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이에요
언니는 물론 주변의 모든 사람이 다 구호 대상이에요
물론 구호 받는 사람은 동생이구요
항상 검소함을 강조하며 돈을 안 쓰고 남에게 얻어 쓰거나 도움을 받는 게 습관이 됐죠
그러나 여행을 가거나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건 돈을 아끼지 않아요
애들 외국 유학까지 보냈으니까요
사람이 좋아 보여 편하게 지내지만 친하고 나면 호구 되는 거 알고 다들 떨어져 나가죠
이젠 동생네도 집이 펴고 애들도 많이 크니 대장 노릇까지 하려 드네요
주말이나 시간만 되면 애들 셋 몰고 와서 우리 집 풀어놓고 언니가 해 주는 거 얻어 먹고 가거나
맛있는 거 사 달라고 그래요
그러면서 우리 애들에게 특별 한 날 한 번 제대로 챙겨주지 않았죠
이 나이 되도록 살아오면서 언니 노릇 한다고 베풀기만 하다가
이젠 지도 나이도 들만큼 들었고 알 때도 됐을 텐데
또 애들도 이젠 컸으니 좀 알아서 했으면 하건만 지 애들까지 합해서 넷이서 저를 괴롭히니
(딸조카들이라 아들들인 우리 애들에게 머슴 노릇 강조해요)
이젠 제가 콩깍지가 눈에서 벗겨 진 건지 더 이상 못 보겠더라구요
그래서 군에 가는 우리 큰 애에게도 잘 가라 말 한 마디 안 하고 까 먹고 보낸 거 섭섭해서
그 일이 도화선 되어 너 참 너무하다면서 그 동안 호구 짓 한 심정 이야기 했네요
눈치도 없고 너무 진상이다. 철 좀 들어라 하구요
그런데 아무리 동생이라도 그런 말 하는 게 아니었나 봐요
그 날 좀 충격 먹은 듯 하더니 이후 전화도 없고 연락도 딱 끊었어요
제가 일이 있어 먼저 연락하면 받기는 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어울리지만 뭔가 변했어요
애들 심심하면 데리고 와서 뭐 해 달라 뭐 먹자 당당하던 가족이 이젠 집에 발길을 끊었어요
저는 그렇게 말은 했지만 막상은 마음이 좀 아프고 좀 참을 걸 그랬나 싶기도 하면서 후회도 되네요
그러나 먼저 연락을 하진 않으려구요
그러나 연락 끊은 동생에게 섭섭하고 마음이 아프네요
이렇게 자매도 남이 될 수 있나 봐요. 언니 심정을 그렇게 이해 못하는 건지 한편 저도 섭섭해 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