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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살다가 배우자가 사고나 병으로 장애가 된 경우

슬픈현실 조회수 : 5,073
작성일 : 2016-05-03 21:09:29

혹시 경험 있으신분?

제 생각엔 이 시점이 언제냐 따라 받아들이는 마음 가짐이 참 다를 것 같아요.

결혼해서 아이도 컸고 둘다 5-60대 이상이라면 그 간의 의리와 추억으로 굳건히 잘 이겨낼 수도 있을것 같은데 결혼 후 너무 일찍 너무 이른 나이에 찾아온 경우라면 참 답이 없네요.


제 경우를 예를 들자면 결혼 한지 3년만에 남편이 사고로 머리를 다쳤어요. 그 후 재활 치료 입원 등등으로 이제 일상 생활을 할 정도로 좋아졌긴 해요 (지금 사고 난지 10년후). 근데 그 후유증이 참 커요. 일단 말이 굉장히 어눌해 져서 한 번에 제대로 알아듣기 힘들고 청력도 예전보다 나빠지구요, 뭐랄까 그냥 살짝 나사 하나가 헐렁하게 풀린 느낌. 그 사람은 맞는데 뭔가 좀 아닌것 같고..가장 큰 후유증은 팔다리가 불편해져서 지팡이 없이는 잘 못 걸어요. 좀 먼길을 갈 때는 장애인 전동차 이용하구요.불행중 다행으로 예전에 하던 일을 계속 할 수 있고 (시간은 줄였지만) 시부모님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세요. 저도 괜찮은 직장이 있구요.

처음엔 너무 놀라 울기도 많이 울고 생사를 오가는 길목에서 그저 살아줬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요 그게 한 3년 정도 지나니까 별 의미가 없어지면서 점점 화가나고 짜증이 나는거예요. 일단 아이는 원래 서로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건 제외하고서도, 제 성격이 내부적으로는 항상 주눅이 들고 겉으론 화로 똘똘 뭉쳐지게 되었네요. 같이 다닐 때 시선도 불편하고 또 잘 해 주려고 하는 사람들은 그 동정의 눈길에 제가 더 불편하고. 그러니 새로운 사람들 만나기는 싫고 저도 자꾸 숨기게 되고 혼자만 나가고 혹은 안 나가고...뭔가 떳떳하지 못한것 같고 맘이 항상 실타래가 잔뜩 얽힌 느낌..아시겠죠?


이혼요? 물론 생각해 봤는데요, 그건 또 쉽게 하기가 힘들더라구요. 동지애나 연민 같은것도 있고 제가 딱히 다른 이성이나 결혼생활을 꿈꾸는 것도 아니고, 남편 장애 부분만 제외하면 지금까지 같이 이뤄온 삶이 편해요. 경제적으로도 안정적이구요. 그리고 남편은 좋은 사람이거든요.


근데 하루하루 생활에서 사소한거에 제가 폭발하는 횟수가 너무 잦아요. 그가 무슨 말을 했는데 못 알아 들으니까 저는 화 팍 내고 그냥 나가고, 어디 여행을 가려해도 그저 편한곳만 찾아야 되고 (시작부터 끝까지 신경써야 할게 많아요), 걸을 때도 제가 옆에서 팔을 잡아주는데 그냥 막 걸어가려다가 넘어질 뻔 해서 그 것 때문에 소리 확 지르고. 암튼 뭐 이런식이예요. 뭐를 해도 제가 주도적이여야 해요. 운전도 보호도 진행도..만약 같이 가다가 제가 깡패한테 맞거나 몹쓸일을 당해도 남편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허우대 멀쩡한 남편 두고.. 그런 생각하면서 또 갑자기 또 울컥하고. 사소한 것들 참 많아요 그게 생활이니까요. 남들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게 저는 한 번 더 생각해야 할 문제가 된거예요. 쇼핑 몰을 가면 꼭 엘리베이터 (에스칼레이터 말고)를 찾아야 하고, 집에 뭔가를 사서 설치 하고 싶은데 (큰 일 말고 부부가 할 수 있는 일요) 남편이 못 하니 그냥 안 하고 말지 하면서 울컥하고. 대화를 해도 시원하지가 않아요. 잘 못알아 듣는 것도 있고 사람이 몸이 불편하면 그냥 사는 생각에 바빠지기 때문에..뭔가 제대로 대화가 안 풀린다고나 할까요.


