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으로 봤는데 스릴러물인지 귀신나오는 공포영화인지 잘 모르겠는데 일단 분위기는 궁금하게 만드네요.
저는 귀신나오는 영화는 못보고 스릴러물은 좋아하거든요
스포 전~~혀 상관없어요. 내용 알려주세요
예고편으로 봤는데 스릴러물인지 귀신나오는 공포영화인지 잘 모르겠는데 일단 분위기는 궁금하게 만드네요.
저는 귀신나오는 영화는 못보고 스릴러물은 좋아하거든요
스포 전~~혀 상관없어요. 내용 알려주세요
귀신이라고 하는데 말만 그렇고 스릴러에 가까운??
이렇게 하면 답이 될려나?
아역 연기가 곽도원 황정민 못지않음~
귀신 또는 악마인 무언가가 마을 주민들에게 악령을 씌워 살인을 저지르게 해요. 주인공은 마을의 무능하고 순박한 경찰이구요. 그런데 살인현장에서 마주친 처녀의 이야기와 동네에 떠도는 괴소문을 듣고, 산에 혼자 살고 있다는 일본인 노인을 만나러 갑니다. 이 노인이 사람이 아니라는 둥, 훈도시를 입고 산짐승을 날것으로 먹는 걸 봤다는 둥 하는 얘길 듣고서요.
그런데 실제로 그 노인의 집에서 살인사건의 가해자들에게 악령을 씌운 증거들이 나와요. 그 가해자들의 사진과 소지품들이요. 노인은 마을 사람들을 무작위로 선택해서 소지품을 들고 귀신을 붙여서 그들이 가족을 전부 죽이게 한 거죠. 그리고 그 소지품 속에서 주인공 딸의 실내화도 발견돼요.. 즉 노인이 이미 주인공 딸에게 귀신을 붙여놨다는.
여기까지가 영화 전반부 얘기인데 이것까지만 해도 꽤나 으시시하고 웃긴 장면이 제법 나와요. 저는 엄청 무서울 거라 생각하고 긴장하고 가서 봤는데 사실 아주아주 무섭진 않았고 배를 잡고 웃은 장면도 무서운 장면 못지 않게 많았어요. 극장 전체 분위기가 다 그랬어요.
앗 원글을 다시 읽어보니 결말을 아예 알려달라 하신 거네요.
그래서 저 주인공 경찰이 이제 딸에게 붙은 귀신을 떼어내야 하니까 일본인에게 찾아가서 집을 부수어가며 당장 떠나라고 하고, 그러면서 딸의 귀신들린 듯한 행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돼요. (여기서부터 딸의 연기가.. 영화 엑소시스트 아역급은 되더라구요. 잘했어요. 힘들었을텐데..)
경찰이 떠나라고 했지만 일본인이 그 정도로 떠날 리는 만무하고, 오히려 상황은 더욱 악화돼서 결국 아이 외할머니가 동네 사람 소개로 무당을 불러와요. 무당이 황정민이에요.
무당은 경찰더러 네가 사람이 아니라 귀신을 건드렸다면서 굿으로 살을 쏘겠다고 하고 천만원을 받고 굿을 하기로 하는데 이 장면에서 아주 연기를 열심히 해요. (근데 전남 사투리 연기는 아주 파이에요)
굿을 하는 동안 딸아이는 방안에서 몸을 배배 꼬고 미치려고 하더니 제발 멈춰달라고 하고, 밖에서 굿을 하는 무당은 장승같은 것을 가져다가 쓰러트리고는 정을 박아가면서 살을 쏘고 (?) 동시에 화면이 교차되면서 그 일본인이 매우 괴로워해요. 그런데 딸이 괴로워하니까 경찰이 굿을 멈춰버리죠.
이때 중요한 건, 전반부에서 살인현장에 잠깐 등장했던 처녀가 산속 깊은 일본인 집 밖에서 몰래 일본인을 지켜보고 있어요. 애초에 경찰에게 일본인이 귀신이라고 결정적인 감을 제공해준 것도 이 여자거든요.
그러고나서 열받은 경찰이 친구들을 대동하여 다시 일본인을 찾으러 가요. 그놈이 진짜 귀신이면 내가 죽여도 어차피 안 죽겠네? 이러면서..
그러는 동안 일본인은 굿이 도중에 멈춰서인지 회생해서 그 여자랑 숲속에서 쫓고 쫓기다가.... 이 부분에서 약간 한국형 좀비물이 되는 지루함이 있습니다. 웃기긴 한데 좀.. 혼란스러워요.
아무튼 저도 지치니까 걍 대충 얘기를 마무리하자면,
산속에서 한바탕 푸닥거리 끝에 일본인을 죽인 경찰는 아이가 다 나은 줄 알아요. 그런데 실은 죽은 게 아니었고..
경찰은 한밤중에 자꾸 걸려오는 무당의 전화를 받고 집밖에 나갔다가 그 여자를 마주치는데 그 여자가 얘기를 하죠.
니 딸 아직 낫지 않았고 지금 니가 집에 돌아가면 니 가족 다 죽는다고. 새벽 닭이 세번 울 때까지 내말 듣고 가지 말라고.
그런데 무당은 그 여자가 귀신이다, 자신이 점괘를 잘못 봤던 것이다, 죽은 일본인은 그 귀신을 없애려던 무당이었다, 절대 그 여자 말을 듣지 말고 빨리 네 딸에게로 가라고 전화로 이야기해요.
경찰은 매우 갈등하고 의심하다가 결국 딸과 가족에게 가는데 이미 집에 있던 아내와 장모는 딸에 의해 칼부림으로 죽임을 당한 상태... 그리고 경찰은 그 여자의 말이 맞았다는 걸 깨닫고 칼을 들고 나타난 딸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자기에게로 오라고 하죠. 굳이 저항하려고 하지 않고요.
