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식으로 정신적 허기가 채워지는 이유가 월까요?

ㅎㅎ 조회수 : 4,754
작성일 : 2016-03-27 05:08:49
외국이에요.

오늘 장보러 나갔다
제가 사는 도시에 딱 하나뿐인 한식당 앞을 지나쳤어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데...
최근에 김치를 못먹어서 너무 먹고 싶었거든요.
김치전 한장에 8유로.....

남편이(현지인) 그리 먹고싶음 들어가자는데
김치전 그거 김치 한줌에 밀가루면 끝나는 걸 8유로나.
한참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결국 중국인 슈퍼가서 종가집 김치 샀네요.
이건 1킬로에 8유로돈..
원래 담궈먹는데 떨어진지 몇달 됐거든요.

저녁으로 참치김치찌개 배부르게 해먹으니
이제 살 것 같아요.
정말 어찌나 게걸스럽게 허겁지겁 먹었는지..

먹으며 한참 생각했어요.
내가 원래 이리 김치에 환장하는 사람이였나?
내가 한국에 살았어도 김치 한점이면
세상 다 가진 기분이 들려나? 하면서요.

저 삼십대 초반이고요.
외국음식 아무거나 잘먹는데요.
가끔 이렇게 미치도록 김치가 먹고싶어질 때가 있어요.
반전은 저희 엄마가 요리를 잘 못해서
집김치는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였다는거..
게다 엄마랑 친하지도 않아요.

외국 사는 다른분들도 저처럼 불쑥 한식 생각하고
먹고나면 단순하게 세상 다 가진 것 처럼
정식적 허기가 채워지고 그러시나요?
엄마의 식탁을 그리워 하는 것도 아닌데
왜 한국살땐 찾아먹지도 않던 김치에 이리
애틋해졌는지 정말 신기한 노릇입니다.


IP : 92.109.xxx.55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3.27 5:29 AM (92.105.xxx.185)

    저요. 한국에 있을땐 잘 먹지도 않았는데 해외 나와 살다보니...넘 먹고싶어 담가먹어요.
    ..그런데 잠시 다니러 한국가면 또 잘 안먹게 되요.
    다시 나오면 또 열심히 먹고. 김차짜개도 엄청자주 해먹어요..

  • 2. 외국생활 25년차
    '16.3.27 5:51 AM (71.206.xxx.163)

    마음이 헛헛한 날 왕복 2시간 운전해서 순대국 먹고 오면 다시 재정비 할 기운이 난다요.

    한식이 음식 이상의 역활을 하는 게 타향살이 같아요.

  • 3. aaaa
    '16.3.27 6:12 AM (77.99.xxx.126)

    저도 우울할 때 김치 먹어요
    그냥 김치만...엄마가 ems로 보내주신거 아껴먹어요 ㅠㅠ
    김치가 이렇게 힐링 푸드였다니 저도 날마다 놀랍니다 ㅋㅋ
    우울할때 먹으면 기분이 확 나아져요..

  • 4. 그러게요
    '16.3.27 6:13 AM (80.144.xxx.73)

    김치 안먹던 사람인데 일부러 담궈먹어요.
    고향의 음식이란게 원래 영혼을 채우는거 같아요.

  • 5. ..........
    '16.3.27 6:18 AM (216.40.xxx.149)

    당연하죠.
    미국사는 교민들 보면. . 키톡만 봐도 아시잖아요
    젊은 주부도 온갖 김치며 젓갈 심지어 게장에 족발에 순대에 다 담궈먹고. ㅎㅎㅎ

    한국살면 파스타니 스테이크니 찾아먹다가도 외국가면 김치 컵라면에 목숨걸고.
    사람심리가 그래요. 없거나 귀하면 더 먹고싶고.

  • 6. ...
    '16.3.27 6:27 AM (39.121.xxx.103)

    조상대대로 먹어왔던거라 dna에 그 음식에 대한게 남아있는것같아요.
    입양아들보면 한번도 먹어보지못한 한식인데 먹어보고 너무 좋아해서
    김치도 인터넷보고 담고하더라구요.
    다른 나라 사람들도 그 나라음식으로 정신적 허기를 채우고.

  • 7. 궁금
    '16.3.27 7:07 AM (183.101.xxx.9)

    40대인데 김치찌개나 아주아주 가끔 어쩌다 먹지 김치자체를 그냥은 안먹거든요
    저도 외국나가면 원글님처럼 될까요?
    대신 된장찌개는 주기적으로 먹고싶기는 해요

  • 8. 귀해서
    '16.3.27 7:27 AM (80.144.xxx.73)

    그렇다는 댓글님 말이 맞는거 같아요.
    구하기 힘드니까요.

  • 9. --
    '16.3.27 7:36 AM (202.14.xxx.177) - 삭제된댓글

    저도 주기적으로 따뜻한 된장국이 땡깁니다.
    세살때까지 입맛이 결정된다는데 세살이라면 주로 모유, 분유, 이유식같은거 먹지 않나요?