친구들과도 얘기해보고 상담도 해보고 했지만 결론은 남편이 정말 막말로 죽기 전까지는 제가 어떤 방법을 택해도 완벽한 자유는 없을것 같다는 거예요. 아 한 친구는 시간이 가면 갈 수록 더 힘들어 지니 지금 눈 딱 감고 갈라서라고 하긴 했죠. 그렇게 하려고 하다가도 또 생활에 묻어가고 살고 그러길 벌써 10년째네요. 그렇게 맘 속에 항상 무거운 돌을 깔고 삶을 살고 있죠. 그 와중에도 웃을 일도 있고 재미있는 일도 있긴 해요. 어떤 하루는 좀 낫고 또 어떤 하루는 슬프고. 뭐 그래요.


전 이렇게 변해 버린 제가 참 불쌍해요. 예전엔 활기차고 잘 놀고 웃고 그랬는데 이젠 그런 거에서는 너무 거리가 멀어지고 앞으로도 대책이 없다는 생각에 가끔은 절망스럽기도 해요. 그냥 하루하루를 빨리빨리 살아버리고 끝내고 싶어요.


길고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한 번쯤 쓰고 싶었어요.

 



IP : 160.219.xxx.250
3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고...
    '16.5.3 9:14 PM (39.7.xxx.81)

    참 3자의 입장에서 쓰기에 죄송하기도 합니다.
    원글님 상황이 아이는 없네요.
    사실 이런 상황은 아이와 사랑 동정 연민이 네가지 감정으로 살아가지는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글님은 지금 동정으로만 겨우 인내하면서 살아가고있는것 같아요.
    긴병에 효자없다고 하는데 아이도없고.. 남편은 부모도 아니고 남이죠. 정말 둘사이에 끈이 없는거죠.
    이혼을해도 누가뭐라고할 상황도 아닙니다. 욕할 권리도 없고요. 잠시 떨어져 생활하면서 감정을 다시 돌아보는방법을 추천해요

  • 2. ㅡㅡㅡㅡ
    '16.5.3 9:18 PM (115.137.xxx.109)

    그 맘이 이해되요..
    수고많이 하시고 계시네요...ㅜ
    힘내세요.
    경제적 여유도 있으시고 좋은남편분이니 장점만 의식적으로 생각하시구요.
    원글님이 글쓰시는거보니 야무지셔서 더 안타깝지만 그래도 좋을날 볕들날 앞으로 많겠죠.
    늘 밝게 웃으며 행복하시길 빌어요.

  • 3. .....
    '16.5.3 9:18 PM (112.158.xxx.147) - 삭제된댓글

    사지멀쩡한남자하고 살고있어도 남의식빼고
    원글님과같은생각 수 없이하고 살아요 .
    남편이있어도 듬직하지가않아요.
    장점은딱하나 연봉통째로 주는것

  • 4. ㅇㅇㅇ
    '16.5.3 9:31 PM (39.112.xxx.110)

    그냥 이렇게라도 한번씩 털어내고 하세요
    그리고 어떤생각을 가지고 님이 행동을 하건 나의 삶도 소중하고 귀하다라는것 그것도 꼭 생각하시구요

  • 5. 토닥토닥
    '16.5.3 9:34 PM (211.215.xxx.227)

    님은 앞으로 무조건 잘 될 겁니다
    무슨 결정을 내리던 누구도 뭐라 할 수 없어요

  • 6. ....
    '16.5.3 9:34 PM (1.235.xxx.248) - 삭제된댓글

    원글님 힘내세요,.
    일어나지 못한 일에 뭐라 말하는게 송구스러운 제 3자이지만

    오히려 반대의 입장이였으면 어떠할가요? 만약 배우자가 나 아프다고 버리면 더 슬프지 않았을까요?

