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엄마가 문화센터에서 그림을 배우셨는데 미술전에 작품을 내잖아요
근데 입상하려면 돈을 수백만원, 급 높은 상을 타려면 많게는 수천만원을 내야 한다고 해서
그거 때문에 마음이 상해서 이젠 거길 안나가세요.
아이러니하게도 엄마를 가르치던 선생님은 미술계에서 실력있다고 이름난 분이에요.
엄마도 그분 그림을 2점이나 샀어요. 제가 보니까 그림이 진짜 괜찮아요.
그런데도 그런 제의를 제자들에게 했다는 게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디 작가 자격이 없는 사람이 그랬다면 모르지만 실력도 있고 어느 정도 이름도 알린 분이 그랬다는 게 놀라워요.
어이가 없는게, 엄마가 돈을 내라는 제의를 받기 이전에도 그런 사건 때문에
그 선생님을 비롯해서 그 미술전을 주최하던 사람들이 검찰조사까지 받았었대요.
그런대도 바로 그 다음해에 또 제자들에게 돈을 내라고 요구했다는 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어요.
미술계 물론 다 썩지 않았겠죠. 모든 예술분야가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러나 '관행' 이라는 말로 무마되는 비윤리와 비도덕한 부분이 참으로 많은 듯하네요.
어디 미술계뿐이겠어요?
한마디 덧붙이자면 엄마의 선생님이었던 분이 소싯적에 처음으로 미술전에서 입상을 했는데
주최측에서 상금을 자기들에게 모두 줘야 한다고 했대요. 발전기금인가, 하는 명목으로요.
그걸 줬는지 안줬는지는 못 들었어요. 근데 제 생각에는 그 상금을 안준다고 했으면 아예 그 세계에서
이름조차 알리지 못하고 묻혔을 거 같아요.
제가 세상물정을 모르는 건지, 답답하게 사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 선생님의 젊을 때 사건과
우리 엄마가 돈을 요구받은 사건, 이번에 조영남씨의 문제 등이 모두 하나의 맥락인 것 같으면서
도저히 제 생각에서는 이해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