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갱년기가 오니 삶이 무덤덤 해지네요.

은현이 조회수 : 4,297
작성일 : 2016-04-17 09:41:40
폭풍 같이 휘몰아치던 갱년기 초기 증상을 격은지 5개월로 들어서고 있어요.
작년 팔월 부정 출혈 때문에 호르몬 치료후 출혈은 잡혔는데 12월 초부터 가슴두근거림과 불면증으로 제 생에 가장 험난한 겨울을 격었어요.
잠을 못자니 내의를 껴입어도 몸은 떨리고 수십만원 넘게 난방을 돌리고 매트의 온도를 높여도 춥기만 하더군요.
그 와중에도 깨워서 회사 보내고 학교 보내고 외지에 사는 큰애 모닝콜 해서 화사 출근 시키는 일은 했어요.
수면 패턴이 두시간을 넘기면 식구들에게 차질이 생기니 수면제를 복용해도 강박 때문인지 잠이 오지 않더라구요.
날이 따뜻해지면서 산책을 조금씩 하고 갱년기에 몸이 적응이 좀 됐는지 12.1월 만큼 힘들지는 않습니다.
식구들을 버려야만 당신이 산다는 의사 선생님의 일침 이후
식구들을 관리 하려던 강박에서 나오려고 노력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생활이 무덤덤 합니다.
즐겨보던 책도 심드렁 tv도 재미없고 영화도 가끔 봤는데 그건 귀찮아져 버렸어요.
유일하게 좋은건 따뜻한 햇살 받으며 길가에 핀 꽃 구경하며 산책 하는 건데 혼자서 하니 이것도 오래 못할까봐 두렵습니다.
얼마전에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는데 제 또래 분이 스스럼 없이 말을 걸며 증상을 이야기 하는데 그분 성격이 너무 부러운 겁니다.
제 성격이 내성적이지만 독립성이 강해서 누구에게 하소연 하거나
식구 외에 도움을 요청해 본적도 없고 그마저도 대부분 저혼자 삭이고 헤쳐 나가는 편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그분과 이야기 하면서 즐겁고 안심 되면서 행복했다는 것을 인정했어요.
의사 선생님 스케줄이 꼬여 근 한시간 수다 아닌 수다를 떨었어요.
제가 이곳으로 이사 온지는 2년 3개월 째 이지만 이웃들 아무와도 내왕 하지 않습니다.
윗층분이 도움을 요청해서 30분 정도 대화를 했던 적 외에는 2층이라 엘베를 타지 않으니 어디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거죠.
세번째 아파트인데 첫번째 두번째에서 너무 격이 없이 지내다 보니 파벌이 생기고 중간에 낀 저는 마음 고생이 심해 세번째 이사 할때는 신중하게 골라 이사 하면서 부터 아무와도 교류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이사를 했기에 늘 말이 많았던 곳에서 살다가 이곳으로 오니 진짜 좋았어요.
그런데 전에 살던 말 많았던 곳이 그리운가 봅니다.
이사 오면서 카톡도 안깔아서 연락도 않했고 전화번호는 있지만 내가 필요해 의해 무슨 염치로 2년3개월만에 연락을 하겠어요.
식구들 나가고 냥이와 대화를 합니다.
설아 넌 행복하니?
설아 건강해야 한다.
설이 이 나쁜놈.
제발 많이 좀 먹어라.등등
말갛고 파란 냥이 눈 쳐다보며 식구들 올때 까지 입에서 쉰내 안나게 부지런히 말걸죠.
응답이 없어도(사실은 우리 냥이가 선천적으로 듣지를 못합니다)
그냥 혼자 사람과 대화 하듯 합니다.
냥이와 대화를 해도 무덤덤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무덤덤한 이 일상을 헤쳐 나가야 할듯 한데 경험 있는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어젯밤엔 기관 등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에 있는 노래교실에 등록해 볼까 하는 생각 까지도 했어요.
노래도 못하고 노래방 가본지도 오래 되긴 했지만 제 또래 분들과 교류 하기 위해서 그런 곳이라도 가볼까요?
여러 가관들은 걸어다닐 거리에 여러군데 있거든요.
여섯시에 일어나서 하도 잠이 언오기에 올린글인데 지금은 좀 졸리네요.
피드백은 나중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IP : 119.69.xxx.6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문화센터
    '16.4.17 9:52 AM (211.192.xxx.24) - 삭제된댓글