    저는 가끔 남편이 그리된다면 끝까지 끌고 갈겁니다.
    그걸로 제가 힘들어지고 아프다해도 끝까지요.
    왜냐하면 내 사람이니깐요.

    아내가 밥해주는 사람이라 보는 남자라면 아내가 아프면 버립니다
    남편이 돈벌어주는 사람이라면 남편이 돈 안벌어오면 버립니다.
    목적이 그거니깐요. 너무 비참한 부부관계 아닌가요? 그에 비하면 원글님은
    힘은 들어도 진정한 부부라 보여집니다.

    두사람은 한 공동체잖아요. 그런 귀한사람 귀한인연이라 봅니다.

  • 7. ....
    '16.5.3 9:37 PM (1.235.xxx.248)

    원글님 힘내세요,.
    일어나지 못한 일에 뭐라 말하는게 송구스러운 제 3자이지만

    오히려 반대의 입장이였으면 어떠할가요? 만약 배우자가 나 아프다고 버리면 더 슬프지 않았을까요?

    저는 가끔 남편이 아프다면 생각하는데 끝까지 끌고 갈겁니다.
    그걸로 제가 힘들어지고 아프다해도 끝까지요.
    왜냐하면 내 사람이니깐요.

    아내가 밥해주는 사람이라 보는 남자라면 아내가 아프면 버립니다
    남편이 돈벌어주는 사람이라면 남편이 돈 안벌어오면 버립니다.
    목적이 그거니깐요. 너무 비참한 부부관계 아닌가요? 그에 비하면 원글님은
    힘은 들어도 진정한 부부라 보여집니다.

    두사람은 한 공동체잖아요. 그런 귀한사람 귀한인연이라 봅니다.

  • 8. 그냥
    '16.5.3 9:40 PM (175.126.xxx.29)

    글이 길어 대충 읽었지만,
    일단 님나이 젊을것이고 애도없고
    경제력도 있고....

    그냥 그런 삶 살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남편은 남편의 인생이있고(부모하고 살겠죠)
    님은 님의 인생이 있는거에요

    돌덩이 하나를 얹고사는 느낌....그게 부담이겠죠
    님은 자각하지못하고 인식하지 못하는...

    지금의 생활이 좋다..라고 하지만,

    정말 좋아서 좋은거 같지는 않고
    그냥...자기합리화 같아..보인다면 너무 억지일까요?

    글쎄 읽는 제가 더 답답해오네요
    인생 길어요.님 120세까지..이런상태를 젊은날을 허비하며 살고 싶으세요?
    어떤 열정도 없이요?

    차라리 이혼하고

    혼자 살든지
    혹시 다른 남자 만나 사랑하게되면 결혼도 하고
    사는것 같이 살아보세요.

    지금은 박제된 인생?
    멈춘인생?
    억압된 인생?인듯 보여요.

