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세월이 이렇게 흘렀네요~
대학졸업하고 회사 취직했다가, 친척 오빠가 어학원 차린다고 와서 일해달라고 해서...
낯선 곳으로 왔었어요.. 학원 그만두고 다른 일 하려고 했는데...
그 학원에 다니던 꼬맹이 엄마가 수업부탁해서.. 20대 중반 과외 수업 시작하게 됐었는데...
이제 제가 내년이면 마흔이군요.. 그 꼬맹이는 대학생이 됐을거고요~
이 동네 원룸 얻어 살면서 2003년 가을에 시작해서 근처 아파트 단지를 누비며..
장마에 비오는 어떤 날에는 학생 집에 아주 쫄딱 젖어 들어가 수업하고...
돈아끼려고 수업 중간 중간 컵떡볶이 사먹은 날도 많았고..
홈플러스 문닫을 때 가서 세일하는 거 사다 먹으며.. 지금 생각해보면 쫌 불쌍하네요~
그렇게 그렇게 돈모아 동네에서 제일 작은 아파트 전세 얻어서..
공부방 형식으로 저희 집에서 수업한지 5년쯤 됐어요.
몇 년전 대학교 때 아르바이트 하던 가게 사장님과 우연찮게 다시 연락이 닿아..
작년에 결혼하게 됐어요~ 그리고는 지금 6개월차 임산부에요!
남편이랑 주말부부였고 임신하면 제가 남편 사는 쪽으로 이사할 계획이었다가..
작년말 임신했고, 5월말에 이사예정이지만..
수업은 이번 중간고사 준비까지만 같이 하겠다고 학부모님들께는 미리 말씀드렸었어요.
내일이 아이들 영어시험날이고 오늘이 마지막 수업날이었네요..
아이들 가르치는 일.. 학부모님들과 상담하는 일... 시험 스트레스..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니..
룰루랄라 너무 좋을 것만 같았는데... 지금 기분이 좀 이상해요~
남편은 출산휴가라고 생각하라는데... 아기가 조금 크면 일을 하긴해야 하는데..
또 다시 새로운 곳에서 시작하고 자리잡을 수 있을지..
아이가 있는데... 잘 해낼 수 있을까... 감을 잃게되진 않을까.. 자신은 없고..
오늘 마지막 수업에 내일 시험이라 마무리 하느라고 많이 피곤했는데.. 지금 잠이 안와요~
아이들에게 내일 시험끝나고 들러서 시험지 오답보고, 여기있는 교재 정리해서 가져가라고 했는데...
결혼할 때보다 마음이 더 이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