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느 10년차 걸그룹 연습생의 슬픈 자기소개서

픽미업 조회수 : 5,147
작성일 : 2016-02-29 17:00:57
나왔다 금새 무수히 사라지는 신인연기자와 걸그룹, 
그리고 빚만 남은채 아예 데뷔조차도 못해본 연습생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http://entertain.naver.com/read?oid=014&aid=0003609198

어느 10년차 걸그룹 연습생의 슬픈 자기소개서

#.저는 연예기획사 소속 연습생입니다. 21살부터 시작해 지금은 31살, 연습생 생활만 어느덧 10년째네요. 오로지 걸그룹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지금까지 이 악물고 버텼지만, 이제는 거의 자포자기 상태입니다. 어리고 예쁜 10대들이 즐비한 이 시장에서 아이돌 그룹 평균 나이는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확률적으로 30대인 제가 데뷔 '문'을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어 보입니다.

■"춤추고 노래하고…연습실에 청춘 다 받쳤건만" 
 
한국에는 수십개의 연예기획사가 있습니다. 각 회사마다 연예인을 꿈꾸는 저 같은 연습생들이 적게는 1~2명에서 많게는 30여명에 달합니다. 한류가 급성장하면서 어린이 장래희망 순위에 연예인이 1~2위를 다투는 시대입니다. 연습생 수만 어림잡아 1000여명이 넘는다네요.

좌절의 연속이 일상이 돼버려 이젠 화도 안 납니다. 대신 '무엇이 잘못됐나'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다시 못 할 만큼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지난 10년간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노래와 춤, 운동, 식단 조절을 병행했습니다. 진짜 제 노력이 부족했던 탓일까요.

그렇다고 재능이 없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살면서 "노래 잘한다" "예쁘다" 소리는 질릴 정도로 들었습니다. 이 길이 천직이라고 믿었습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대형 연예기획사를 포함해 수많은 회사에서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회사, 투자자, 멤버 문제 등의 사정으로 매번 데뷔 문턱에서 미끄러졌습니다.

그 동안 저와 함께 연습했던 많은 친구들이 데뷔했습니다. 그 중에는 톱스타가 된 친구도 꽤 있습니다. 주위에선 "너랑 연습하면 다 성공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저는 겉으로는 웃었지만,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최근 한 방송사에서 걸그룹 공개 오디션을 포맷으로 만든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101명의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서바이벌 오디션을 치루는 내용인데 제가 아는 얼굴도 적지 않습니다. 어릴 때는 언젠간 나도 저들과 같이 무대에 설 것만 같았는데 이젠 너무 멀리 와버렸네요.


■10년차 연습생, 남은 건 '성형 빚' 
 
제 손엔 빚만 남았습니다. 데뷔조였기에 TV 화면에 잘 어울리도록 성형수술을 수차례 했습니다. 눈, 코, 턱, 이마, 가슴까지… 단지 TV에 더 예쁘게 나오기 위해 하지 않아도 될 곳까지 손을 댔습니다. 당시는 데뷔만 하면 일확천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수천만원의 수술비는 푼 돈으로 여겼고, 이를 모두 빚으로 충당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조바심은 늘어만 갔고, 늦어지는 데뷔를 외모 탓으로 돌리면서 성형 중독은 심해졌습니다. 비가 오면 얼굴이 시리고 아픕니다. 어느 날 정신을 차리고 거울 속의 저를 보니 요즘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조롱하는 '강남 언니'가 서 있더군요.

이런 삶을 살다보니 제 인생에 큰 회의감이 듭니다. 친구들에겐 "40살까지만 살고 죽겠다"는 말도 줄곧합니다. 늙는 게 무섭습니다.  
IP : 207.244.xxx.12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ㅓㅓㅓㅓㅓ
    '16.2.29 5:10 PM (218.144.xxx.243)

    냉정하지만
    그 연습생들이 다 데뷔 할 수 없는거나
    모두가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 가질 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걸요.

  • 2. ...
    '16.2.29 5:31 PM (118.176.xxx.202)

    받쳤건만

    바쳤건만...

