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또!오해영 6회 리뷰) 지구는 박살 나는 걸로..

쑥과마눌 조회수 : 3,957
작성일 : 2016-05-18 03:41:40
예전부터 우리 엄니 늘 말씀하셨지요
이것 저것..다 해도..
너는..나이 먹지 말아라..
참..말도 못하게 후지다..
그래도, 나이 먹어 좋은 것도 찾을라니 있더만요.
드라마를 보면 빙의가 쉽다는 거.
또! 오해영을 보면서,
같은 물인 우리3급수 오해영한테 빙의하다가, 
순한 눈망울로 불행하기로 결심한 에릭한테  빙의 하다가.
이제는 돌이키기엔 너무 와버린 이쁘고 얄미운 다른 오해영한테도 빙의하다가
요년 봐라..하던 오해영모친한테도 빙의하다가,
묘한 웃음 날리며 에릭을 뚫어지게 스캔하던 오해영부친에다가도 빙의하다가,
입초사가 방정인 오해영작은 엄마한테도 심지어 빙의하다가,
그러다가, 예지원의 장면에서 빵하고 이입되어서,
그녀가 흘리는 눈물에 따라 울고 말았다는..
이제 인생사 반세기가 가깝게 나이 먹다 보니
그까이꺼 살다보면 구비구비
어느 입장도 별로 이해 안되는 구석이 없지만,
그래도 오늘은 예지원이 제일 짠했어요
 
예지원이 회식자리에서 샹송을 부를꺼라는 모두의 예상을 박살내고,
요리 보고, 조리 보는, 둘리를 불렀을 때부터,
노처녀계의 사차원 멘탈의 복선은 스케일 크게 깔리고 있었나 봅니다.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미자씨도
둘리가 얹혀 산 고기동씨의 자택도 모두 쌍문동이였으니..
힌트를 얻을라믄 참말로 진작에 얻었을 것을...
 
아무도 잡아 가지 않는 그 어두운 밤길이
그저  쌍문동이 평창동으로만 바뀌었을뿐
밤길지킴이 아줌니의 에스코트 거듭된 거부에도 불구하고
박이사의 늘 풀어 헤친 머리결에는
보고 싶고, 또, 보고 싶지 않았던 외계인에 대한 그리움의 상징이...
동춘써커스에 나가도 될만한 일리터 물통 원샷 스킬에는
참 모질게도 끈질긴 외로움이 새겨져 있나 봅니다.
 
다 알고도 편들어 주지 않고
다 알고도 갈궈주는 속 깊은 상사의 프로페셔널리즘으로도..
온 동네방네를 지그재그로 스텝 밟으며 돌아 댕기다가
자식 등꼴에 빨대 꽂은 허자이 여사를 낚아채는 카리스마로도 ..
낚아 채고도, 몰아 부치지 않으며..
눈치 채고도, 아는 티 안내며..
아닌 것 같으면서도, 경계를 그어주고..
무심한 듯 하면서, 배려해 주는 내공의 달인이면서도
도저히 어찌 갈무리 되지 않는
인간 그 디자인 자체의 근원적 하자인
..그 허한 마음..
 그 거이 웬수라서
오늘 밤에도 술 처먹고
미친년 꽃다발로 머리 풀어제치며
이리저리 걸어다니다 늦어야만 GPS귀가하는 그녀를 위해서..
이젠 액자속에서만 빛나는 그녀의 청춘을
등너머로 눈물 짓는 그녀를 위해서..
그녀 말대로, 아무래도 외계인은 꼭 와야만 하겠네요.
그리고, 지구는 꼭 박살나야 하겠네요
IP : 72.219.xxx.6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5.18 4:00 AM (1.229.xxx.14)

    드라마 후기 퀄리티가 남다르시네요.. :)
    저는 오늘 예지원 회상씬에서 지현우가 나오길 바랬답니다.. 올미다 정말 재밌었는데 말이죠.
    쌍문동 ....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래서 둘리를 불렀나 보네요. ㅌㅋㅋ

  • 2. 쑥과마눌
    '16.5.18 6:24 AM (72.219.xxx.68)

    아..지현우도 좋겠네요
    저는 예지원은 김지석이랑 엮는 걸로 추천 한방 합니다.
    술먹고 필름이 끊긴 김지석을 미친 꽃다발 예지원이 화악~
    네..네..아줌마 썩은 생각 맞구요^^

    다만, 에릭이 환상을 보는 것이
    에릭의 뇌에 관련된 큰 병의 한 증상으로 복선까는 것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해피엔딩 좋아해서리..
    암만 명작이라도 슬픈 기세가 보이면 가차없이 버릴랍니다.

