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 딸 때문에 빵 터졌어요.
저녁 준비하는데 가스렌지 위에 뚜껑있는 커다란 양수 웍이 있었어요.
점심에 떡 쪄먹고 그대로 놔둔건데 반찬 만드는데 걸리적거려서 잠깐 주방 바닥에 내려놨어요.
22개월 딸이 있어 좀 불안했지만.. 뜨거운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뚜껑이나 열어보겠지.. 그리고 제가 저녁 할 동안에는 남편이 아기 보고 있으니까 잠깐 내려놨다가 올려야지 하고 까먹은거에요.
그리고 저녁을 맛있게 해먹고 남편은 한그릇 더먹겠다고 밥 뜨고 저는 잠깐 다 먹은 그릇 정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기가 눈 깜짝할 사이에 주방에 내려놓은 냄비를 들고 거실쪽으로 가는거에요. 스텐이라 엄청 무겁고 큰데.. 안에 찜기랑 물도 들어있어서 더 무거운데.. 뒤뚱뒤뚱 하면서..
남편이 그걸 발견하고 **아!! 안돼!! 하고 막 쫓아갔는데 아기 발이 급 빨라지더라구요.
마치 식량 들고 뛰는 피난민처럼 필사적으로 도망...
키가 185 되는 남편이 그 쪼그만 딸래미를 못잡아서 아기는 필사적으로 냄비들고 거실로 뛰고..
결국 아기가 거실 매트에 걸려서 우당탕탕 하면서 냄비 놓치고 안에 있는 물 거실로 다 쏟아지고.. 다행히 아기는 다치지 않았구요.
근데 그 뒷모습을 같이 본 우리 부부는 얼마나 웃겼는지
눈물 흘리며 매트위, 아래 있는 물을 닦았어요. 도대체 냄비는 왜 들고 도망간거니 ㅋㅋㅋㅋ
아무리 왜냐고 물어도 자기가 뭔 일을 했냐는 듯 뻔뻔한 우리 딸.
자다가도 웃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