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6년 4월 20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622
작성일 : 2016-04-20 08:32:53

_:*:_:*:_:*:_:*:_:*:_:*:_:*:_:*:_:*:_:*:_:*:_:*:_:*:_:*:_:*:_:*:_:*:_:*:_:*:_:*:_:*:_:*:_:*:_

슬픔은 귀가 없다
귀가 없어 울음은 짧지만 다짜고짜 들이덤벼
주위엔 아무도 얼씬하지 않는다
이 고독은 징징거리는 아우성이다 아가의 발버둥이다
후려치면 손가락 마디에 피멍이 들고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 관절이 뻣뻣하다
만성 염증이라 항생제에서 빠져나올 수 없고
여름엔 가려워서 긁다가 딱지가 앉는다

없는 귀를 만들어 달아도 고독은 완강하다
번역이 안 되는 문장들이 발뒤꿈치를 잡는다
깃털 같은 청세포들이 귓바퀴로 돌아나가서
슬픔은 오늘도 귀를 잡고 토끼뜀을 뛴다

낼 수 있는 소리는 콧소리뿐이라
사물은 콧김으로 익히고 단맛으로 고독을 달랜다
자신을 몰라주면 슬픔은 장난감 트럭을 집어던지고
마룻바닥이 패일 때마다 엉덩이를 한 대 맞은 다음
캐러멜을 하나 얻어먹고 나서야 잠깐 조용해진다
귀가 없으니 자꾸 이빨만 썩는다
그 고독을 달래려면 사탕수수 줄기밖에 길이 없다
도넛 같은 고독에 갇혀 그는 파란 색연필로 동그라미만 자꾸 그린다

슬픔은 그렇게 완벽한 구(球)다
햇살이 통과하지 않는 입체를 굴리며 그는 해시시 웃는다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공놀이,
혼자서도 신나게 가지고 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웃음만은 어째 길어 햇살, 햇살, 낭랑하게 웃는다

귀가 하나뿐인 짐승은 없어
슬픔은 늘 두 배로 흘러넘치고
식구들이 둘러앉는 식탁에는
미역 줄기 시금치 잎사귀 눌어붙어
나머지 귀가 자라기를 하얗게 염원하고 있다


                 - 노미영, ≪슬픔은 귀가 없다≫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6년 4월 20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6/04/19/201604209229292929.jpg

2016년 4월 20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6/04/19/201604205252525252.jpg

2016년 4월 20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740407.html

2016년 4월 20일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e6bba1111f4a4e4b94fb5cec5ba5d320




도구가 아니야.




―――――――――――――――――――――――――――――――――――――――――――――――――――――――――――――――――――――――――――――――――――――

미래란 내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이다.

              - 오슬러 -

―――――――――――――――――――――――――――――――――――――――――――――――――――――――――――――――――――――――――――――――――――――

IP : 202.76.xxx.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16.4.20 8:47 AM (112.173.xxx.78)

    덕분에 항상 잘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안철수 처음 김영삼인줄 착각했네요 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1226 한 번 악연은 영원한 악연인가봅니다. 10 황당 2016/04/23 4,396
551225 요샌 왜 소풍이란말 안쓰죠??? 4 2016/04/23 2,179
551224 깐죽깐죽 비웃는 사람이 있는데요 2 원생이 2016/04/23 1,655
551223 옆집에혼자사시는할아버지가 계신데 도와드리고싶어서요ㅠㅠ 78 걱정 2016/04/23 15,688
551222 2시간 가까이 운항이 멈춘 세월호 AIS를 조작한 정부 8 아마 2016/04/23 1,638
551221 위로해주세요 9 고3엄마 2016/04/23 1,476
551220 심각한 냉장고냄새 방법이 없을까요? 7 2016/04/23 2,264
551219 가습기 살균제만 조심할게 아니라 모든 화학 방향제 살균제 조심해.. 19 uu 2016/04/23 6,512
551218 다들 즐거운 한 때 ㅡ 펌 1 하오더 2016/04/23 762
551217 박주민 의원의 변호사 부인 인상이 아주 좋네요. 5 박주민의 뜨.. 2016/04/23 19,636
551216 등산복 주제는 7 여행에 등산.. 2016/04/23 1,481
551215 안철수 "더민주가 우리 요구 수용않을시, 새누리당 국회.. 40 gogo 2016/04/23 4,067
551214 야밤에 무서운이야기 2탄... 11 숭늉 2016/04/23 5,165
551213 해외서 교회다니시는 분들 6 힘들다 2016/04/23 1,667
551212 여자 정혜 보는데 김지수의 전 남편으로 박성웅이 나오네요 3 .. 2016/04/23 2,159
551211 이제서야 뒷북치는 1988 이야기. 남편이 더좋아지네요 ㅋㅋ 아옹 2016/04/23 1,098
551210 근데 이승환 창법이 바뀐건가요 13 이상해 2016/04/23 4,397
551209 스케치북에 이승환 나와요!! 14 ... 2016/04/23 1,511
551208 남편이 예쁘다고 하는말 믿으세요? 19 호박녀 2016/04/23 4,627
551207 대림동에 중국 재료파는 슈퍼있나요? 1 ... 2016/04/23 940
551206 코스트코에서 파는 노란극세사 걸레 끼워 쓸 밀대걸레 추천해주세요.. 1 ,, 2016/04/23 1,501
551205 야상점퍼 안 어울리는 분 있으세요? 8 ... 2016/04/23 3,488
551204 큰 일이네요 우울증 약을 두번 먹었어요 1 .. 2016/04/23 2,596
551203 아삭한 양배추김치 담는방법 알려주세요. 3 양배추 2016/04/23 2,150
551202 중학생 중간고사에 대한 답변입니다. 9 중간고사 2016/04/23 3,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