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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이올린이 배우고 싶었는데..엄마는 왜 저를 그렇게 때렸을까요

조회수 : 2,639
작성일 : 2016-03-23 20:58:01
피아노에 흥미도 없이 몇년을 배웠어요.
아무런 재미도 없었고
몇 년간 쏟아부은 학원비가 아깝네요.
그 돈으로 바이올린 시켜주시지..
체르니 30번까지 배웠는데
체르니 100번 중반쯤 했을 때
반에 몇몇애들이 하는 바이올린이 너무 하고 싶더라고요.
선율이며 악기 생김새...너무 하고 싶었는데
반이서 좀 이쁘게 생기고 옷 깔끔하게 입는 소녀같은 애들이 하던..
엄마는 딱 잘라 안된다고 하셨어요.
집에 처녀적에 사서 가져온 엄마의 피아노가 있고
피아노가 기본이라 피아노만 잘치면 된다며
눈을 부라리며 혼내시면서요. 무서워서 더 이상 말도 못꺼냈고
그 후로 바이올린 배우는 친구가 부러워서
학원에 몇 번 따라가서 한참을 쳐다보기도 했었고요.
한 번은 할머니 맹장이 터져서 저녁에 할머니 계신 병원에 병문안을 갔어야 하는데
친구 바이올린 학원에 따라갔다오느라
늦게 집에 온거죠.
그날 정말 토가 나오도록 맞았어요.
이리저리 땅에 구르고 잡히는 대로 때려서
맞고나서 속도 뒤집히고 토하고 열까지 났던 기억...
" 할머니가 편찮으신데 친구 학원엘 왜 갔니? 거지도 아니고
친구 학원에 왜 따라가?"
초등 4학년이던 제가 그렇게 잘못한건가요?
성인이 되고 그렇게 갖고 싶던 바이올린을 샀어요.
원룸 한구석에 매일 두고
바이올린이랑 이사도 참 많이 다녔네요.
언젠가 자리잡고 시간 많아지면 배우리라
힘들 때 마다 바이올린을 보며 버텼어요.
기껏 싸구려 30만원짜리 바이올린이지만요.
딸이라서 아무 도움도 안주셨고 맨땅에 헤딩하듯 20대를 보내고
이제 좀 자리잡고 살만해지니 바이올린 배우러 다닐 체력이 안되네요

나중에 제 아이가 배우고 싶다면 배우게 해줘야겠어요..

IP : 218.209.xxx.17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샬랄라
    '16.3.23 9:02 PM (222.237.xxx.89)

    준비안된 무식한 분이라 그런것 같습니다
    좋은 엄마 된다는 것 많은 준비가 필요하죠

  • 2. 무명
    '16.3.23 9:08 PM (175.117.xxx.15)

    바이올린 배우고싶어해서 때렸다기보다는..
    할머니 편찮으신 스트레스.
    빨리 병원에 가야하는데 애가 안오니 갈수없던 조급함.
    올시간에 애가 안오니 혹시 이 아이도 무슨일이 생긴건 아닐까 하는 걱정
    뒤섞여서 매질로 표출이 된거같네요.
    가장 큰 요인은 스트레스일거구요

    바이올린은... 저도 4학년때 너무 배우고싶었는데 엄마가 안시켜주셨어요. 피아노나 제대로 하라고.
    그시절 엄마들이 다 그랬죠.

    이제 엄마에 대한 원망은 내려놓으세요...

  • 3. ㅇㅇ
    '16.3.23 9:13 PM (125.191.xxx.99)

    아오 님 엄마 미친년;;;

    읽으면서 가슴이 아려오네요. 님 안아드리고 싶어요. 행복하시길 빕니다.

  • 4. ㅠㅠ
    '16.3.23 9:16 PM (110.47.xxx.80)

    그래도 배우고 싶다는 말이라도 했었네요.
    저는 감히 말도 꺼내지 못했어요.
    저건 엄마가 싫어 할거야...
    혼자 생각하고 결론을 내리고 참고 포기하고...
    나중에는 하고 싶은 것도 가지고 싶은 것도 없어지더군요.
    저는 아직도 내 꿈이 뭐였는지 모르겠어요.
    가끔 82에서 키워준 것만으로도 감사한 줄 알아야 한다는 엄마로 추정되는 여자들의 댓글을 볼 때면 막막합니다.
    저 여자의 아이들도 나처럼 욕구를 참고 참다가 결국에는 자신의 꿈이 무엇이었는지도 모른채 그저 살아있으니 살아있는채로 늙어가겠구나 싶어서요.

