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0~2014년) 비타민D 결핍 진료인원은 지난 2010년 3,118명에 불과했으나, 2014년 3만 1,225명으로 약 3만명 증가, 연평균 77.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비타민D 결핍에 대한 관심으로 조기검진이 급증한 탓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비타민D 주사제의 국내 시장규모는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데, 지난 2013년 약 70억원으로 집계된 시장규모는, 2014년 약 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
비타민D는 칼슘과 인의 대사를 좌우하는 필수 영양소로, 부족한 경우 칼슘과 인이 뼈에 축적되지 못해 뼈의 밀도가 감소하게 되면서 뼈가 휘거나(구루병), 연해지는(골연화증) 증상 또는 골다공증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부족한 비타민D를 경구제는 혹은 간헐적인 고용량 비타민D 주사제로 보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데, 두 치료제 유형 중 어느것이 효과가 더 좋고 나쁜지는 의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편이다.
대한폐경학회 제45차 춘계연수강좌에 참석한 가톨릭관동의대 국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세화 교수는 "비타민D는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에 필수적이지만, 투여의 주기나 용량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는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에 의하면, 많은 RCT 연구와 메타분석에서 노인에서 칼슘과 비타민D의 투여는 낙상 위험을 감소시키고 골절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이 입증됐다. 이와함께 간헐적인 고용량의 비타민D 투여는 약제투여의 순응도가 낮은 환자들에서 효과적인 비타민D 보충 방법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간헐적으로 고용량의 비타민 D를 투여했을 때, 낙상과 골절에 미치는 효과는 아직 확실히 입증되지 않아, 일부 연구는 이것이 오히려 낙상과 골절을 증가시킨다고 보고했다.
이에 김 교수는 "현재 임상에서 간헐적으로 고용량 비타민D 투여가 폭넓게 사용되고 있지만,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비타민D의 투여 주기나 용량에 대한 대규모 임상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약제 투여전 혈중25(OH)D 농도에 따라 환자들을 분류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자군을 제안하는 연구가 같이 이뤄져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비타민D 주사에 대한 효능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문제는 일부 개원가에서 비타민D 효능을 면역력 강화, 암예방, 근육통, 불면증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리면서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홍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흔히 비타민D는 몸속에 비타민D 수치를 확인해 투약 용량을 정해 3개월에 1회정도 주사하는 것이 일반적. 그러나 '비급여'를 노린 일부 개원가에서는 이런 과정은 생략한 채 약 4만원대의 가격으로 '일단' 맞고보라는 식으로 홍보를 하고 있었다.
마포구의 W내과 의원 원장은 "비타민D는 몸속에 들어가면 몸 안에 오랜시간 남아있어 3개월에 1번을 권장하고 있다. 만약 비타민D 결핍이 아닌 경우 맞게 되면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해당 주사의 효능에 대한 연구논문은 아직까지 부족한 수준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환자에게만 투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타민 D주사'에 대한 오남용은 문제가 됨에도 불구, 필요한 환자에서만큼은 탁월한 기능을 한다는 것은 의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국내 가이드라인은 비타민 D의 농도가 30 ng/mL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는데, 이 정도는 유지해야 부갑상선 호르몬이 일정하게 유지될 뿐만 아니라, 소장에서 칼슘 흡수가 최대로 보존된다.
반면 한국 성인에서 30 ng/mL 미만인 인구는 여성 93.3%, 남성 86.8%이다. 비타민D 농도 30ng/ml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1000~1500 IU의 비타민 D 섭취가 필요하다. 이는 계란 노른자 40개에 해당하는 양으로 식사만으로는 충분한 비타민 D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주사제와 경구제를 통해 이를 보충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대한갱년기학회 동계워크샵에 참석한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황희진 교수는 "경구제는 식사량이 적을 경우 흡수가 덜 되고, 복용주기가 짧아 복약순응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근육주사제는 식사량의 영향을 받지 않고 1회 근육주사로 3~6개월 유지되므로 복용주기가 긴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필요한 환자에게서만큼은 해당 '주사'가 근감소증을 지연시키고, 신경통 감소와 근골격계 통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때문에 마냥 처방을 주저해서는 안된다고 전해왔다.
한편, 현재 주사형 비타민 D 제제로는 휴온스의 '메리트디주', 광동제약의 '비오엔주', 구주제약의 '본마린주', 아비오젠의 'D3베이스' 등이 출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