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머리를 텅- 비우니 세상이 이렇게 좋은 것을!

꺾은붓 조회수 : 755
작성일 : 2016-03-03 09:57:23

     머리를 텅- 비우니 세상이 이렇게 좋은 것을!


  “극락”이라는 것이 있는지? “천당”이라는 것이 있는지?, 그도 아니면 “화염지옥”이라는 것이 있어 이 더러운 몸뚱이의 살점이 토막토막 저며져 고추장이나 소금에 버무려져 시뻘겋게 달은 불판위에 올려지는 “화염지옥”에 가  려는 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간 지나온 70년 스스로의 삶을 돌이켜 보건대 “천당”이나 “극락세계”와는 거리가 먼 인생임을 스스로는 잘 알고 있다.

  죽어서는 지옥에 갈 각오를 진즉부터 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의 4.19혁명(1948년생) → 5.16군사반란 → 10월 유신 자작쿠데타 → 1979. 10. 26김재규의 혈혈단신 혁명 → 80. 5. 16 전두환의 피의 광란 → 노태우~김영삼을 거쳐 → 드디어 이 땅에 최초의 정권교체를 이뤄 김대중~노무현의 집권을 직접보고 겪은 세대로서, 이명박~박근혜 8년을 거치면서 왜 우리가 평화통일을 해야 하는지, 왜 민주주의를 꼭 해야 하는지는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다.

  그래서 이명박의 해괴망측한 독재에 줄기차게 저항하다 잠간동안이기는 하지만 평생처음 “유치장”이라는 곳도 가 보았고, 재판정에 서서 판검사와 입씨름도 해 보았고, “벌금”이라는 강탈도 당해 보았고, “콩밥”이라는 것도 목구멍으로 넘겨보았다.


  그렇게 걱정했던 “테러방지법”이 통과되었다.

  어쩌면 막을 수도 있었는데 뭔가 보여줄 것 같던 야당은 스스로 백기를 들고 테러방지법 통과에 일조를 했다.

  일부 야당의원들의 눈물 나는 필리버스터를 보며 어쩌면 테러방지법을 막거나 독소조항을 고쳐서 통과가 될 것도 같다는 희망을 가졌었다.

  하지만 야당은 앞으로 닥쳐올 민주주의의 무참한 죽음 보다는 당장 20대 총선에서 다시 금배지 다는 것이 급했던 모양이다.

  3월 10일까지는 끌 수 있었던 필리버스터를 하필이면 2천만 겨레가 왜구의 압제에 목숨을 걸고 떨쳐 일어났던 3.1절에 이의 중단을 결정하고 다음날 한밤중에 이를 중단한단 말인가?

  그럴 거였으면 애초에 필리버스터를 시작이나 하지 말 것이지, 의정단상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발언을 한 의원들의 절규와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국민들의 여망을 저버리고 이렇게 허무하게 두 손을 든단 말인가?


  여당이라는 것은 말할 가치도 없고, 미우나 고우나 새끼라고 못난 야당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었다.

  그런데 그 야당마저 눈앞의 금배지에 급급해 민주주의와 나라를 버렸다.

  국민이 버린 나라는 하늘도 버린다.

  앞으로 이 나라 어찌되는지 보자!

  이제 “유신시절”과 “전두환의 군홧발 통치”시절이 태평성대였다는 탄식이 쏟아져 나올지도 모르겠다.


  못나 디 못난 나도 조국을 버리기로 했다.

  조국을 버린다고 해서 어쭙잖은 인생이 어디 이민을 갈 주제도 못 되고 목숨 다 할 때까지 이 땅에 죽쳐 살기는 하되 머리를 “텅”비우기로 했다.

  영혼이 없는 인간이 되기로 했다.

  쉽게 얘기해서 “골빈 인간”이 되기로 했다.

  머리를 텅 비우는 순간 세상걱정 말끔히 사라지고 당장 배부르고 등 따스우니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이 바로 “천당”이다.

  청개구리 복 한 벌 사서 걸치고 길거리에 흔해빠진 알루미늄 깡통 오려서 훈장 만들어 가슴에 주렁주렁 달고 내일부터는 뭔 연합에나 가입해 앞에서 떠드는 사람이 태극기 흔들라면 팔이 빠지도록 흔들고, “종북좌파 척결”하면 목이 터져라 복창을 하고 정해진 시간 끝나면 뒷골목으로 가서 나눠주는 봉투나 챙겨야겠다.


  머리를 텅- 비우니 세상이 이렇게 즐거운 것을!

  왜 내가 진즉에 그런 오묘한 진리를 몰랐던가!

IP : 119.149.xxx.53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9229 부동산)대치동 새아파트는 왜 반포보다 쌀까요... 18 궁금 2016/05/22 6,242
    559228 상지대학교 사학비리 2 ... 2016/05/22 949
    559227 임신중인데 몸을 가만히 못두겠어요 3 나이거참 2016/05/22 1,079
    559226 복면가왕 ..댓글달며 같이 보실분 들어오세요^^ 73 9번째 방어.. 2016/05/22 4,668
    559225 머리 막 감았는데 머리가 가려운건 왜그런가요? 3 벌써더움 2016/05/22 1,768
    559224 서울대,경찰대 구경할수 있나요? 6 부산출발 2016/05/22 1,565
    559223 물김치 했는데 냉장고 직행인가요 익혀서 넣어야 하나요 3 김치 2016/05/22 1,253
    559222 MBC 섹션 박슬기 정말 여진구에게 들이대는데... 3 지겨워 2016/05/22 3,191
    559221 안경끼면 눈이커보이면 근시인거예요? 원시인거예요? 3 ... 2016/05/22 1,311
    559220 4학년 일기장을 혼날까봐 숨겼어요 6 아들이 2016/05/22 1,448
    559219 맹견이 타인을 물어 죽이거나 하면.. 2 그냥 2016/05/22 1,183
    559218 보이지 않는 굴레에 갇혔어요 (긴글..) 19 저 좀 도와.. 2016/05/22 5,993
    559217 영화, "러브 스토리" 5 아직도 좋은.. 2016/05/22 1,282
    559216 KTX 광명역 음식점에서 어이없었던 일..-.- 5 zzz 2016/05/22 3,601
    559215 교사를 하는 여후배와 얘기하다가 9 ㅇㅇ 2016/05/22 6,821
    559214 이마 시술 받아 보신 분 4 ^-^ 2016/05/22 1,960
    559213 영어 간접의문문 한 문장 설명 좀 부탁드려요 5 . 2016/05/22 788
    559212 손학규 이사람은 도무지. 10 손학규 2016/05/22 2,833
    559211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글내려요. 20 ,, 2016/05/22 4,309
    559210 집에 누가 다녀가면 기분이 이상할까요..??? 6 .. 2016/05/22 3,025
    559209 다 내다 버리고 싶어요 17 이놈의 시키.. 2016/05/22 6,286
    559208 명문대 나와도 정신병있으면 추락하더라구요 10 건강이 최고.. 2016/05/22 7,205
    559207 주말에는 기가 빨려요. 9 ㄷㄷㄷ 2016/05/22 2,963
    559206 고딩들 낮잠 몇시간 정도 자나요? 1 보통 2016/05/22 1,025
    559205 소독용 에탄올은 괜찮아요?? 에탄올 2016/05/22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