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어쩌고 저쩌고 해도 결국
얼굴 예쁜 게 최고예요
친정이 잘 사는 게 최고예요
남편 잘 만나는 게 최고예요
이런 식의 말들이요.
이게 사실이니 어쩌겠냐, 식으로 말들을 하시지만 결국 무슨 이야기가 나와도 저런 결론으로 끝나는 거 볼 때마다 참 씁쓸합니다.
예쁜 얼굴, 잘 사는 부모님 이건 다 태어날 때부터 타고 나는 것들이죠. 본인이 노력으로 어떻게 하기 어려운 것들.
(또 여기는 성형해서 예뻐진 건 안 쳐주잖아요? ㅎㅎ)
남편 잘 만나는 거, 그게 그나마 노력으로 어떻게 되는 거라고 치더라도
결국 내가 스스로 얻는 게 아니라 남편이 잘나서 나는 옆에 있기만 해도 자동으로 주어지는 것들이라는 거...
전업 이야기하려는 건 아닌데, 메인에 전업 분란 일으키는 글에서 왜 불로소득만 높게 치느냐 하는 덧글을 봤는데 정말 공감이 되더라고요.
태어날 때부터 예쁜 얼굴, 원래 잘 사는 친정, 잘난 남편...
이런 결국 내가 스스로 얻은 능력이 아니라 주어진 것들만 최고로 생각하는 거
여자는 자기 손으로 일궈서 얻을 필요 없고, 그냥 원래 공주처럼 태어나서, 좋은 남편과 부모님이 다 해주는 거 받고 사는 게 최고다 이런 거 같아서 솔직히 씁쓸하네요.
여기는 보면 최고의 자랑거리가 우리 친정 잘 살아서 건물 남겨준다. 나 얼굴 예뻐서 남편 잘 만났다 이거잖아요.
그게 자랑거리로 여겨지는 거 자체가...
아무리 익명이라고 해도 참 좀 그렇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물론 여기 오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진 않겠죠.
모든 걸 이미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 난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편하게만 살고 싶은 마음... 뭐 그런 거 없는 사람 있겠나요. 하지만 그걸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심지어 현실이 그런데 뭐 하고 긍정까지 하는 게 과연 옳은지는...
제 손으로는 아무것도 일구지 않고 공주처럼 타고나고 절로 주어지는 것들만 누리면서 살아가는 것을 최고로 여기는 삶이라는 게... 좀 슬프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