  • 9. 원글님
    '16.5.3 9:45 PM (222.116.xxx.45) - 삭제된댓글

    그런남자랑 결혼했어요
    이제 19년차예요
    원래 결혼이란걸 안하고 살려다가 그냥 어떻게 결혼했어요
    저는 그냥 남편 이해를 해요
    아직 우리는 차가없어요
    남편이 운전을 못하니 내가 혼자 자신이 없어서요
    만약에 무슨일이 생겨도 도와줄 사람이 없으니 그래요
    울 남편도 직업은 튼튼해서 직장은 잘다녀요, 아니 겨우 다니지요
    우리는 다행히도 결혼하고 엄청 좋아졌어요
    결혼도 최소한 간단하게 신부님앞에서 반지만 주고받는 결혼식으로 햇어요
    울 남편이 몸이 흔들려서 사람 많이 모아놓고 하는 결혼식이 부담스러웠거든요
    결혼하고 아주아주 많이 좋아졌어요
    원글님 남편에게 애정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인간으로 이해를 한번 해보세요
    열심히 살면서 점점 좋아질수도 있잖아요
    울 남편 내가 자기 살렸다고 참 고마워해요
    그런데 난 울 남편이 고마워요
    평온한 인생 살았거든요
    돈은 없었어도 마음은 편하게 살았어요
    나를 이렇게 챙겨줄 남자가 어디있겠어요
    울 아들 어릴때 한번도 못 안ㅁ아 주었어요
    좀 커서 아이가 균형을 잡을때 안자줬어요
    손에 힘 강약이 조절이 안되서요, 울 아들 어릴때부터 철 들었어요
    늘 아빠 배려하면서 컷어요
    지금 고등학생인데 아빠가 제일 좋대요,엄청 잘하는 아빠거든요

    남편이 꼬인게 없다면,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면 남편에게 기회를 주시면 어떨까 싶어요
    울 남편 지금도 2급 장애인이예요
    그래도 괜찮아요,
    아주 좋은 사람이거든요

  • 10. .......
    '16.5.3 9:46 PM (61.80.xxx.7)

    우리 교회에 아들이 30대에 그렇게 된 경우가 있어요. 그 집은 시부모님이 나서서 며느리 떠나보내줬어요. 아들은 우리가 책임지면 되고 며느리는 한창 나이인데 이렇게 살게 할 수 없다고요.

  • 11. 토닥토닥
    '16.5.3 9:47 PM (65.94.xxx.115)

    누구나 겪을수 있는일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보다 힘드시고 화도 나실수 있구요.

    저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시라고 조심스럽게 추천드려요.
    시부모님이 도와주신다니 여행도 짧게라도 혼자 다녀와보세요. (가까운곳이라도)

    아이가 있다면 체념 하는 부분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면 정말 체념하지 못하는 응어리가 있으실거에요.

    사실 저는 아이가 약하지만 장애가 있어요.
    어려서는 별로 들어나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이가 크니 점점 문제가 보이고 앞날도 걱정이에요.
    하지만 제 아이니까 아이가 그렇게 된게 마치 제 잘못같아서 너무 괴롭더라구요.
    저는 암수술 하고 그래서 맘을 비웠어요.
    어차피 이 아이를 제가 지켜주려면 저도 제 병 이기고 잘 살아야 겠다는..

    그래서 길게는 못가도 당일로라도 너무 답답하면 훌쩍 어디든 다녀와요.
    그렇게 안하면 못 견딜것 같더라구요.

    관심있던 취미도 좋고 몰두할수 있는 운동도 좋고 하루에 짧아도 님만을 위한 시간을 꼭 비워두세요.

    하루를 그냥 살아버린다는 말이 맘에 팍 와닿아서 길게 답글 남겨요.
    힘내세요!!

  • 12. 그냥
    '16.5.3 9:49 PM (1.237.xxx.109)

    글 읽는데 님 참 지혜로우신분 같다는 생각이들어요.상황에 수긍하고 고통스런순간을 잘이겨내신거같고...예기치못한 상황들에 순간순간 짜증나고 화가나는 부분이 있겠으나 끝까지 남편과 함께지내실거 같아요.지금처럼 소소한행복도 느꼈다 몸불편한 남편과 완벽하지못한 커뮤니케이션에 답답함도 느끼면서..여튼 살면서 더 많은 행운이 함께하길 바랄께요.

  • 13. 하루8컵
    '16.5.3 9:52 PM (112.140.xxx.149)

    님 글속에 답이있는듯.
    맘이 복잡하시죠.
    결론 내지말고 이렇게 풀다 또 시간에 맞겨보세요.

    혹 어떤상황이던 후에 글한번 올려주세요.
    어떤 삶을살던 응원합니다.

