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풀먹임 얘기 나와서

풀냄새 조회수 : 955
작성일 : 2016-05-09 09:53:40
결혼 전에는 엄마가 이부자리 풀먹여서 손질해 주셨어요. 상당히 손도 많이 가는 일이라 저도 같이 했는데, 그럴 때마다 엄마는 계모인가보다 했지요. 순서가 헷갈리는데 우선 이불 요 홑청을 뜯어 빨아서 풀을 먹인 후 살짝 말려요. 그러고 나면 펴서 마주보고 길게 잡고 마구 잡아당겨서 주름을 폈던가? 서로 잡아당기다 놓치기도 하고 끌려가기도 하고. 그 후에는 잘 개어서 접어서 천에 싸고 제가 올라가서 한참을 밟았어요. 학생이라 시험공부 하다가도 책들고 밟았지요. 귀찮으면 바둑판으로 눌러놓기도 했구요. 마지막 과정은 바느질이었네요. 큰 돗바늘로 이불 꿰매는데 어찌나 까다로운지 그것도 규칙이 있답니다. 사이드부터 꿰매고 위 아래 하기. 이것까지도 할만한데 목쪽으로 한겹 더 달게되면 바느질이 어려워요. 그러고 나면 정말 빳빳한 이불이 완성이죠. 이걸 매달 혹은 이주마다 가족들 온 이불을 했는데, 그 때는 지긋지긋해서 꼭 결혼하면 그냥 빨아서 지퍼로 여미는 이부자리 쓰겠다는 결심도 했어요. 지금은 풀냄새, 그 차가운 느낌이 그립네요. 뭔가 정갈한 느낌도 나고 때도 덜 타는거 같았는데. 지금은 손이 많이 가서 할 수도 없고 엄두가 안나요. 저 완전 시골사람 같죠? 실은 8학군 한복판에서 자랐고 지금도 생활하고 있다는게 반전. 저희 엄마 볕에서 육포 말리시면 벌레 앉지 못하게 하루종일 부채질 시키기도 하셨는데ㅋㅋ


이런 일은 많이 했는데 결혼 전까지 밥도 안해보고 과일도 안 깎아봤다는게 좀 모순이긴 하네요. 엄마는 나이들어 가시고 풀먹인 이불이 그리운 나는 아직도 철딱서니 없는 딸이고ㅠㅠ


어버이날이라 엄마랑 점심 예약 했는데 더 잘 해 드려야겠어요. 엄마 고맙고 사랑해요 건강하게오래 사셔요.
IP : 218.48.xxx.11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6.5.9 9:58 AM (49.142.xxx.181)

    원글님 40대 중반 후반 뭐 그쯤 되신듯
    저랑 상황이 너무 비슷해서 ㅎㅎ
    저도 8학군 한가운데서 살았는데 뭐 그 시절은 8학군이 그리 대단하던건 아니였지만
    그래도 서울고 상문고 휘문고 다 유명했었고...
    암튼 저도 그리 엄마가 이불 홑청 뜯어 풀먹이고 하던 과정 기억나요.

  • 2. ..
    '16.5.9 10:05 AM (14.40.xxx.10) - 삭제된댓글

    저 50대 중반
    일하는 언니들이 집에 있어서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풀메기는 모습 보고 자랐기에
    결혼해서 10여년은 풀메겨서 다려서 호청 끼우고 했지요
    모시옷도 풀해서 입었고요
    국산 삼베일불 해주신거 풀해서 덮었고요
    지금은 이불호청은 안하지만
    삼베이불은 풀해서 덮는답니다
    풀하지 않으면 금방 :떨어지거든요

  • 3. 풀먹인 이불홑청
    '16.5.9 10:08 AM (125.128.xxx.138)

    50대 중반인 저는 제가 좋아서 아직 홑청풀먹여서 꿰매어사용합니다.
    특히 여름 삼베카페트에 풀을 먹여
    적끈적한 장마철에 누워 종아리를 문지르면
    사각사각 거리는 촉감을 포기할수 없더라구요~

    제 친구들 저 풀먹이는 것 보고 다들 한마디씩 합니다
    할일 없는 아짐 하나 있다고
    저 워킹맘 입니다.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8317 이게 무슨 말인가요? 4 ??? 2016/05/15 1,016
558316 82 댓글 되게 예민하지 않아요? 16 너무하네 2016/05/15 1,958
558315 휴양지에서 편하게 신을 만한 신발 추천 좀 부탁드려요. 1 ... 2016/05/15 665
558314 오늘 대형마트 열었나요? 4 2016/05/15 1,374
558313 [후기] 어제 14일 82쿡 회원들이 봉하마을 다녀왔습니다. 8 우리는 2016/05/15 1,546
558312 친정엄마랑 하루 이상은 못있겠네요. 11 .... 2016/05/15 6,301
558311 유언장보다 유류분 제도가 우선이예요 36 딩크부부 2016/05/15 9,854
558310 정신적 사랑이랑 육체적 사랑이 분리되는 경우... 2 F 2016/05/15 2,094
558309 밀납에 쌓인 동그랗고 딱딱한 치즈 어떡게 먹나요? 11 치즈무식자 2016/05/15 2,166
558308 드디어 시아준수 노래 찾았어요 4 .. 2016/05/15 1,766
558307 작은회사에서 ERP프로그램 많이쓰나요? 4 중소기업 2016/05/15 1,504
558306 위암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 인가요? 6 2016/05/15 4,055
558305 어제가 로즈데이였네요? 12 로즈데이 2016/05/15 2,464
558304 젖니가 늦게 빠지면 키크나요 13 유치 2016/05/15 4,005
558303 영상 보세요 넘 힐링돼요 12 ... 2016/05/15 2,845
558302 항공권은 왜 취소금이 20만원이나 할까요? 11 궁금허네 2016/05/15 2,745
558301 구내식당에서 배식시 밥은 스스로 푸게하는데 외국인에게 2 oo 2016/05/15 1,955
558300 우상호 “국정원-검찰 개혁 않으면, 조응천 정보 터트리겠다” 3 ㅇㅇ 2016/05/15 1,404
558299 특목고 평균 90이면 너무 걱정안해도 되려나요? 6 ... 2016/05/15 2,477
558298 애견카페 개들 냄새 나네요 16 애견카페 2016/05/15 4,394
558297 항공권값 누가 내야 할까요? 73 hum 2016/05/15 18,018
558296 외국에서 아이키우시는 분들 정말 감기에 약 안주나요? 15 마키에 2016/05/15 16,514
558295 일체형비데 쓰시는분~~ 1 ㅇㅇ 2016/05/15 1,455
558294 역삼아이파크2차 어떤가요? 3 dma 2016/05/15 1,524
558293 다시 캣초딩이 된 깡패 고양이 10 ........ 2016/05/15 1,6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