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 어떻게 '기득권 종교'가 되었나 - 윤정란의 <한국전쟁과 기독교>(한울아카데미)
세월호 참사를 두고 '아듀 세월호'를 외치며 '서북청년단재건준비위원회'라는 단체가 등장했다. "서울광장 앞에 나부끼고 있는 세월호 노란 리본을 정리한다"며 박근혜 정부에 힘을 실었다.
'백색 테러단', '역겨운 단체' 등 악명의 극우익이지만 여전히 서북 출신들이 군과 언론계, 교육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정치권과 지근거리에서 권력을 행사했다. 그 중심에 서북 출신 기독교인들이 있다. '서북'은 미국 북장로교선교부가 담당했던 황해도 북부와 평안도를 일컫는다.
박정희는 자신의 남로당 전력 때문에 극도의 ‘레드 콤플렉스’를 가졌던 인물이다. 반공이 그의 통치철학이었던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서북 출신 반공주의자들과 정권의 생각이 같았다.
기독교 대부흥이 정권이 차려 놓은 밥상이었다는 건 참으로 씁쓸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앞서 한경직의 선명회어린이합창단은 미국 공연을 통해 한국의 군사정권을 미국에 알리는 데 크게 이바지하기도 했다.
한국 기독교가 이처럼 막강한 기득권을 가진 것은 한국전쟁 때 구호물자를 배분하면서부터다. 한경직을 중심으로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들과 맺어 온 관계를 활용해 전쟁 구호물자와 선교 자금을 분배하는 권한을 독점했다. 교회가 월드비전과 손을 잡고 한국 선명회를 통해 전쟁고아 사업에 참여하여 재정적 기반을 마련했고, 이 과정에서 정치적·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했다.
한경직, 이승만, 박정희 같은 사람들은 참 한결같이도
평생을 자기 이익을 위해 이웃을 사랑하기는 커녕 희생시키며 살다 가신 분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