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노원병 황창화 사무실에 갔었어요. 개소식 가보는 거 생전 처음이었죠.
내 일자리와 권리가 풍전등화에 민주주의가 백척간두고 미래가 미세먼지 가득한 하늘처럼 불투명한데,
시기심에 쩔어 자기 제어 못하고 아군 적군 구분 못해 들이받고 .
내가 못 먹을 바에는 너도 못 먹게 하겠다고
남의 발목 잡다 못해 스스로 돌뿌리로 박아가며 남이 넘어지게 만들겠다는 심통맨.
그가 주는 스트레스 내년에도 계속될지 모른다 생각하니
고개가 절래절래 흔들어지고 발길이 저절로 노원역으로 갑디다.
7층 올라가니 복도에 사람들이 가득 서있어요. 좁고 길어 열차집같은 사무실은 가운데 통로 양쪽에 의자 두개씩 너댓줄로 꽉 찼어요.
이웃에서 흔히 보는 얼굴들. 사람들 빼꼭히 앉고 서고 공기는 뜨거웠어요. 알려진 얼굴은 보이지 않았어요.
유명인들 많이 불러야 흥행할텐데, 황창화 개소식에는 그런 사람들이 안 왔는지, 못 왔는지 모르겠어요.
운동권 (노동운동)이고 친노인 것이 내 삶의 이력이고 정체성이라고 당당히 밝힌 황창화에게 지지를 표하면
당내에서 눈총받고 불이익 떨어지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황창화는 이십년 정치밥을 함께 먹었던 주력 인사들이 오지 않았던 점이 섭섭하지 않을까?
주민들에게, 카메라에게 종편에게 세를 보이고 세를 따르는 사람들의 표를 계산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노원병 전투는 민주주의 역사에 엄청나게 중요한 싸움터인데
본부에서 아무런 보급품 안보낸 거죠, 본부의 지도에서 희미해진 곳인가 의심하게 만드네요.
나는 친노다 써 붙이고 나온 뱃장 쎈 놈, 니들 끼리 섬에서 배 만들고 닷 세우고 노 저어 살아 나오라는 건지.
누군가 왔다면 종편은 또 얼마나 짝짓기 하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친노 운동권 황창화 개소식에 참석한 아무개 의원, 친노 인증하다 그런 식으로 말이죠.
다른 생각도 해 봤어요. 황창화는 유명한 사람, 힘 있는 사람에게 업혀가지 않고
골목 골목 자기 발로 걷고 한 사람 한 사람 마주 보며 이십년간 쌓은 신뢰로 이겨 보자!!!!! 그렇게 믿은 거 아닐까.
황창화는 국회의장 임채정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들어왔어요.
노통의 인수위원회에서 일했고 이해찬 총리의 정무 비서였고 한명숙 총리의 정무 수석이었죠.
임채정, 노 대통령, 이해찬, 한명숙. 그들은 온 몸으로 "운동"해서 군화에 짖밟힌 민주주의를 세우고 실현한 사람들이죠. 그들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척추예요.
친구를 보면 그를 알 수 있고 선생을 보면 제자가 짐작되죠. 황창화는 20년을 그들과 함께 했어요.
그들의 정의와 정치와 정책과 그것을 대하는 태도의 올곧음이 황창화를 채웠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그렇게 보니 그는 민주주의를 실현한 척추 페밀리의 적자네요.
황창화는 어느 글에서 자기는 그림자로 살았다고 썼어요.
앞장서서 길을 낸 존경하는 어른들 옆에서 그는 그림자로 존재하기를 선택하였고
이제 황창화가 길을 내어야 하는 시간, 그는 그림자들의 주인으로 책임질 것을 선택하고 일어섰다고 생각해요.
임채정 전의장이 황창화를 투사의 기질을 가진 선비라 했어요.
연고에 휩쓸리지 않고 불의한 세력의 압박에 무릎굻지 않으며 자신이 믿는 가치, 옳은 것에 목숨거는 사람이라는 거죠.
그는 또 황창화가 국회, 정부에서 다방면의 경험과 훈련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젊은이(?) 중에서 가장 앞선 후배라 했습니다.
