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 ...제가 참 좋아하고 어떤 면에서는 존경하는데요,
손자 사랑이 지극했어요
딱 우리 둘 남매인데
장남의 장손인 오빠가 얼마나 이뻤겠어요
아무도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모두 잘 알고 있었고, 늘 뭉근하게 느끼고 있었죠.
섭섭하지 않는 기정사실일 정도로.
그런데 딱 한 번은 기억에 남네요
제가 몇 년간의 오랜 유학생활을 하고 귀국을 해서
혼자사는 아빠에게 갔는데 마침 할머니가 오셨어요.
몇 년만에 만난 손녀딸..할머니가 반갑게 맞아주시며 그냥 있는 된장국에 김치랑 먹었어요.
전 할머니가 그냥 좋기 때문에 전혀 신경 안쓰였구요.
그리고 이틀 뒤인가 같은 수도권 사는 저의 오빠가 놀러왔는데
그 연로하신 할머니가 몇 시간을 부엌에서 나오시지 않더군요
밥상은 작았는데 정말 숟가락 하나 꽂을 자리없이 빼곡하던 그 반찬들...
그냥 혼자 울컥했어요...아 맞아...우리 할머니 편애하시던거 여전하시구나.
그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그렇게 좋아하던 오빠는 임종도,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지만 (할머니는 외국에서 돌아가셔서 아마 더..)
나는 항상 이등이었던 우리 할머니
그래도 저는 할머니 품이 그립네요
늘 찬송가 부르시며 기도해주시던 할머니의 품, 손길, 웃음...냄새..다 그리워요.
그나저나
사랑은..어쩜 그렇게 눈치를 챌 수 밖에 없을까요
말하지 않았는데
누가 날 더 사랑하는지
누가 날 덜 사랑하는지
우리 아이들
정말 한 명 한 명 특별하게 , 또 다르게, 또 공평하게 사랑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