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거리가 늘어서 주중에 여유가 없어요. 주말이 더 바빠졌습니다. 게다가 최근 한달간 주말마다 하루 두 시간 운전 연수까지 받으니 늦잠도 자기 어렵네요. 오늘 날씨가 좋아서 연수 마치고 신발도 고칠 겸 다 싸들고 시내 나갔어요. 신발을 무척 좋아해서 종류별로 많은데 출근할 때 신는 건 몇 켤레로 정해져 있고, 그 놈들은 자주 신어 뒷굽이 닳았어요. 죄다 갈고 앞에 창도 대고 했습니다. 처음 가보는 수선집인데 아저씨 너무나 꼼꼼하심. 제 뒤에 엄청난 줄이 섰는데 서두르지 않고 단계단계 세심하게 마무리해 주셨어요. 저도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이고 남들이 일하는 것 보는 걸 좋아해서 집중 관찰했습니다. 기다리면서 뒤에 오신 아주머니와 얘기해보니 대학 때부터 이 집에 신발 맡기셨다고. 환갑 넘어 보이시던데, 그럼 한 40년 된 집인지. 앞 창 대면 어쩐지 답답하고 뻣뻣해서 싫긴 한데, 이미 가죽이 많이 닳아서 그냥 댔어요.
이제 차를 몰고 직장에 다니며 구두가 별로 닳을 일이 없겠지요. 그리고 높은 구두도 좀 더 많이 신을 수 있을 거에요. 생각만 해도 좋군요. 그 동안은 집과 직장이 매우 가까워서 차를 사지 않았었는데 은근히 불편한 점이 있었어요. 마트 갈 때라든지.
운전 선생님 말씀으로는 제가 빨리 배우는 편인데 참을 수 없는 질주 본능이 있다고, 그리고 주차할 때 침착하지 못하다고 하시니 혼자 할 때는 매우 조심해야 하겠어요. 오늘은 춘천 가는 고속도로로 다녀왔는데 고속도로 운전보다 골목길이나 마트 골뱅이 주차장 길이 훨씬 더 어렵더군요.
차는 어제 왔고 이제 다음 주부터 운전하고 다닐 거에요!
분갈이 했고, 재활용 쓰레기 내다 버렸고, 이제 빨래 다 되면 널고 작은 방에 널부러진 자료 치우고 드라마 보고 한 잔 하다 자렵니다. 좋은 저녁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