  • 5. ㅇㅇ
    '16.3.23 9:38 PM (49.142.xxx.181)

    제가 피아노하고 바이올린을 둘다 했는데요.
    제 딸이 원글님 같은 말을 했다면
    피아노를 끝까지 못치면 바이올린도 못한다고 했을것 같아요.
    체르니 100번 중반정도까지 쳤다면 더이상 피아노 치기가 힘들어서 바이올린으로 바뀐거 같네요.
    바이올린도 마찬가지에요. 어느 순간이 되면 고비가 오지요.
    피아노도 어느 수준까지 인내하지 못하면서 겉멋으로 바이올린만 배우고 싶다고 하면 화가 날것 같긴 해요.
    그렇다고 어머니가 그렇게 심하게 때렸다는게 잘했다는건 아닙니다.
    그건 어머니가 화풀이 하신게 맞는것 같네요.

  • 6. 피아노
    '16.3.23 10:47 PM (211.32.xxx.158)

    피아노라도 시켜준게 다행이죠. 우리엄마도 제가 바이올린 하고싶다고.. 왜냐하면 피아노는 애들이 다 하기떄문에 튈수가 없는데 바이올린을 하면 학교에서 나가서 공연도 하고 할수가 있어서.. 근데 저는 피아노라도 시켜준게 고마워요. 왜냐면... 피아노도 안시켜준 엄마들이 많다는걸 알았고.. 그나마 피아노라도 배워서 나이먹고 취미로 악기라도 칠수있거든요. 저도 성인돼서 바이올린사고 학원다녀봤는데.. 자세잡는것부터 한시간에 비싼 레슨비에 새로운악기 나이먹어 배우느라고생... 못할짓이에요. 그돈으로 딴걸하면 얼마나 재밌는게 많은데.. 어릴떄나... 강제로 시키니까 학원가서 피아노치고 있지.. 그래도 피아노라도 배워서 피아노취미로 치면서 스트레스 푸는게 가능해요. 지금부터 바이올린배워서 스트레스풀릴정도로 연주가 가능하도록 바이올린 실력을 키우는것??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시도하고싶진 않네요.. 그 시간에 차라리 피아노 실력을 높히지..

  • 7. 지금 당장
    '16.3.23 10:51 PM (119.207.xxx.42) - 삭제된댓글

    지금 가서 당장 본인이 바이올린 배우세요.
    체력? 그런 거 다 변명입니다.
    지금 당장 안 배우고 나중에 본인의 자녀에게 가르쳐야겠다라고 생각한다면,
    나중에 본인의 엄마와 다를 바 없는 바이올린 강습에 대한 강압? 이 생길 수도 있어요.
    내가 그토록 배우고 싶어했던 바이올린, 너는 왜?? 이렇게 될 수 있으니,
    본인을 위해서도 본인이 배우고 싶은 것은 지금 당장 배우세요.

    저 같음 그런 엄마..
    지금 당장 배워서 멋드러지게 바이올린 연주 배워서
    엄마 앞에서 멋드리지게 해주겠네요.
    어렸을 때 이게 그렇게 배우고 싶었는데,
    지금 배워도 이 정돈데 어렸을 때 배웠음 어땠을까? 엄마 대답해봐, 하고..

  • 8. 제발
    '16.3.24 12:57 AM (116.41.xxx.63)

    원글님,
    어머님이 전반적으로 원글님을 위해 애써주신 스타일이었다면 이해해주시는것도 필요할 것같아요.
    예전에는 지금처럼 어린이의 마음을 알아주고..이런 개념이 워낙 약했던것같아요.
    시대나 상황에 맞춰 이해하는것도 필요하다고 봐요.
    그리고 원글님을 때렸다는 그날 저는 어머님도 얼마나 힘들고 속상하셨을지 생각해보셨으면해요.
    아프다고 죽는다고 난리치는 시어머니랑 오지않는 딸 사이에서 엄마가 얼마나 애를 끓이셨을지...
    원글님을 때린걸 옹호하자는게 아니라 과거지사이고 서로 안볼수 없는 사이라면 한번 넓게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는거에요. 그렇게 하고도 용서가 안되면 할 수 없는거구요.

  • 9. 화풀이
    '16.3.24 1:10 AM (211.215.xxx.191)

    맹장터지면 큰 수술해야해요.
    복막염(맞나??) 위험한 걸로 아는데..
    심경이 복잡한 상황에서 님의 행동이 거슬렸고 화풀이 하신것 같아요.

    저는 형제 많은집이라 해보고 싶은거 말도 못하고 컸어요.(40대중반)
    유치원도 못 다녔고
    피아노학원 근처도 못 가봤고
    스카우트 꼭들고 싶었는데 아빠한테 맞았구요
    미술을 잘 해서 전공하고 싶었는데 입도 뻥끗 못 했고
    공부를 더 하고 싶었으나 눈치보여 대학 졸업하자마자 취직했구요
    ..아쉽지만 굶지않고 학교졸업한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요.


    대신 애들은 제가 한맺혔던거 다 해줬는데
    별로 좋아하지 않더라구요 ㅎㅎ

    아이가 어쩌다 악기가 공짜로 생겨 바이올린을 배우는데
    제가 반했답니다.
    나이먹어 악기를 배우기 쉽지않지만
    자녀들과 같이 배우는 엄마, 아빠들도 있더라구요.
    그러니 용기를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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