  • 3. 에고
    '16.2.29 5:39 PM (175.125.xxx.48) - 삭제된댓글

    안타깝네요.
    진짜 대형기획사들 싹다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요.
    자기들이 연습생 키우면서
    다 똑같은 창법에 다 똑같은 얼굴에 개성없는 가수들만 잔뜩 만들어내어 독점하고...
    이 연습생 같은 폐해도 그런 기획사 시스템 때문에 생기는거죠.

    대형기획사 생기기 전에
    재능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음반회사 찾아서 가수 데뷔하던 예전 시절이 음악도 다채롭고 가수들도 개성있고 훨씬 더 좋았어요.

  • 4. 에고
    '16.2.29 5:41 PM (175.125.xxx.48)

    안타깝네요.
    진짜 대형기획사들 싹다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요.
    자기들이 연습생 키우면서
    다 똑같은 창법에 다 똑같은 얼굴에 개성없는 가수들만 잔뜩 만들어내어 독점하고...
    이 연습생 같은 폐해도 그런 기획사 시스템 때문에 생기는거죠.

    대형기획사 생기기 전에
    재능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음반회사 찾아서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해서 가수 데뷔하던 예전 시절이 음악도 다채롭고 가수들도 개성있고 훨씬 더 좋았어요.

  • 5. 제아이도
    '16.2.29 6:51 PM (1.230.xxx.121)

    경험해봐서 알아요
    정말완전 공감글이네요
    소속사는 절대 연습생인생 책임안져줘요
    데뷔못시킬겨면 내보내든지 하지않고
    그나이 먹도록 냅두는거죠
    연습생은 데뷔한듯말듯하니 자기가해온것 생각하니 그만 못두는거고ᆞᆞ
    하튼 이바닥 정말운이요
    너무 안타까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35619 아파트 1층 이사와 방음시설에 대한 문의 10 매지션 2016/03/08 2,024
535618 우울증일까요? 2 ㅡㅡ 2016/03/08 933
535617 초1 초4 총회 어떤순서로 가야할까요? 4 마눌 2016/03/08 1,102
535616 [단독]김원준, 4월 14세 연하 검사와 결혼 42 ㄷㄷㄷ 2016/03/08 18,335
535615 이걸 영어로 어떻게 표현할까요 3 ㅇㅇ 2016/03/08 732
535614 궁합 ㅁㅁ 2016/03/08 577
535613 고슴도치 키워보신분? 4 괜찮은인생 2016/03/08 742
535612 초등3 아이가 학교에서 읽을책 4 .. 2016/03/08 592
535611 40대 중후반에 퇴사한 여성분들이요. 14 구직맘 2016/03/08 8,770
535610 자꾸 북한 사이버테러 기사가 나오는 이유 1 세우실 2016/03/08 566
535609 '걱정 말아요, 그대' 대통령 당부에도 이어지는 망명길 1 샬랄라 2016/03/08 681
535608 중3 수학 과외 어떻게 해야할까요? 5 과외 2016/03/08 1,416
535607 도서구입은 주로 어디 사이트 이용하시나요 8 2016/03/08 1,416
535606 50세인데 왜 이리 가슴이 두근두근 뛰죠? 3 문의 2016/03/08 2,219
535605 40대 까놓은 달걀 같은 화장하시는분 계세요 6 화장법 2016/03/08 3,140
535604 총선이 떤다 이어둠 2016/03/08 404
535603 19개월아기 말을 안해요 23 아기엄마 2016/03/08 17,503
535602 임플란트 1 dlavmf.. 2016/03/08 799
535601 대구쪽에 사주 잘 보는데가 없을까요? 5 큐큐 2016/03/08 1,537
535600 밀크시슬 드시고 기미 좋아지신 분 계신가요? 3 혹시 2016/03/08 4,041
535599 한완상 "안철수, 스스로 '발광체'라 착각 말라&quo.. 13 샬랄라 2016/03/08 1,224
535598 소개팅에서 사람을 보라는 뜻 31 YOLO 2016/03/08 6,099
535597 급)도서관 대출한책 타관에 반납해도 되나요? 12 2016/03/08 1,122
535596 마트 샴푸는 정말 쓰면 안되나요? 16 네모네모 2016/03/08 8,118
535595 친지간 인사범위-형님부모님 병문안? 3 인사 2016/03/08 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