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필리버스터 딜레마? 왜 걱정을 사서 하나?/김종배

김종배시사통 조회수 : 858
작성일 : 2016-02-29 18:07:51
김종배의 시사통] 필리버스터 딜레마? 왜 걱정을 사서 하나?

http://www.sisatong.net/content_2/66243

2016.02.29. [김종배의 시사통] 필리버스터 딜레마? 왜 걱정을 사서 하나?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책상을 내리치며 ‘기가 막힌 현실’을 통탄해마지 않았으니까 해석의 여지없는 메시지를 던진 셈입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테러방지법 수정 협상 여지를 단칼에 잘랐고요.

계산해 보면 여권의 이런 대응은 정석을 넘어 ‘뻔할 뻔’의 영역에 속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시간은 자기들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봤자 며칠만 참으면 회기는 끝납니다. 선거구 획정안은 처리되게 돼 있습니다. 게다가 여권 지지층은 필리버스터 반대·테러방지법 찬성 여론이 확고합니다. 지지층 이완 요인은 없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굳이 테러방지법 수정 협상에 나서 야당의 회군 길에 주단을 깔아줄 이유가 뭐란 말입니까? 야당에 대한 압박 강도를 최대한으로 늘려 야당이 필리버스터 지속 여부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지도록 하는 게 최선입니다.

여권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야권이 일치단결된 모습으로 회기 마지막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스스로 연단에서 내려와 분란을 자초하는 게 아니라 분루를 삼키며 내려와 지지층의 격려를 받는 것입니다.

뻔하디 뻔한데도 여권의 계산법을 이리 소상히 짚은 이유가 있습니다. 여권의 계산법이 야권의 해법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야권이 딜레마 상황에 빠져 있다고 진단합니다. 필리버스터를 이어가자니 선거구 획정안이 몸살 앓고,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하자니 필리버스터가 고개 숙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진단은 잘못된 것입니다. 두 가지 잘못된 전제에 사로잡힌 오류입니다.


첫째, 선거구 획정의 최종 책임이 야권에 있다는 전제인데, 며칠 전으로 고개 돌려보면 이 전제가 왜 오류인지 금방 알게 됩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여당이 다른 법안을 처리해야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할 수 있다면서 연계전략을 폈습니다. 연계하면서 시간을 끈 원조는 여당입니다. ‘어제’가 아니라 ‘오늘’을 봐도 그렇습니다. 흔히 동원하는 양비론식 화법을 쓰면, 선거구 획정 처리 지연의 책임은 버티는 야당과 포용하지 못하는 여당의 공동 책임이지 어느 한쪽의 책임이 아닙니다.


둘째, 선거 사무를 위한 선거구 획정 처리 시한이 2월 29일, 오늘이라는 전제는 증명돼야 하는 것이지 증명된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주장을 종합하면 선거 사무 차질 시나리오는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작성된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상태는 선거구 획정안이 사실상 확정됐고, 다만 마지막 의결 절차만 거치지 못한 것입니다. 애당초 여야가 합의한 바 있습니다. 선거구 획정위의 최종안이 넘어오면 국회는 손을 대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어제 안전행정위에서 안 그대로 통과된 것이고요. 선거구 획정안은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이렇게 보면 선거 사무에 있어 운영의 묘를 발휘할 여지가 정말 전혀 없는 것인지, 검증할 필요는 더욱 커집니다.


가장 난해한 문제를 이렇게 중간정리해놓으면 더 이상 걸릴 게 없습니다. 여권 계산법에 이미 해법이 녹아있으므로 야권은 그대로 채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시간은 내편’이라는 여권 계산법에 따르면 며칠 상관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여권이 이런데 야권이 굳이 자진해서 안달할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할 수 있을 때까지 필리버스터를 끌고가야 합니다. 스스로 연단을 내려오는 게 아니라 마이크가 꺼질 때까지 젖 먹던 힘을 내는 것입니다.

그렇게 ‘야당다움’을 어필함으로써 지지층의 결속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야권의 지금 현재 최대 과제는 지지층의 실망감과 불신을 기대감과 신뢰로 바꿔놓는 것이니까요.

