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보다 황당해서..
다른 외국 어떤지는 몰라도 여긴 일반적으로 미국보다 공교육 좋다고 하는 곳이에요.
전 그럭저럭 좋다고 소문난 공립 보내고 있고 주변에 비싼사립이나 비교적 저렴한 가톨릭재단 사립보내는 아이들도 보고 있는데.. 좋다고 소문난 학교일수록 엄마들이 할일이 많아져요.
저희 애 보내는 학교 기준..
교사는 직장인이고 기본적으로 교사에게 요구되는 영역 이외의 것을 아이가 하기를 원하면 다 엄마가 해야합니다.
학기초에 학부모 간담회 가면 무슨 봉사할지 신청하고 옵니다.
1. 학기 초 아이들 쓸 책 커버 싸기 - 일은 많지만 학기초에 한두번 하면 끝
2. 주기적으로 방과후에 가서 아이들이 쓰고 있는 연필/색연필 깎아주고 오기 (한번 가면 한두시간 이상 걸림)
3. 주기적으로 가서 (보통 매주 특정요일 한시간 정도) 아이들 수업 진행 도와주기
ㅡ 선생님이 지정하는 아이들 한명씩 차례로 붙잡고 책 읽는것 도와주기
ㅡ 수학 수업 (게임 방식 등등) 아이들 4-5명 정도 한 블럭인데 그 아이들 데리고 수업 보조 진행
ㅡ 만들기 수업 보조 등등
아주 무관심한 부모 아닌 이상 위에꺼 중에 한가지 이상은 하고 보통 시간 없는 부모는 하루 휴가내고 책 커버 싸고 옵니다.
학급 단위가 아니고 전체 단위 봉사
1. 학교 매점 : 전체 급식 없고 원하는 아이들만 미리 주문하거나 현장에서 점심이나 간식(스낵 음료수) 사먹습니다.
매주 무슨 요일 혹은 격주 식으로 신청해서 요리하거나 판매하는 것 봉사합니다. 보통 가장 재밌게 일할 수 있고 학교 엄마들과 친분 쌓는 좋은 현장으로 꼽힙니다. 물론 학교에서 고용된 매니저는 있습니다만 학교 엄마들 봉사가 부족한 경우 내 아이 다니는 학교의 매점 운영(음식 종류와 질)이 아주 부실해지죠.
2. 도서관 : 아이들이 매주 한시간 도서관 수업이 있어 빌려간 책 반납한것 정리하고 제자리 꽂기 도서관 정리 등등
3. P&C(학부모 회의?)에서 보통 여러가지 학교 행사를 개최합니다.
땡스티쳐 런치 같은 날은 미리 요리 준비도 하고 라이드 투 스쿨이나 파더스데이 같은 날은 아침 7시부터 아이들 학교 일찍 나와 BBQ 먹으면서 놀다가 수업 시작합니다. 그런날 아침 일찍 나와서 행사 준비하고 요리하고 아이들 스쿠터나 자전거에 이름표 달아주고 기타 등등 죄다 학부모들이 준비하죠.
매주 금요일 방과후에 학교나 학교 주변 청소하는 행사도 있습니다. 이런 행사 조직운영 등등도 학부모들이 하구요.
운동회에 달리기 참여..정도야 미리 신청 안하구요. 수영 대회나 달리기 대회 심판 등등 운영을 학부모들이 합니다. 선생님은 아이들 인솔해야죠... 그거 싫으면 우리 학교 행사는 작아지는거구요. 주변에 보면 보통 P&C 활동이 작은 학교는 그런 행사도 작아요.
그리고 P&C에서 주최하는 축제날.. 아이들 밴드 연주나 그런건 고용된 선생님들이 하지만 부스 설치하고 음식만들어 판매하거나 기부받은 물건 포장해서 판매하고 등등 다 학부모가 합니다. 그렇게 모은 기금으로 학교에 에어컨도 설치해주고 아이들 아이패드도 사주고 뭐 등등 합니다. 싫으면 안해도 되죠.. 그런 활동 안하는 학교들은 시설이 후지더라구요.
하모니 데이 같은날은 각나라 민속 무용 같은 무대가 서는 행사도 있습니다. 한국 아이들 춤 누가 가르치냐구요? 당연히 한국 엄마들이 무슨 무대할지 다 계획하고 아이들 가르치고 하죠. 몇년 전에는 운좋게 우리반 아이들 전체(서양아이들 포함)가 한국적인 공연을 하게 되었어요. 행사 당일날 준비야 당연히 우리 애 말고 우리반 다른 애들 옷도 다 한국엄마손으로 갈아입힙니다. 선생님도 물론 하시죠.. 선생님 혼자 어떻게 수십 아이들을 다 통솔하나요... 싫으면 안해도 됩니다. 우리 애들은 한국적인 무대 서볼 기회가 없을 뿐.
뭐 딱히 우리 애를 더 잘봐달라 그런거 하는건 아닙니다. 저는 열성적인 엄마가 아니라 그렇게 열심히 하지도 못했구요. 정말 열심히 하는 엄마 우리반에 있었는데 당연스럽게 그 집 아이가 무대 제일 중앙에서 하고 그러더라구요. 당연한거라 그냥 부럽다 우리애한테 살짝 미안하네하고 말았습니다.
그런 활동 왜하냐구요? 뭐 물론 그걸로 아이가 혜택도(우리애를 더 잘봐줘서가 아니고)도 받지만 제가 학교가면 애가 은근히 무지 좋아해서요. 재작년엔가 좀 특별한 이벤트날 만들기 수업 보조 들어갔더니 끝나고 점심시간에 제 손 붙잡고 도서관이 새로 공사해서 이렇게 바뀌었어 하고 가서 구경시켜주더라구요.
저랑 친한 정말 바쁜 변호사 엄마 있는데 피로에 찌들어 충혈된 눈으로 학교 축제날 열심히 물건 팔고 가더라구요.
여기도 반장엄마가 할일 제대로 안하면 특히 서양엄마들 뒷다마 작렬하구요. 제가 경험하기론 한국엄마들이 오히려 소심한 편이고 서양엄마들이 뒷다마는 더 심하더군요.
아 참 저 롤빵은 한번도 안 사들고 가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