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45 years

노부부 조회수 : 3,403
작성일 : 2016-05-30 01:09:39

얼마전 45 Years 라는 영국영화를 봤어요.

은퇴하고 안정적으로, 어찌보면 평화롭게 살아가는 노부부가
결혼 45주년 기념파티를 앞두고 1주일간 일어나는 일상을 하루씩 진행하는 영화예요.

할리우드 영화 좋아하시는 분은 뭐 이딴 심심한 영화가 있나 할거고

유럽풍 영화 취향인 분은 괜찬다 싶으실것 같아요.


우리가 오랜 세월동안 그럴 것이러고 믿고 있던 것도 어느 날 우연히 감추어진 것을 마주하게 되면

전혀 믿을 수 없는 것이라는 뼈아픈 진실.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어디부터 의심을 해야하는지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주인공들의 앞으로의 삶도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공허함으로 살아갈 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영화더라구요.

잔잔하다고 볼 수 있지면 내면적으로는 절망적인 슬픔이 자리한 영화예요.


이제 완숙기에 들어선 관계도 얼마든지 쉽게 흔들릴 수 있는거

그리고 그 관계 자체가 보이고 말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거.

단 일주일 사이에도 신뢰가 의심으로 소용돌이 치면서

미처 말해지지 않은 것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느지,

해결되지 않은 과거가 우리의 현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지..


혹시 시간이 나면 유투브에서 찾아서 보세요.
45주년 기념파티에서 남편이 스피치를 하면서 부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서 잠깐 울고
이어서 주인공 둘이서 60년대 풍의 음악을 배경으로 댄스를 하는데
그때 가사가 제 기억에 대강 이랬습니다. 
When the flame has gone, smoke gets in your eyes..
주인공의 허망한 마음이 가사로 잘 나타나더라구요.

사랑이 떠나간 자리에 연기만 남는거죠.


Geoff 가 Kate 를 사랑한다고,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해도

Kate 에게는 그 말이 아픔입니다.

Geoff 는 Katya 를 사랑한 것처럼 Kate 를 사랑할 수 없다는 것..

앞으로도 Kate 는 Geoff 를 볼 때 Katya 가 언제나 함께 한다는 것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

그야말로 연기만 남은 걸 Kate 가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여주인공의 풍부한 내면 연기가 사람의 심금을 울립니다.
중년/노년기의 여성에게 강추합니다.

IP : 121.188.xxx.5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영화
    '16.5.30 1:42 AM (112.149.xxx.138)

    추천 감사해요.. 찾아봐야겠네요..^^

  • 2. ..
    '16.5.30 2:10 AM (175.209.xxx.227)

    저도 이 영화 재미있게 보았어요
    저희부모님보다도 조금 윗세대 시지만 많이 공감되는 좋은영화였습니다.
    주연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감정의 흐름..
    넘치지않는 연출... 좋더라구요

  • 3. 저도 이 영화 강추
    '16.5.30 2:57 AM (217.226.xxx.93) - 삭제된댓글

    유툽에 자꾸 사라지더라구요. 운좋을때 찾으면 볼 수 있을거예요.
    소장하고 싶은 비디오.
    그 여배우 젊었을때 모델이었고 지적이고 섹시해요. 매력있어서 찾아봤었는데 지금 좋아하는 배우 중 하나예요.

  • 4. ㅡㅡ
    '16.5.30 3:07 AM (211.106.xxx.239)

    유튭 링크 부탁 드려요^^

  • 5. ㅇㅇ
    '16.5.30 3:08 AM (107.3.xxx.60)

    원글님이 설명을 너무 잘해주셔서
    저도 보고싶어지네요

  • 6. --
    '16.5.30 5:25 AM (220.118.xxx.135) - 삭제된댓글

    여배우가 낯이 익어 필모 찾아보니 얼마전에 리스본행 야간열차에서 봤던 배우군요!
    아이가 없이 둘이 살아가는 부부이다 보니 나이 들어서의 삶에 대해 요새 곰곰 생각하는 중인데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

  • 7. 슈슈
    '16.5.30 9:27 AM (218.38.xxx.211)

