯한 자리는
    젊은 여자가 꿰차는 게 인정되면 성숙한 시어머니시죠.

    공은 아깝지만 그렇게 키우지 않았으면 그에 상응하는
    레벨의 멋진 며늘도 못 맞는거고.

  • 8. ..
    '16.5.31 1:11 AM (124.53.xxx.131) - 삭제된댓글

    '아들 키워 남의 딸년 좋은일만 시키네'
    제가 직접 들은 말이네요.
    공들여 키웠으면 칼부림 날 기세..

  • 9. 많은걸 생각하게 하는 글이네요.
    '16.5.31 11:59 AM (125.143.xxx.94)

    엄격하게 따지면 아들을 훌륭하게 자라게 한 어머니도 인생의 보람인데.
    저런식으로 며느리에게 뺏겼다.라는 인식이 무서게 느껴져요.
    아들을 잘 키우는게 부모님들의 당연한 의무인데도 보상심리가 생기면
    결국 아들 가정도 불행한 결과를 얻을텐데.......
    원글님이 애쓰셨네요. 힘든과정을 잘 참고 지내왔기에 늙어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몇배로 더 누리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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