  • 14. 님~
    '16.5.3 10:21 PM (110.8.xxx.185) - 삭제된댓글

    저 지인 남편분이 시각 장애1급이세요
    남편이 결혼 얼마후 그렇게 되셨다고 해요
    그러고보니 결혼 년차가 15년쯤
    아들 하나 있으시고요
    두분다 결혼이 늦어지셔서 지금 50대 초반이세요
    다행히 이분들도 원글님네처럼 경제적인 여유는 있으세요
    시댁이 뒷받침도 해주시고 남편분도 직장이 있으시고요
    제가 옆에서 가까이 지내는데 두분 너무 예쁘게 사세요
    부인분이 정말 남편한테 잘하세요~ 정말 저희 부부보다 행복하게 사시더라구요~
    그냥 그렇다고요~ 님 힘내세요

  • 15. 님~
    '16.5.3 10:21 PM (110.8.xxx.185)

    저 지인 남편분이 시각 장애1급이세요
    남편이 결혼 얼마후 그렇게 되셨다고 해요
    결혼 년차가 15년쯤
    아들 하나 있으시고요
    두분다 결혼이 늦어지셔서 지금 50대 초반이세요
    다행히 이분들도 원글님네처럼 경제적인 여유는 있으세요
    시댁이 뒷받침도 해주시고 남편분도 직장이 있으시고요
    제가 옆에서 가까이 지내는데 두분 너무 예쁘게 사세요
    부인분이 정말 남편한테 잘하세요~ 정말 저희 부부보다 행복하게 사시더라구요~
    그냥 그렇다고요~ 님 힘내세요

  • 16. ..
    '16.5.3 10:22 PM (112.152.xxx.96)

    부부여도 우선 주고받는게 아닌 보호자의 역활을 하게되니 많이 지치고 힘드실것 같아요....본인이 수긍할만큼의 희생을 하시되 본인의 맘을 한번씩 힐링하면서 하셔야 할것같아요..위로하는 맘으로 적습니다..힘내셔요..

  • 17. 맥스
    '16.5.3 10:55 PM (122.42.xxx.64)

    모든 이들은 다 자신의 깜냥이 있는 법......

    애초에 본인이 남에게 의지하면서 살아야 하고,
    그걸 바란다면....
    그런 대상을 찾아야지....

    자기연민에 빠져 허우적댄다고 누가 본인의 양심의 가책을 덜어줄 순 없음.

    손 안대고 코풀려고 하지 말고..
    코가 막혀 풀고 싶으면 스스로 해결할 것...

    ==================================================

    '전 이렇게 변해 버린 제가 참 불쌍해요. 예전엔 활기차고 잘 놀고 웃고 그랬는데 이젠 그런 거에서는 너무 거리가 멀어지고 앞으로도 대책이 없다는 생각에 가끔은 절망스럽기도 해요. 그냥 하루하루를 빨리빨리 살아버리고 끝내고 싶어요.'

    ========================================================


    진짜 자기연민 작살이다.....

  • 18. ..
    '16.5.3 11:04 PM (14.32.xxx.52)

    그런 반응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상황을 빨리 인정하고 타고나게 긍정적인 사람은 그런 마음이 덜할테지만..대부분 평범한 사람은 원글 님 같은 반응을 보이겠지요.
    저는 배우자 문제는 아니지만
    제 자신이 건강에 문제가 생긴 후부터는 건강 뿐 아니라 정신도 같이 망가지더군요. 성격도 좀 모나게 되고 가족들도 힘들게 하구요. 참 인간이 나약한 것 같아요. 그래도 성당 다니면서 마음을 돌리고 가진 것에 진정 감사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요.