  • 10. 맞아요
    '16.3.27 9:07 AM (175.209.xxx.160)

    저 미국에서 몇년 살았는데 한 1년 정도는 정말 매일 한 끼에 밥 두그릇, 세그릇 먹었어요. 김치 등등 반찬과 함께요. 정말 이상하더군요. 왜그런지.

  • 11. 15년차
    '16.3.27 9:40 AM (203.106.xxx.54)

    김치는 힐링입니다.
    도저히 끊을 수가 없어요.

  • 12. 예전
    '16.3.27 9:48 AM (221.144.xxx.111)

    일본강점기 시기였던가. 멀리 타향으로 강제 이주한 조선인들조차 김치 담아먹으려고 당장 배추를 구하기 힘드니 당근으로 김치를 만들어서 먹었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배추가 가장 대표적인 김치재료지만 김치 재료보면 의외로 다양한 재료들이 쓰이더라고요. 전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결국 김치가 빠지면 뭔가 허전하더라고요. 뭘 먹어도 결국 집에 와서 김치에 밥 한술이라도 떠서 마무리를 해줘야 뱃속이 개운해지는 기분이랄까.ㅎㅎ

  • 13. 맞아요.
    '16.3.27 9:55 AM (220.125.xxx.130)

    정신적 허기라는 그말. 격하게 공감합니다 ㅠㅠ 정신적 허기. 헛헛한 영혼. 특히 외국에 있을때 김치는 소중한것 같아요. 저희집은 부모님이 외국 유학중에 저와 동생을 낳아서 한 10년 살다왔는데. 마당의 텃밭에 (그때는 ems가 없어서) 배추와 고추씨를 한국에서 받아다가 키워서 두분이 김치를 담으며 막 우시더라는 ㅠㅠㅠㅠ 엄마아빠는 왜 우는가 왜저러는가 전혀 이해를 못했는데 제가 자라고 외국에 나오니 딱 그러고 있어요. 저도 손떨려서 한인식당 잘 못갔어요 ㅎㅎ 중국슈퍼만이 정신적 허기를 채워주던 곳이에요. 다시 한국 들어오니 원없이 먹으면서 맛있는 유럽 빵 찾으러 다니네요 ! 이럴수가 ㅎㅎ

  • 14. ,,,
    '16.3.27 9:56 AM (118.208.xxx.242)

    저도 외국사는데요,,여기살면살수록 한국음식이 좋아져요,, 저는 다행히 한국마트, 한국레스토랑이 가까이 있어서 집에 항상 김치는 떨어지지않고 둡니다.

  • 15. ...
    '16.3.27 10:21 AM (221.139.xxx.210)

    아이들 아주 어렸을때 학교 갔다오면 밥에 깍두기 비벼서 두그릇씩 먹었었는데
    한국 돌아오니 김치,깍두기 질색해요 ㅠ

  • 16. 그렇다면
    '16.3.27 10:35 AM (59.24.xxx.83)

    삼양에서 나온 된장라면도 먹어보세요~
    된장국이 먹고싶은데 끓이긴 귀찮고해서
    우연히 된장라면 먹었는데
    애들도 저도 더 끓여먹었네요

  • 17. ㅠㅠ
    '16.3.27 10:35 AM (119.66.xxx.93)

    먹고 자란 음식이 몸과 정신 아니 dna에 새로 각인되나봐요

  • 18. ㅇㅇ
    '16.3.27 10:35 AM (125.191.xxx.99)

    김치뿐 아니라 순대 떡볶이 찹쌀떡 꽈배기 곶감 식혜 수정과 비빔밥 짜장면 다 같은 효과

  • 19. 냐항항항
    '16.3.27 10:44 AM (90.205.xxx.135)

    전 첫 외국 생활할때 한동안 김치 못먹다가 우연히 발견한 한인마트에 김치사서 김치찜 해먹었어요.. 김치향이 너무 좋아서 일부로 다 먹었는데도 계속 끓이고 온 집안에 김치찜 냄새 맡으며 여기가 한국인지 독일인지 너무 행복했어요. 김치만 있으면 그것 만으로 너무 행복하던 그때에서 요즘은 만들어 막어요. ㅎㅎ 유독 한국음식 찾아먹고 레시피보고 ㅎㅎ
    근데 한국인들처럼 고향음식 그리워하는 국가의 사람들도 없대요.

  • 20. 확실히
    '16.3.27 10:58 AM (61.82.xxx.93)

    음식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저 자랄 때 제가 좀 우울해하면 엄마가 김밥이나 냉면같은 제가 좋아하는 음식 해주셨는데 정말 마음이 확 풀려요.
    지금도 기분 울적할 때 회 먹으면 나도 모르게 헤~하고 기분이 좋아진다는.