그런데 상황이 모두 종료된 뒤에야 무당이 도착해요. 무당은 분명 이 가족을 구하기 위해서 오고 있다는 듯이 엄청 바쁘게 돌아왓거든요. 경찰에게도 계속 전화를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서 얼른 가족을 지키라고 설득하고..
그런데 피칠갑을 하고 앉은 딸 옆을 지나면서 그 태도가 묘하게 체념이 아니라 익숙함에 가깝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시체를 발견하더니 무당이 꺼내는 건 카메라였어요. 일본인이 들고 있던 것과 같은 종류의 카메라요. 거기에서 한 번 더 반전이 있던 거죠. 즉 애초에 황정민이 연기한 무당은 일본인 귀신과 한패로, 귀신이 들린 것 같다며 자기에게 찾아오는 동네 사람들을 더욱 큰 악령의 길로 묶어놓는공범자였던 거죠. 완전 섬뜩.
저도 핵심 줄거리 되새길 겸 다시 한번 써봤는데 다 담지 못할 이야기가 너무 많네요.
곱씹을 장면도 상징도 많아요. 공포 지수는 5점 만점에 3.5 정도, 의외의 웃음도 5점 만점에 3.5 정도.
그 여자는 정체가 뭐죠?
잠이 안 와서 긴 댓글 쓴다 해놓고 잠에 취해 있었나 봐요. 그 여자의 정체가 중요한데.. 지박령이에요.
제가 다 담기 힘들어서 안 쓴 중요한 캐릭터와 내용도 많아요.
정성스러운 댓글에 감동입니다~~~!!!
저는 좀 내용을 알고 영화를 보면 더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알려달라고 했어요. 감사합니다!!!!!!!!!!!!!!!!
결말은요?다죽고 무당들만 살아남는거예요?
무서운거 잘 못보는데 볼 엄두도 못 내고 내용이 궁금했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아 너무 잔인한 거 같아서 일부러 살짝 모호하게 썼는데..
경찰과 그 부인, 장모는 딸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거구요.
- 여자 귀신이 집에 가지 말라고 할 때 이미 딸이 자신의 엄마와 외할머니를 죽이고 있어서 귀신은 아이의 아빠인 경찰 한 명이라도 살리려고 한 건지 어떤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더라구요.
- 죽임을 당한 순서는 집에 남아 있던 엄마와 외할머니. 그리고 경찰은 무당 말을 듣고 여자 귀신의 말을 의심하여 집으로 가서 피바다가 된 상황을 목격하고 허탈하게 주저 앉은 거예요. 그러고 나서 딸에게 이리 와서 나도 죽이라는 듯이 손짓을 하고.. 아마 딸은 이 때 다가가서 아빠도 죽였겠죠. 실제로 무당이 가서 사진 찍을 때 딸을 제외한 세 가족이 피를 뒤집어 쓰고 나오고요...
- 마지막 장면에서는 딸과 경찰이 놀이공원에서 함께 따뜻한 햇살 속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과 함께 거의 죽기 일보 직전의 경찰이 속삭이는 나레이션이 나오면서 끝나요. '효진아, 아빠 경찰이니까 괜찮아. 괜찮아.' 이런 식의...
아 그리고 또다른 중요한 장면이기도 하고, 제가 감독이 한 인터뷰같은 걸 찾아보고 있는 중이라 정확히 적지 않았는데..
댓글 설명에서 빼놓고 말씀드리지 않은 캐릭터가 있어요. 경찰의 동료가 일본인과 통역으로 삼으려고 데려 온 조카이자 동네 성당의 부제(아직 신부가 되기 이전 단계..라고 보시면 돼요.)요. 이 비리비리하게 생긴 부제가 계속해서 등장하거든요.
죽은 줄 알았던 일본인과 토굴 속에서 낫을 들고 마지막에 대면하는 것도 부제인데요, 일본인의 정체는 영화 내내 동네 사람들과 여자 귀신의 말대로 귀신인지, 아니면 중간에 바뀐 무당의 말대로 악마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무당인지, 또는 이 마지막 장면에서 일본인이 못이 박혔던 자국이 있는 손바닥을 보여주고 부제가 ‘주여...’하고 외칠 때 연상되는 것처럼 예수인지 헷갈려요.
그런데 어쨌든 부제가 그렇게 ‘주여’라고 외치고 난 다음에 일본인 스스로 아주 음산하게 웃으면서 악마의 형상으로 변해서 부제를 카메라로 찍어대는.. 그런 장면이 나와요. (사실은 이 장면 이후에 위에서 제가 설명했던 무당이 카메라로 경찰네 가족 시체들을 찍는 장면이 이어지는 거라, 관객들은 ‘아 아까 악마가 들고 있던 미놀타 카메라를 무당 놈이 들고 있는 걸 보니 저 놈이 악마랑 한 패구나!’하고 결정적으로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무당만 사는 거냐고 물으신다면,
무당은 살고요, 아마 악마도 지박령도 다 살고. 결국 불쌍한 경찰네 가족(딸은 일단 살아 있지만 다른 가해자들처럼 결국엔 죽을걸요..?), 그리고 부제만 죽은 거죠.
아 그리고 아이피 주소가 바뀌었지만 제가 새벽에 길게 댓글 단 사람과 동일인물입니다. 점심시간이 길어서 월급루팡 짓을 하네요. 영화가 생각보다 여운이 길어서 자꾸 줄거리를 다시 적으며 정리하고 싶어져요.
와 58님 정리하고 싶으셨던 게 저한테는 행운이에요. 영화 궁금하고 볼 용기는 없었는데 너무 잘 읽었습니다.
원글님도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