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친정식구들이 그러는 것도 미치는데 제 남편도 만만치 않습니다. ㅠㅠ 화가 나서 한대 치고 싶을 때도 있어요.
친정엄마가 넘어지셔서 다리를 다치셨는데 한달 간 방치하시더니 이젠 걸음걸이 조차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어요.
연세가 70이 넘으셨으면 바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인데 그걸 참으신 게 답답하고 짜증이 납니다.
예전에도 돌아가신 아버지가 화상을 입으셨는데 참다가 감염이 되셔서 일이 크게 된 적도 있었구요. 제가 응급실에
가시라니까 너처럼 병원 좋아하지 않는다며 노발대발하셨어요. 제 얘기 안 듣다 결국 한달 넘게 치료받게 되셨구요.
엄마는 예전에 골절인데 침만 맞으시다가 기브스하시고 그 한달을 제가 일 그만두고 매일같이 가서 밥하고 설거지
빨래 셔틀을 했었어요. 지금 또 그러게 생겼는데....저도 몸이 지금 아주 안 좋거든요. ㅠㅠ 친정이 돈이 없냐면 아주
부유한 편이에요. 그런데도 그러십니다. 제 남편은 이가 아픈 걸 참고 견디더니 결국 밥 먹다가 이가 부서져서 결국
비싼 돈 주고 임플란트 했습니다. 충치 초기였을때 치과 갔으면 몇만원에 끝낼 일을 그렇게 만들더군요. 아 놔...;;;
엄마는 골절보다 더 힘든 게 우울감이 심하신 것 같았어요. 제가 가까이 사는데 밥 먹고 싶다고 전화했는데 안 받는걸
화를 내시더라구요. 전 무음으로 해놓고 잤거든요. 너무 몸이 아파서요. 내일부터 엄마 곁에 붙어서 셔틀을 해야합니다.
아버지 뇌암수술 후에 거동 못하실 때도 절 매일 불러서 간병을 시켰어요.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제가 결국 몸이 다
망가져서 잇몸이 내려앉을 지경이 되었는데 항암치료때 자주 안 와본 것을 서운해하십니다. 저 간병의 달인입니다.
오진, 의료사고 이런 거 진짜 미리 미리 대처하고 차트 복사하고 수술기록지 떼놓고 그렇습니다. 의사들도 저하고만
얘기하려고 기다립니다. 의사들이 저에게 늘 하는 얘기가 병은 초기에 고쳐야 되고 타이밍이 중요한데 항상 그 점을
잊지않고 적절한 처치를 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합니다. 아픈 사람만 봐도 촉이 바로 옵니다. 어떻게 어느 병원을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바로 바로 나옵니다. 그런데 제 부모님과 남편이 이러니...ㅠㅠ 애들도 아픈 것을 꾹 참고
말을 안 합니다. 결국 결석하게 되고 조퇴하게 되고....진짜 화가 날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아픈 것을 왜 참는지 진짜
너무 궁금합니다. 병원비 문제도 아니고....일종의 정신승리인가요? 남편도 운동하고 부지런한데 건강검진 수치 보면
제가 훨씬 낫습니다. 운동 아무리 해도 아플 수 있다는 것을 살아보고 깨달았다니까요. 어린이날 엄마 음식 바리바리
싸들고 갈 생각 하니까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물론 사랑으로 잘 키워주셨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이러네요. 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