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MSNBC 인터뷰에서 서랜던은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을 했다. "클린턴과 트럼프가 대선에서 맞붙으면 누굴 찍을 것"이냐는 질문에 "클린턴에게 표를 줄지 모르겠다. 상황을 봐야 한다"고 답변한 것이다.
그렇다면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것인가? 서랜던이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서랜던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즉각적으로 혁명을 가져올지 모른다. 상황이 급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 논객들은 일제히 "미친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트럼프는 공화당 지도부나 보수 논객들조차 "절대 안 된다"는 후보인데, 서랜던이 마치 클린턴보다는 트럼프가 차라리 대통령감으로 낫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샌더스 지지자들 사이에는 "힐러리는 절대 안 돼"라는 구호가 "트럼프는 절대 안 돼"라는 구호보다 인기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의 최근 공동 여론 조사에 따르면, 샌더스 지지자들 중 33%가 샌더스가 본선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에도 클린턴에게 투표하기를 거부했다. 놀라울 정도로 많은 비율이다.
하지만 서랜던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클린턴이 될 경우 선뜻 투표하겠다고 말하지 못한 이유는 알아볼 필요가 있다. 샌더스 지지자 중 많은 사람들은 클린턴을 그들이 경멸하는 정치 체제에 속하는 믿을 수 없는 정치인으로 평가하며, 샌더스는 이를 저지할 구심점이 되는 인물로 여긴다.
서랜던은 "당신의 발언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MSNBC 앵커 크리스 헤이스의 질문에 "정작 위험한 것은 지금 체제를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리고 말했다. 그는 "무장 경찰, 민영화된 감옥, 사형 제도, 낮은 최저 임금, 여성 권리에 대한 위협이 존재하는 이런 체제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고, 이런 세상을 뒤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