  • 3. ㄹㄹㄹㄹ
    '16.5.18 7:32 AM (223.62.xxx.19)

    후기 재미납니다
    감사합니다
    감정 절절이는 안되지만 막연히 뭔가 막 알것같은
    긴가민가 하는 수준입니다만
    후기 덕분에 더 풍부해졌습니다

  • 4. 어제
    '16.5.18 10:07 AM (121.168.xxx.157)

    예지원 연기 좋았어요.
    전 눈물바람이였어요.

  • 5. 썸머스노우
    '16.5.18 12:44 PM (211.38.xxx.163)

    후기가 이렇게 우아하게 할수 있군요~
    드라마보다 쑥님 후기가 더 드라마 같네요,,
    종종 올려주세요^^

    어제는 다들 짠~한 회차였어요,,
    예지원의 지구박살에 공감하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80924 끝에서 두번째 사랑~으이구 진짜 28 mimi 2016/07/30 8,326
580923 출산선물로 기저귀는 좀 그런건가요? 34 2016/07/30 3,506
580922 세탁기 고민 좀 도와 주세요 3 고민하다늙음.. 2016/07/30 1,257
580921 김밥가게에서 있었던 일... 제가 오버였을까요? 53 김밥천국 2016/07/30 20,705
580920 서울) 오늘 밤이 어제 밤보다 선선하지 않나요? 8 날씨 2016/07/30 2,104
580919 성동구쪽이 3 중간 2016/07/30 1,172
580918 남자 디자이너들은 왜 여자같은가요? 9 .... 2016/07/30 5,492
580917 봐도봐도 웃긴 1학년의 가족소개 3 2016/07/30 3,428
580916 엘지,위니아,삼성중어떤게 좋을까요? 8 에어컨구입시.. 2016/07/30 2,591
580915 와우 아이돌 팬들 대단함. 11 엑소콘서트 2016/07/30 3,604
580914 강동구에서 쇼핑할만한 곳 좀 알려주세요 2 서울 2016/07/30 1,061
580913 4000원 부당이득도 범죄" 20년전 외쳤던 진경준, .. 4 우리수준 2016/07/30 1,077
580912 밤고구마 먹었어요.. 3 밤고구마 2016/07/30 1,453
580911 민사고 캠프 어떤가요? 4 궁금 2016/07/30 2,958
580910 일본은 한국을 왜 그리 싫어하죠? 28 2016/07/30 4,509
580909 운동하고나서 땀쫙 뺴구요 물먹으면 너무 배가 불러요 5 ........ 2016/07/30 2,429
580908 끈적이지 않는 마스크시트 알려주세요 5 40대 2016/07/30 1,317
580907 동대문시장에서 가까운 동네 7 동대문 2016/07/30 1,419
580906 오늘 히트?한 고민글 13 응? 2016/07/30 2,593
580905 육수우리고 건져낸 다시마로 1 ㅋㅋ 2016/07/30 1,424
580904 조심스럽지만..10살 아들 고추.. 교정법이 있는지요 14 아까베스트글.. 2016/07/30 9,636
580903 모임바깥에서 따로보자는 사람 거절하는법 3 ㅇㅇ 2016/07/30 2,144
580902 요새는 저렴한 스텐팬 어디꺼 쓰세요? 5 000 2016/07/30 1,816
580901 헤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가요? 10 fg 2016/07/30 2,901
580900 굿와이프 사건들이 이해가 안가요 7 ... 2016/07/30 3,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