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공부를 좀 봐주고 있어요.
저희 집에서 아이랑 단 둘이 수업하는데,
거실에 도서관 책상과 의자를 두고 마주보고 수업하지요.
어느 순간부터
자꾸 아이가 벅벅 긁는거에요.
가렵다고 하면서 티 안쪽으로 손을 넣어 겨드랑이도 긁고
바지가 달라 붙어서 ...조그만 목소리로 웅얼거리며
손을 바지에(주로 체육복을 자주 입어요) 쑥 넣고는..
한동안 빼지를 않는 거에요.ㅠㅠ
저도 아들을 키워봐서
대충 느낌이 오긴 하는데
좀 빠른 아이다 싶어 눈길도 안주고 그냥 모른척 넘어가곤 했어요
저것도 한때려니..저러다 말겠지.
그런데, 점점 강도가 심해지네요
제 뒤로 작은 칠판이 있어 설명하다보면
수업 할 때 한두번씩 일어나곤 하는데
눈빛이...풀렸있다고나 할까요..뭔가 멍하니 다른 데 집중하는 듯한.
손 올려야지 하면
후다닥 빼고는....그 손을 또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아요.아..진짜.
제가 처녀이고 나이도 어리다면
아마 제가 먼저 그만 둘께요..하겠지만.
그 엄마보다도 한참 나이도 많다는..ㅠㅠ
아이에게 진지하게 이런 문제를 꺼내볼까 하다가
오히려 내가 그런 식으로 확정짓는 거 같아 두렵고
엄마에게 따로 상담 신청할까 싶다가도
막상 반대입장에서 이런 이야기 들으면 얼마나 마음이 무너질까 싶기도 하고.
엄마가 욕심이 있어 운동 포함 시키는 것도 많고.
책도 600쪽 그림 없는 책을 다 읽어야 쉬게 해준다는데
공부 스트레스를 이렇게 받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저랑 수업은 과제 안 내주고 교재에서만 끝내는 거로 하긴 하는데
자꾸 그 아이와의 만남이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우리 아이도 그랬는데, 난 그냥 모르고 지나간 걸까 싶은 마음도 들고
어쩌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