    일단 그런데 가서 좋아하는 분야 강의를 듣던, 미술을 배우더느 노래를 배우던 뭔가 해보세요. 그러다가 마음에 맞는 사람과 커피도 마시고 얘기도 하고 그렇게 되면 좋은거예요. 안되면 계속 혼자 뭔가를 배우는거죠.
    요즘 보니

    http://www.meetup.com/cities/kr/seoul/

    아마 한글로 전부 나온 사이트도 있지 않을까 하는데 한번 일단 둘러보세요. 주로 다 젊은 층 같지만 점차 중년들도 함께 섞이거나 아니면 중년들만의 모임이라던가 이런게 많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일종의 동호회 활동인데 자유스러운 모임이에요. 가고 싶으면 가고 아니면 말고.

    http://www.zipbob.net

    집밥 - 각종 모임

    또 여러가지 있다고 하더군요. 뭐 재능있는 분들은 만들기 그룹등...

    그런데서 가볍게 만나 가벼운 얘기하고 지내는 정도, 패싸움 안 만드는 곳 그런데서는 일찍 빠져나오는게 제일 좋아요.

    아니면 종교생활. - 거기도 '사람'이죠...

    아니면 말 안하고 사는것도 익숙해져요. 물론 그 과정이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그 기간 지나고 나면 이제는 정말 말하는게 별 의미가 없는 때가 와요. 그렇지만 너무 그러면 안 좋으니까 저렇게 문화생활 하면서 어느정도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사는거죠.

  • 2. 윗분 감사
    '16.4.17 10:23 AM (175.193.xxx.209) - 삭제된댓글

    저랑 상황이 비슷해 댓글 남겨봅니다
    저도 이사후 타의반.자의반으로 혼자 인데요
    윗분 말씀처럼 이제는 혼자인게 익숙해져 별의미가 없어졌어요
    그래도 노래교실은 원글님께 도움되지 않을까 싶어요
    꼭 사람을 사귀지않더라도 합창이 심리치료에도 좋다더군요
    윗분 링크 걸어주신곳 들어가봤더니 저보다는 제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어요

  • 3. peach
    '16.4.17 10:45 AM (219.241.xxx.239)

    다니다 아니면 그만두시더라도 일단 시도해보세요~~
    응원해드릴께요~!!

  • 4. 저도
    '16.4.17 11:00 AM (211.192.xxx.24) - 삭제된댓글

    노래교실이 다녀보고 싶어지네요. 이제야 노래 잘하는 사람들 부럽고 노래를 하면 목청도 트일테고 그게 호흡에도 도움이 되고 감정에도 좋고 여러가지로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위에 링크한 저런데는 자기가 그룹을 만들 수도 있는곳이에요.

  • 5. ......
    '16.4.17 11:40 AM (125.176.xxx.90) - 삭제된댓글

    몇살대인가요 ?
    50대초기나 40대만 되도
    뭘 배우러 가도 분위기가 혼자놀기예요
    어쩌다 커피타임 가져서 대화를 하게되도
    그때 뿐 그걸로 끝이예요.친구가 되거나 그렇게 이어지지 않더라구요
    50대후반이나 60대 이상은 다 어울려다니기 잘 하시구요..
    60년후반기생이나 70년대 이후 태생은 신세대라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요

  • 6. 은현이
    '16.4.17 1:17 PM (119.69.xxx.60)

    댓글들 잘 봤어요.
    작은 소 모임으로 몇번 강의를 바꿔 가며 이것저것 배워 본적이 있는데 강사들 시녀를 자청 하는 사람들 때문에 단기간에 끝난적이 있어요.
    그때 보니 노래교실엔 백여명 뽑아서 강당 같은곳에서 노래를 배우니 보기 싫은 것도 희석 돠지 않을까 싶어서 도전해 볼려구요.
    응원 감사 드리고 행복해 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7. 저도 비슷
    '16.4.17 2:39 PM (124.53.xxx.131)

