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핵 상처'가 아물지 않은 일본 히로시마를 찾으면서 '핵가방'(Nuclear Football)을 들고 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미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은 24일(현지시간) "27일 일본 히로시마를 찾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핵가방이 처음으로 히로시마에 간다"고 보도했다.
핵가방에는 수 분 안에 미국이 보유한 1천여 발의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코드와 명령어가 담겨있다.
디펜스원은 "71년 전 미군 B-29 폭격기가 히로시마로 날아가 원자폭탄을 투하하기까지 5시간 30분이 걸렸다"며 "이번 히로시마 방문에선 불과 30분 안에 '2만2천개의 히로시마 비극'을 만들 수 있는 통제권이 오바마 대통령의 손끝에 걸린다"고 설명했다.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는 전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이 떨어져 14만 명이 희생됐다.
미국과학자연맹의 한스 크리스텐센 박사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975개의 핵탄두를 갖고 있다.
각각의 탄두는 히로시마 원폭의 6∼30배 위력을 가진다.
핵탄두를 탑재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각각 435기, 120기를 보유했다.
ICBM과 SLBM은 각각 5분, 12분 안에 발사돼 30분 이내에 목표물에 도착할 수 있다.
미국이 가진 핵무기가 모두 발사되면 인류는 종말을 맞을 수 있다고 디펜스원은 전했다.
이번 히로시마 방문으로 핵 없는 세상을 강조한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은 '화룡점정'을 찍을 것으로 보이지만 핵가방의 동행은 개운치 않은 뒷말을 낳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