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병원에서 2차 기형아 검사 결과, 다운증후군 고위험군 수치 1:19 라고 내원하라고 연락이 왔어요.
제 나이가 곧 만38세가 되는데... 1차 기형아 검사 통과하고 너무 걱정을 놓고 있었는지..
전화받고 많이 놀란 것 같아요..
내내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또 검색하고 남편과도 의논해서 결국은 양수검사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남편에게는 양수검사로 다운 확진을 받아도 중절수술은 불법이고, 수술을 하려면 병원을 알아봐야한다고..
그래서 어차피 낳기로 결정한 사람들은 양수검사 하지 않기도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남편은 장애가 있는 것이 확실하면, 자기는 낳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자신이 없다고 하더군요..
양수검사를 받는다면 어디에서 할 것이냐.. 다니던 병원에서 할 것인지..
아니면 서초함춘에서 할 것인지..를 놓고 또 고민하다가..
1차결과는 당일 통보해준다고 해서.. 서초함춘에 화요일 예약하고 검사받기로 했습니다.
오늘(토요일) 다니던 병원에 내원해서 의사선생님께 인터넷에서 본 내용을 다시 설명듣고나서,
양수검사후 확진이 되면, 중절수술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니..
그냥 안낳는게 좋겠다 하는 산모는 해줄 수 없고, 1시간 내내 울며 절대 낳을 수 없다고 하는 산모는 해줄수도 있다고..
애매한 대답을 하네요..불법이니 선뜻 해주겠다는 대답을 기대할 수는 없겠죠..
어쨌든 의사가 설명 다 하고 나서, 어떻게 하겠느냐 (양수검사나 피로 하는 염색체 검사를 받겠느냐) 해서..
남편과 더 얘기해보고 결정하겠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이와중에 또 이사를 해야해서 집보러 김포에서 퇴계원까지 2시간을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가서 남편과 만나기로 했는데..
남편은 오늘 일이 일찍 끝났다고, 사람들과 축구를 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일끝나는 때와 제가 도착하는 때 사이에 시간이 있으니..
축구모임 사람들과 축구를 하겠다고 저보고 지하철에서 내려서 운동장쪽으로 걸어오라고 하더군요.
제가 그냥 역에서 기다리겠다고 하니까.. 그럼 그러라고 하면서 부동산에 전화해서 30분정도 늦을 거라고 연락하라고..
아까 만나기 전에 통화할 때도 당신은 지금 축구할 생각이 드냐.. 그랬는데..
일은 일찍 끝나는데, 제가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있으니 하려고 한거라면서 화를 냅니다.
결국 지하철역에 도착해서 저는 30분 넘게 기다리고... 기다리는 내내 눈물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무섭기도 하고 별별 생각이 다드는데... 19명중에 1명이 그럴거라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데..
남편이.. 뱃속 아기 아빠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같이 우울하고 힘들어하고 있는 것보다, 남편이라도 그렇지 않고 있는게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계속 눈물은 나고... 서운하고.. 속상하고...혹시라도 만에 하나도 아니고... 열아홉중 하나..
확진을 받게 되면 그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춥고 머리가 아팠습니다.
추운데, 밖에서 30분 넘게 기다리다가.. 남편 만나 부동산가서 집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아무말도 안했습니다.
제가 이러는 거에 남편은 기분나빠하는 것 같아 보였구요..
집으로 돌아와서 제가 남편에게 다운증후군인 아이를 낳을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지 않느냐 했더니,
양수검사해봐야 아는 거 아니냐고 그러더군요.
제가 1:450 이어야 정상이라는데... 나는 1:19다.. 양수검사는 적지만 유산 위험도 있다...
양수검사받고 확진 받으면 수술해줄 병원도 알아봐야 한다.. 당신은 양수검사가 뭔지.. 알지도 못하고..
확진받으면 병원도 내가 알아봐야 하는거고...
이게 나 혼자만의 일이냐..고 얘기하고.. 눈물이 나서 저는 다른 방으로 왔습니다.
남편은 아무말 없이 씻고 그냥 잡니다.
전 자꾸 눈물만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