    이사와서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멀리했더니 몇년이 지나도 앞집 아랫집밖에 몰라 우연한 기회에 주변분들과 얘기친구를 했더니 ...역시나 별로네요.
    혼자 있으면 와롭고 누군가와 가까이 하려면 쓸데없는 사적인 것들을 너무 궁금해들 하고
    어젠 오랫만에 부부동반 모임을 갔었는데 왜그리 질펀한지 분위기가 너무도 생소해서 낯선 이방인 같이 앉아만 있다가 왔네요.
    내가 세상에 적응을 못하는 건지 세상이 뒤죽박죽인 건지...
    저도 적지않은 나이지만 결혼을 하고 애을 낳고 기르면서 여성성을 다 지워버리는 건지
    나이들수록 아줌마들 분위기 차암 그러네요.

  • 8. 저도
    '16.4.17 11:05 PM (1.177.xxx.69)

    동네에서 하는 요가
    월수금 다니고
    맛사지도 일주일에한번씩
    가는데
    남편이 나랑 놀아준다고
    3-4시쯤 귀가합니다 ㅎ
    쇼핑하고 저녁먹고 귀가하다보면
    하루가 넘바쁘네요
    바쁘게 사는게 피곤하지만 조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8531 지금 유럽날씨 어떤가요? 5 wlrma 2016/04/17 981
548530 뉴스타파ㅡ 이번 두 편 시청강추합니다 1 하오더 2016/04/17 908
548529 앤디 앤 뎁에서 실크 원피스를 샀어요. 24 비단 원피스.. 2016/04/17 7,255
548528 결혼식, 돌잔치 할때 친구들이 하는 말 2 ..... 2016/04/17 2,602
548527 작년 이맘때도 비가 왔었지..... 함성 2016/04/17 453
548526 죽어라 안먹는 아기 도움좀주세요ㅜㅜ 24 에휴 2016/04/17 3,743
548525 안철수를 무슨 용서를 하네마네 코미디네요 34 코미디 2016/04/17 1,943
548524 [실제이야기] 잊을수없는 해병대와 공군의 패싸움사건... 3 dd 2016/04/17 1,312
548523 캐드키*슨 짝퉁 제품 받았는데 어찌 해야 하나요? 6 봄비 2016/04/17 2,874
548522 새누리당원들 세월호 2주기 날 '단합대회' 논란 10 샬랄라 2016/04/17 1,250
548521 연정훈의 실체가 뭘까요? 6 욱씨남정기 2016/04/17 22,592
548520 돼지고기 먹으면 탈 나는 분 계신가요 7 돼지고기 2016/04/17 2,928
548519 직장 내 불륜 엄청 많네요. 19 참나 2016/04/17 35,707
548518 일본주방제품은 안전할까요 5 주방 2016/04/17 1,830
548517 다시 만나지 않을것이 확실한 퇴사직원 결혼축하는 어떻게해요? 4 결혼축하 2016/04/17 2,333
548516 Ebs키아누리브스 구름속의 실책해요 7 .. 2016/04/17 1,684
548515 전원구조 오보 전 첨부터 안믿었는데요 5 .. 2016/04/17 1,614
548514 베스트글에 치과의사 결혼반대 글이요 11 ??? 2016/04/17 7,332
548513 이전 국정원직원 자살사건 8 정원 2016/04/17 2,820
548512 모르는 아이가 뭔가 잘못하고 있을때 어떡하세요? 5 ... 2016/04/17 924
548511 집에 거울은 거짓말을 하네요 11 ........ 2016/04/17 4,104
548510 아이 책상 컴프프로냐 일룸이냐 7 고민만합니다.. 2016/04/17 3,476
548509 세타의 경고~~뭘까요? 2 ㅠㅠ 2016/04/17 5,326
548508 오이피클이 너무 짜게 됐는데 어떻게 구제하죠?? 3 오이피클 2016/04/17 833
548507 부동산구인광고 궁금해요 6 2016/04/17 1,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