  • 19. 부모가 아닙니다
    '16.5.3 11:05 PM (221.151.xxx.105) - 삭제된댓글

    원글님은 아내이지 부모가 아닙니다
    님의 식어버린 애정에 남편도 함께 있는 시간이 힘들거에요
    남은 삶을 위해서 헤어지시는게 좋을것같아요
    겪어보지않은 어느누구도 님을 비난할수는 없어요
    일방적인 사라은 부모만이 줄 수 있네요
    그동안 수고하셨어요
    제 동생이라면 훨훨 날아가라고 하고 싶어요

  • 20. ㅜㅜ
    '16.5.3 11:06 PM (221.151.xxx.105)

    원글님은 아내이지 부모가 아닙니다
    님의 식어버린 애정에 남편도 함께 있는 시간이 힘들거에요
    남은 삶을 위해서 헤어지시는게 좋을것같아요
    겪어보지않은 어느누구도 님을 비난할수는 없어요
    일방적인 사랑은 부모만이 줄 수 있네요
    그동안 수고하셨어요
    제 동생이라면 훨훨 날아가라고 하고 싶어요
    인생 한 번 사는거에요

  • 21.
    '16.5.3 11:22 PM (202.136.xxx.15)

    어머님이 50대 초반에 뇌출혈이 오셨는데요.5-6년 같이 치료 받으시는 분들이 젊은 분들이 많으셨고
    이혼남이 많더라구요. 부인들이 떠나가요.

  • 22.
    '16.5.3 11:24 PM (202.136.xxx.15)

    위에 이어서 황신혜 동생이 구족화가인데요. 전신마비인가 그래요. 근데 와이프는 그런 남편을 보고 결혼했고 엄마가 감사한다고 했어요.

  • 23. 친구
    '16.5.3 11:29 PM (112.154.xxx.98)

    중딩 동창 두명이 결혼을 했습니다
    저랑 똑같은달에 결혼하고 연년생 아들도 두명 낳고 잘살다가 남자가 갑자기 쓰러졌고 혼수상태로 1년 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 났어요
    첫째 초등1때. 남자나이 39살때였어요
    처음에는 제발 눈만 떠달라 했고 눈떴을때는 의식만 있어라
    그다음엔 재활치료 2년

    3년병원 생활하고는 아무것도 더 이상 해줄것이 없다며 집으로 갔어요
    뇌출혈로 쓰러져서 정신연령 4살수준으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네요

    말도 어눌하고 왼쪽 팔 다리는 전부 마비되서 걷는것도 힘들고요 혼자서 겨우겨우 화장실은 가는데 사용후에 화장실이 난리날 정도고요

    친구는 전업에 아이만 키우던사람이고 시댁은 본인들 살기 바빠서 경제적인 도움 하나 못받고요
    시부모님 두분 모두 일하셔서 아픈 아들 잠깐이라도 돌봐주지 못하는 형편이구요

    남자직장에서 치료비는 다행히 다 나왔으나
    집으로 간후에는 온전히 생활은 친구가 감당하게 됐어요
    거의 10년을 전업으로 아이만 키우던 친구가 할수 있는건 별로 없더라구요
    화장품 방판과 마트 캐셔 두가지일을 합니다

    아이들은 커가고 남편은 아기가 되서 혼자 밥도 못 차려먹고
    하루종일 집에서 티브만 보고 지낸다 해요
    초등생 둘째가 아빠 챙기고 첫째가 집안일하고..
    그집 아이들 우리아이들과 동갑들인데 철이 일찍 들었더라구요

    친구는 아이들 보고 산다 하는데 가끔 식사한번씩하는데
    그런소리를 하대요

    외로워서 너무 힘들다구요
    이런 힘든생활의 끝이 안보이고 아기가 된 남편을 평생 돌보고 살아야 하는 삶이 너무 비참하다구요

    힘들어 지쳐 집에 가면 아기같은 남편이 친구와 대화도 소토오 안되고 남자로서 역활 하나 못하고
    아빠,가장역활도 못하고

    가끔은 빨리 남편이 그냥 없어지거나 죽어버렸음 좋겠다고 생각한답니다

    아이들 커가면서 나중에 친구가 혹여라도 먼저 세상을 떠난다면 아이들에게 짐으로 남을사람
    아이들 가정꾸리는데 걸림돌이 될 사람
    이생각을ㅈ하면 미치겠다고 합니다

    시댁에서는 살기 바쁘니 친구네 가정은 돌볼수 있구요

    다행인건 아이들이 영재소리 들을만큼 똑똑하고 엄마 위하고 아픈 아빠 챙기고 참바르게 자랐어요

    사교육 없이도 언제나 1등..