    70되신 여배우 외모가 얼마나 근사한지...넋놓고 봤답니다.^^

  • 8. 오늘 다시 생각해보니
    '16.5.30 10:34 PM (221.146.xxx.45)

    우히가 어떤 상대와 오래도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단맛 쓴맛 다 보면서 로맨스가 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봐요.
    그런데 젊은 시절에 결혼을 약속한 상대가
    더군다나 임신까지 하고선 갑자기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면 남은 이에게는 오래도록 잊혀지지도 않고 대체할수도 없는 애틋한 그리움을 남기겠죠.
    그건 그 사항이 특별해서라기 보다는
    그만큼 짧고 강렬했고 이루어지지 못해서 일수도 있어요.
    Geoff 가 Katya 와 결혼했다쳐도 45년을 살았다면
    애틋한 관계가 계속될리는 없을테구료.
    마찬가지로 만일 Kate 가 Katya 였다해도
    남겨진 사람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고
    무수한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애잔한 감동이 들거라 봐요.
    그러니까 이건 결국은 Katya 의 비극이
    남은 사람들에게 미친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허느냐 하는 문제라고 생각이 드네요.
    어찌되었건 저는
    빙하속에 같혀 50년을 지내는 것 보다는
    매일매일 살아있는 관계속에서
    극복을 해나가는 편이 훨씬 좋은거라는거.
    이 영화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길서냐고 묻는거라고 생각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85028 사는 동네에 아이스크림 할인하는 곳이 없네요 11 ... 2016/08/12 1,654
585027 아이들 다 키우신분들은 어려서 읽던 책 어떻게 하셨어요? 10 정리 2016/08/12 1,582
585026 제가 창업하고 싶은 빵집 형태.. 어떨까요? 38 .. 2016/08/12 6,913
585025 아이안낳기로했어요 부모님설득시킬조언구합니다 41 흙수저부부 2016/08/12 6,338
585024 에어컨 24시간 틀어 놓은 집도 있네요. 22 2016/08/12 13,336
585023 남편의 여자를 아는, 딸아이가 걱정됩니다. 22 .. 2016/08/12 7,644
585022 미국서 Blueair 500 600 쓰시는 분들, 조용해요? 블루에어? 2016/08/12 630
585021 교대근무 몇년 하시는 분들은 대체 어떻게 하는건가요 넘 힘드네요.. 8 ... 2016/08/12 2,244
585020 더위 부부싸움 조언 부탁해요 27 ... 2016/08/12 4,231
585019 양궁 대단해요 ㅜㅜ금메달이네유 ㅎ 11 joy 2016/08/12 4,432
585018 출산 휴가 복귀후 걱정이에요... 4 불안 2016/08/12 1,214
585017 애들과 여행중인데 문제집 일기장 왜 가져왔는지... 30 000 2016/08/12 5,745
585016 저번에 이진욱 실드 열심히 치시던 분들이 4 ㅇㅇ 2016/08/12 1,465
585015 한류 열풍이 대단한거 같아요. 30 하하 2016/08/12 8,254
585014 3주 유럽자유여행 마치고 이제 귀국합니다^^ 48 50대 2016/08/12 6,535
585013 고기집에서 아들이랑 엄마가 싸우는거 봤어요 9 딸기체리망고.. 2016/08/12 6,291
585012 남해 맛집..후기입니다. 37 다녀왔어요 2016/08/12 7,453
585011 직장 부장님들 점심 식사 대접 고민입니다. 5 ㅇㅇ 2016/08/12 912
585010 세상을 바꾸는 방법 8 ........ 2016/08/12 1,276
585009 발가락에 금 가면.. 9 ㅠㅠ 2016/08/12 5,878
585008 애들을 집에 초대해서 놀려보면 케어 잘 되는 애들 막 키우는 애.. 5 2016/08/12 2,435
585007 킹목달.. 어때요? ㅇㅇ 2016/08/12 560
585006 또 자다 깨다 시작이네요 3 29도 2016/08/12 1,853
585005 남편의 술 어쩔까요... 6 ... 2016/08/12 1,830
585004 곧 제 생일인데 시어른들께서 밥 먹자고 외식 시켜주신다고... 19 .... 2016/08/12 5,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