  • 21. 발효식품들이
    '16.3.27 11:00 AM (211.246.xxx.164)

    다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걸로 대체할 수 없는 맛이 있지요.
    소울 푸드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먹으면 떠오르는 추억 냄새 사람들이 있는 음식도 있고요.
    저도 순대국 사다 먹었어요.

  • 22. ...
    '16.3.27 2:33 PM (118.38.xxx.29)

    >>발효식품들이 다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걸로 대체할 수 없는 맛이 있지

    외국인들도 절대로 못잊는 음식이 치즈(발효 식품) 임

    발효 식품이 인간이 필요로 하는 아미노산 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라는 이공계적 시각과
    어럴적 음식에 대한 추억과 향수, 입맛 이라는 감성적 시각

  • 23. 원글
    '16.3.27 4:20 PM (92.109.xxx.55)

    시차땜에 일어나 짐 댓글보네요 ㅠㅠ 역시.. 맞아요 다른음식도 그래요. 저 그 전엔 다른나라 놀러가면 대충 현지식 먹고 다니던 사람이였는데 요즘엔 휴가계획 세우자마자 하는게 그 나라 그 도시엔 한식당 있나 구글링 ㅠㅠ 감자탕 순대국 같은 거 하는 식당 나옴 동선 바꿔서라도 무조건 갑니다. 가서 거의 울면서 바닥까지 싹싹 긁고나와요. 아.. 유학중 김치담그며 우신 댓글님 부모님 마음 저도 알것같아요 ㅠㅠ

  • 24. 원글
    '16.3.27 4:29 PM (92.109.xxx.55)

    근데 치즈말씀하신 분.. 남편이 치즈라면 둘째가라면 서라운 나라 사람이고요 거기 같이 사는건데요. 남편 해외 살았을 때 전혀 그리워하지 않았어요 -.-; 근데 반전은 이제 저도 치즈 맛향 다 구분하고 특정치즈 먹으면 특정 분위기 세팅 기억해요. 제 감수성이 더 예민한걸로 해둘까요 아님 한국인들이 유독 음식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걸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8620 분란글은 왜 주로 낮에 집중될까요? 18 진심궁금 2016/04/17 1,088
548619 소설 남자의 향기 보신분 1 ㅇㅇ 2016/04/17 1,279
548618 요즘 들어서 느끼는게 교회 다닌다고 다 착하고 좋은사람은 아닌거.. 40 ... 2016/04/17 4,855
548617 김어준과 문재인의 커넥션 46 심플플랜 2016/04/17 4,483
548616 갱년기가 오니 삶이 무덤덤 해지네요. 5 은현이 2016/04/17 4,287
548615 해외에서 귀국하려는데 여의도 vs 용산 9 해외 2016/04/17 2,635
548614 세월호 이슈 커지니까 분탕질 눈에 띄네요. 7 ㅇㅇ 2016/04/17 944
548613 ..친노...란 말에 대하여 11 ㄷㅅㄱ 2016/04/17 637
548612 안철수 문재인 쪽인 척하면서 싸울 때가 아니예요 11 아마 2016/04/17 725
548611 와이셔츠 입을 때 옷안에요... 2 미엘리 2016/04/17 3,011
548610 이사짐센터 견적 두세군데 받고 결정하시나요? 8 이사 2016/04/17 1,672
548609 업무잘못을 지적했더니 자기에게 감정있냐는듯한 태도 3 어이상실 2016/04/17 1,004
548608 mb.박근혜정권 심판할수있는 당은 어딜까요 6 퀴즈 2016/04/17 799
548607 김욱과 영패주의 1 김욱 2016/04/17 610
548606 김어준이가 역겨운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47 .... 2016/04/17 7,195
548605 파파이스 김갑수, '안철수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것이다' 56 분노의눈물 2016/04/17 7,320
548604 엠베스트 인강시 스마트펜 필요할까요? 5 ... 2016/04/17 2,643
548603 채소 갈아먹으면 간이나 신장에 부담은 안될까요? 4 모모 2016/04/17 4,607
548602 분당 정자동 주상복합 아시는분~~도와주세요 4 고민중 2016/04/17 2,560
548601 전세권설정되면 그집에대해 대출을 받을수 없나요? 5 설정 2016/04/17 1,670
548600 히말라야 부탄 방문한 케이트 미들턴 드레스 8 ... 2016/04/17 4,142
548599 바람 소리가 대단해요 ㄷㄷ 1 무서움.. 2016/04/17 1,029
548598 지금 아이들 데리고 제주도 도착하는데요 6 제주도 2016/04/17 2,937
548597 이럴 땐 어떻게하죠? 7 ... 2016/04/17 1,057
548596 인복없으니...결국 혼자 남네요.. 60 ㅠㅠㅜ 2016/04/17 23,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