    친구는 모든 희망을 아이들에게 걸고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요

  • 24. 희잠꿈
    '16.5.4 12:06 AM (27.113.xxx.4) - 삭제된댓글

    글읽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그냥 원글님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너무 큰 짐을 지고 사시는데 뭐라 말할수도 없고 그 심정 어찌 다 이해할수있을까요.. 다만앞으로는 더 많이 웃고 행복하시길 기도해요..

    그리고 댓글 중간에 입찬 소리로 격언인지 뭔지 끄적거리다 마지막엔 작살이다로 끝내는분 너무 싫습니다..원글님의 희생적인 삶을 천박하게 '자기연민 작살이다'라고 표현하고.사람앞날 어찌될지 모르는데 그러는거 아닙니다

  • 25. 희잠꿈
    '16.5.4 12:08 AM (27.113.xxx.4)

    글읽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그냥 원글님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너무 큰 짐을 지고 사시는데 뭐라 말할수도 없고 그 심정 어찌 다 이해할수있을까요.. 다만앞으로는 더 많이 웃고 행복하시길 기도해요..

    그리고 댓글 중간에 입찬 소리로 격언인지 뭔지 끄적거리다 마지막엔 작살이다로 끝내는분 너무 싫습니다..원글님의 희생적인 삶을 '자기연민 작살이다'라고 천박한 표현으로 끌어내리고.사람앞날 어찌될지 모르는데 그러는거 아닙니다

  • 26. ...
    '16.5.4 1:55 AM (221.151.xxx.173) - 삭제된댓글

    원글 님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어요.
    구구절절 다 쓰지 않은 원글님의 하루하루.
    그걸 어찌 다 말로 할까요?
    말도 한들 누가 알까요?
    그저 웃지요.
    사람들은 저희 가족을 보고 무척 밝고 긍정적으로 잘 산다고 합니다.
    그런 환경이어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을 할 때 저희 가족을 예로 들지요.
    실제는 어떠냐고요?
    어떤 날은 기쁘고 어떤 날은 힘듭니다.
    원글 님도 그러시지요?
    저는 그냥 하루하루 삽니다.
    미래를 설계하지 않아요.
    그냥 하루하루 삽니다.

    원글 님, 우리 하루하루 삽시다.

  • 27. ...
    '16.5.4 1:57 AM (221.151.xxx.173) - 삭제된댓글

    원글 님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어요.
    구구절절 다 쓰지 않은 원글님의 하루하루.
    그걸 어찌 다 말로 할까요?
    말로 한들 누가 알까요?
    누가 알면 또 뭐 달라지나요?
    그저 웃지요.
    사람들은 저희 가족을 보고 무척 밝고 긍정적으로 잘 산다고 합니다.
    그런 환경이어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을 할 때 저희 가족을 예로 들지요.
    실제는 어떠냐고요?
    어떤 날은 기쁘고 어떤 날은 힘듭니다.
    원글 님도 그러시지요?
    저는 그냥 하루하루 삽니다.
    미래를 설계하지 않아요.
    그냥 하루하루 삽니다.

    원글 님, 우리 하루하루 삽시다.

  • 28. 원글이
    '16.5.4 5:07 AM (178.208.xxx.214)

    시간내서 정성스레 답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런 글을 쓸 때는 특별히 센치(?)해진 순간이었을꺼예요. 바로 위에 글 써 주신 저랑 비슷한 삶을 살고 계신 님. 하루하루 사시는 많은 순간에 짧지만 여러번 행복한 시간이 찾아오길 빌께요.