표창원이 신사의 품격과 전사의 용맹함을 보여준다면 황창화는 선비의 올곧음과 투사의 용기와 경험많은 자의 전문성을 보여 줄 거 같아요.
우원식의원은 황창화와 함께 임채정 의원 보좌관으로 일했답니다. '을'들을 보호하고 기울어진 갑을지평을 바로잡으려는 을지로위원회 의장인 우원식과
약자, 노동자를 보호하려 십년 넘게 노동운동을 했던 황창화. 오래 함께 하면 닮는다는 말을 확인합니다.
황창화는 안철수의 당선을 도왔습니다. 안철수는 탈당했고 작은 괴물에서 큰 괴물로 거듭 났습니다.
황창화는 그 일이 야권에, 우리나라 전체에 몰고 올 후폭풍이 무서워서 그 척결의 책임을 자임 했답니다.
노원병 의원 자리 하나 바라는 것 아니고 야권 30석 이상을 위협하는 역풍을 막아야 한다는 책임에 자다 깬다 했어요.
빈 의자가 나서 잠깐 앉았어요.
옆에 80 넘어 보이는 할머니 두 분이 앉아 있기에
어떻게 오셨어요? 물었죠.
나 이 이 (황창화)잘 알어. 여기 오래 살았거든. 많이 봤어. 노인정에 찾아오고 그랬어. 머 해 줄거 있나 둘러보고 앉았다 가고 그랬어.
사람 어때요? 물었죠.
한결같지 머. 공손하고 젊잖고. 이 이 댁도 사람 좋아. 애 많이 써.
하기야 노인네 두분이 여기까지 온 걸로 보아 다른 이야기 나오겠나 싶어서
안철수는 어때요? 물었어요.
아이구, 그 이는 시세없어. 시세없어. 우리 노인정에서 아무도 쳐주지 않아. 보기나 했나. 손을 좌우로 털며 한 할머니가 말하니 아무말 없던 옆 할머니가
안철수 그 사람은 머...성당에서두 그 사람은 그냥 그래.
성당에서 정치 이야기 하세요? 물었더니
아니 안 해. 그냥 우리 친한 친구끼리 걱정허지. 잘 못한다고.
어떤 점을 왜 걱정하는가 알고 싶은데 할머니들 말이 고향갔다가 70년대 갔다가 길어지데요.
어쨌든 이 할머니들 사이에서 안철수가 시세 안나가는 건 내가 잘 알겠다. 이준석이 어떤지는 물어보지 못했어요.
할머니가 어디서 왔냐기에 지하철 한시간 반 걸려 멀리서 왔다고 했어요. 그 소리를 들었는지 누군가 손 내밀고 고맙다고 인사하네요.
황창화 후보의 동지 곽여사였어요.
국회에 꼭 보내고 싶은 두 사람이 있는데 거긴 멀어서 여기로 왔다고 했죠. 누구냐기에 김해의 김경수와 노원병의 황창화라고 했더니,
김경수 친해요. 친하게 지냈어요. 형 동생으로.
이번에 떨어지면 갈 데 없다고 김경수가 눈물 흘렸다는 기사 읽고 나도 울었어요.
경수 (경수라고 했음)는 되야죠. 될 거에요. 경수 진국이에요. 진국. 아, 참 근데, 김경수도 우리더러 황창화가 진국이라고 그랬어요. ㅎㅎㅎ
진국은 진국을 알아 보는가 봉가? 하고 생각했어요.
자리를 되찾고 정권교체의 길에 걸림돌을 정리하여야 한다.
이 일은 내 일이다.
내 어깨에 무거운 책임을 스스로 올린다.
토크쇼의 탈렌트 이미지와 종편 등이 만들어준 인물의 거품은 꺼져가고 있다.
이십년 노원에 내린 뿌리와 풍부한 국정 경험은
괴물의 추락과 황창화의 비상을 보게 만들 것이다.
함께 하는 주민들. 그리고 그들이 줄 도움. 지지하는 많은 국민들, 그들의 도움. 그거 믿고 간다.
이렇게 그의 각오가 읽혀졌어요.
괴물의 추락과 황창화의 비상은 지지자가 날개를 만들어 줘야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황창화에게 날개를 달아주세요. 총알로, 능력으로, 몸으로, 시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