걱정을 사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IP : 112.145.xxx.2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2.29 6:12 PM (116.120.xxx.128)

    아.조금전에 테러방지법 발의한 의원딸이라고 빨간종이 주는데...
    아버지가 자랑스럽냐고 ..발의한 그 법이 어떤법인줄아냐고 못물어본게 ...물어봤으면 어땠을까...여러 생각이 드네요.
    아 .미치겠어요
    이건 상식과 비상식의 싸움인데...비상식이많다는게 함정이죠.
    국민들이 개 돼지란거..맞는거 같아요ㅠㅠㅠㅠㅠ

  • 2. 좋은 의견
    '16.2.29 6:28 PM (110.35.xxx.173) - 삭제된댓글

    정말 좋은 의견이십니다
    단숨에 다 읽어버렸네요.
    기본적으로 우리 국민이 깨어있으면 쉽게 닭모이가 되지 못 할 것입니다

    차를 기다리며 읽기 시작했는데
    정작 차는 그냥 보내버렸네요
    그러나 넘 훌륭한 글이라 아쉽지가 않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7813 귀를 시원하게 팔 수 있는 방법 알려주세요 9 어부바 2016/05/17 3,119
557812 욕실 대리석(인조?)부분 청소 방법 좀~^^ 1 깔끔이 2016/05/17 2,067
557811 새누리당 전국위 친박 보이콧으로 정족수 부족 무산 外 3 세우실 2016/05/17 789
557810 어제 오해영 드라마속 삽입곡 남자 가수 노래 10 알고싶어요 2016/05/17 2,126
557809 안정환 엄마가 뭐길래 상남자 발언 모음 2 ㅇㅇ 2016/05/17 3,241
557808 뒷북) 조영남 사기 그림이 어떻게 알려지게 된 거죠?? 13 무명화가 2016/05/17 5,932
557807 매직기로 머리피고나서 헤어스프레이 뿌리면 안되나요? 1 딸기체리망고.. 2016/05/17 693
557806 치주염으로 눈밑까지 퉁퉁 부었는데요 2 치주염 2016/05/17 2,355
557805 국민의당, 문재인을 안철수 옆 자리 배치 했다고 행사위에 항의 36 크헉 2016/05/17 2,067
557804 천주교신자분들께..(신앙적인질문) 13 궁금이 2016/05/17 1,853
557803 40대 중후반인데 입사1년도 안되어 이직고민 8 고민상담 2016/05/17 2,723
557802 영화 나쁜남자를 최근에 다시 봤어요. 10 ㅎㅎ 2016/05/17 3,437
557801 디어마이프렌즈 질문 있어요 6 ㅇㅇ 2016/05/17 3,408
557800 선풍기 버릴 때 얼마인가요? 5 때인뜨 2016/05/17 2,304
557799 인터넷으로 주민등록등본 발급해 보신 분 6 이상해요 2016/05/17 1,607
557798 욕실줄눈시공..언제하는게좋을까요? 1 입주자 2016/05/17 1,144
557797 요즘 교정하면 충치치료도 같이 해 주나요? 7 .. 2016/05/17 1,462
557796 쏘세지 야채볶음 레시피.팁 있으세요? 4 2016/05/17 1,779
557795 고양이 키우면서 건조기 쓰시는 분께 질문드려요. 9 건조기 2016/05/17 3,141
557794 할라피뇨 사려고 하는데요 질무운 2016/05/17 1,230
557793 우울해 죽겠네요 답이 없는 인생.. 15 .. 2016/05/17 7,621
557792 머리빗 쓰세요? 3 .... 2016/05/17 1,389
557791 새누리 자폭 테러 7 새누리 2016/05/17 1,575
557790 ‘의료민영화 반대’ 헌신짝 되나 7 ㅇㅇㅇㅇ 2016/05/17 859
557789 남해고속도로추돌사고 중학교 "1학년 학생 전원 심리검사.. ㅠㅠ 2016/05/17 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