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가 장관 자리 몇 줬으니 호남 홀대 아니라는 말.
치사한 채로 대응하자면, 그렇다고 우대도 아니다.
호남이 표를 준 건 사실이나 우리도 상응하는 대우를 했노라 말하고 싶으면, 타지역이 노무현에게 준 표에 비례해서 훨씬 많아져야 홀대가 아닌 거다.
출향한 호남인들까지 치면 어마무시 밀어준 건데, 그걸 못 지키고 연정이네 뭐네 깝치드만 이명박이 대통령 돼도 나라 안 망하느니하면서 어떤 노력도 없이 슬쩍 넘겨주고 말았지.
장관자리 같은, 식은 죽 후후 부는 소리는 집어치우고, 바로 그 정권 넘겨준 게 문재인이 2인자였던 노무현 정권의 호남 홀대인 줄 알아야 한다.
죽자고 힘써서 봉하에서 콩이면 광주에서도 콩이지하고 밀어준,
호남이 준 그 지지가 콩껍질로 보이더라하면 할 말은 없다.
내가 이뻐서 찍었나 나 외에 찍을 사람 없으니 별 수 없지 식으로.
없이 살던 손들에게 삼성이니 어디니 훤한 재벌들이 글로벌 매너로 다가서니 아찔했겠다.
'알고보니 이 사람들도 나쁜 사람들 아니네. 햐...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실력있는 저 분들과 손잡는 편이 호남 찌질이들 눈치보는 것보다 낫겠네.'
그리하여 문도 이도 안도 노도 다 우리가 남이가하고 저쪽과 엉겨붙은 것을 숨길 수 있었으면 작히나 좋을까.
호남 홀대를 넘어 지지기반 이탈이었다.
그마저 놓으면 민주당 이름으로 밥 빌어먹기 거시기해서 차마 얼리지 못 하는 몇 가지 빼고 재벌판과 타협 안 한 게 뭔지 좀 알려달라.
꿩 잡는 게 매라, 힘센 놈이 정의인 게 세상 맥락이나, 어느 놈이 어느 좌표에 서서 사기치는지 또한 눈치 빤한 것은 민심이다.
언놈이 큰도둑놈이고 언놈이 잔챙이고 언놈이 바람잽인지 언놈이 기회를 엿보는지 안다.
지지기반 이탈 후에도, 저 충실한 호남은 부리나케 이탈한 놈들 밑구녕 쫓아가 받쳐주며 또 몰표 줬다.
'어라? 이것들은 내가 뭘 해도 밀어주는, 웬 노예근성? 의지가지 없어서 콜~하면 달려와 엎드리는 것들잉가봐.'라는 오해도 받게 생겼었다.
맞다. 우리가 말할 수 없이 불안한 건 사실이다. 60년대 이래 사정없이 인종차별을 당하다보니 베이비부머들인 부모들 배경이 변변찮다.
큰집 작은집 고모집 당숙집에 서발 작대기 휘둘러봐야 비빌 언덕이 없는 자식들이 비정규직, 계약직, 미취업 상태로 삼십대 중반을 넘으며 서성거리는 게 어찌 불안치 않겠나.
이러한 호남인 혹은 유사 호남인들 대신 뭐 좀 하라고 밀어줬더니 뭘 했던가.
바로 이것이 두 번째 호남 홀대다.
호남이 주는 표는 너희 지지기반인 우리 자식들을 반거충이 되지 않게 목숨 걸고 보살펴 달라는 거였는데, 서민정치한다고 표 걷어간 이 사기꾼들아.
이제 와서 장관자리 그렇게 여럿 줬는데 무슨 홀대냐고 들이댄다.
우리는 홀대 같은 것 모른다.
홀대 홀대, 말이 그렇다는 거지, 장관자리 몇 개 못 얻어서 표를 거두었을 리가 없다.
호남은 언제나 자기 주장의 해방구를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