    정상인으론 3년의 짧은 결혼 생활이었지만 즐거웠던 기억이 많아요. 소소하게 재래시장 간거에서 여기저기 국내외 여행 다닌거. 또 가끔 싸웠던 기억도 있고 그 땐 참 젊고 꿈도 많있고 뭐든 다할 수 있을 것 같았던 패기 넘치던 하지만 순수했던 사랑이었네요.

    처음엔 옛생각을 하며 버티다가 그게 오히려 현실을 받아들이는데 해가 되던 순간이 왔다가 지금은 또 담담해지는 그런 진화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버럭 한 번 화를 냈는데 자면서 발 끝으로 배를 꼭 눌러 보니 무의식적으로 쓱쓱 쓰다듬는...그런 사람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은 변함없고 생활에 지칠 때면 또 저는 화가 나 소리를 지르고 자기연민에 빠져들겠지요. 생각이 많아 잠 뒤척이는 밤이라도 아침은 이렇게 무심하게 찾아드네요.....

  • 29. 부부란
    '16.5.4 5:25 AM (211.178.xxx.95)

    뭘까요

    결혼할 때 아플 때나 슬플 때 함께한다는 서약을 하지만
    그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저는 아픈 아이와 함께 살고 있고 남편과는 별거하고 있어요.

    아이는 내 책임이니까 능력이 되는 한 끝까지 돌보겠지만
    만약 내 남편이 아프다면 저는 자신이 없어요. 제가 병들고 남편이 떠난다해도 원망하지 않을 것 같아요.

    원글님도 자신의 마음을 한 번 돌아보세요.
    남은 인생을 그렇게 살 자신이 있는지 아니면 냉정하게 돌아서서 스스로의 삶을 살고픈 마음이 더 강한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100 퍼센트 만족하지는 못하겠지만 후회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기를 바랍니다.
    힘 내세요...

  • 30. masca
    '16.5.4 11:55 AM (183.107.xxx.5)

    원글님~~ 10년세월 결코 짧지 않은 그 시간동안 이만큼 해오신것도 아무나 못하는 일이었어요.
    토닥토닥~
    원글님이 말하고자 하는게 뭔지 알 거 같아요.
    부부의 인연으로 감당해내야 할 의무감과 그리고 내자신의 인생과 그 끝을 알수 없어 생기는 무기력감등이
    교차하면서 문득문득 숨막히는 순간들이 올거예요.
    원글님이 어떤 결정을 하든 누구도 뭐라 할수 없어요,
    다만 내가 감당할수 있는만큼만...

  • 31. ㅇㅇ
    '16.5.4 12:13 PM (175.214.xxx.221)

    그냥 걸어가는것과 돌을 얹고 걸어가는것 많이 다르겠죠.
    힘들고 짜증나는것도 연민이 드는것도 당연하고요.
    닥쳐봐야 알겠지만..저도 버리지 못할것 같아요.
    배우자는 나와같다고 생각해서요.. 스스로를 돌보는 심정으로 돌볼것 같아요.
    위로와 응원을 보내요..

  • 32. 늦었지만
    '16.5.4 12:20 PM (14.39.xxx.149)

    댓글 보실까 싶지만...

    저도 참 사랑하던 남편이 3년을 살고...
    원글님보다는 한참 나은 형편이지만요...
    희귀병이자 안 낫는 병이 걸려 평생...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밥벌이도 잘 못하는 상태로 살아야 해요

    다행히 친정이 유복하지요...
    경제적으로는 어찌어찌 버틸 듯하고요...

    근데 뭐랄까...
    내가 남편을 보호하며 평생 살아야 한다는 생각...
    이 험한 세상에 같이도 아니고 나 혼자
    남편에게도 아이에게도 방패가 되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참 고달프지요...

    그런데도 남편이 제게 주는 것이 있고요 ㅠㅠ 그래요 사랑이 그런 거더라고요 ㅠㅠ

    원글님 맘 뭔지 조금이라도 알 것 같아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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