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과거 가족에게 받은 상처 터트리고 난 그 후....

상처 조회수 : 3,335
작성일 : 2016-02-22 21:31:41

지금 제 아이의 나이 10살...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문득 문득 제 나이 10살이던 그 시절 기억이

오버랩되어 스쳐 지나 갑니다.


사업하던 아빠가 사기죄에 연루되어 교도소에 간 후, 좁은 지역에 장사하기 부끄럽다며

다방을 차려 타지역으로 떠나신 엄마.

곧 같이 살던 고모들도 살길 찾아 떠나고, 친할머니와 할아버지도 돈을 번다며 집을 떠나가셨습니다.

삼남매 중 많이 어렸던 남동생은 외가에 맡겨지고 남은건 오직 12살 언니와 10살 된 저 뿐.


일하는 엄마 아빠의 형편 때문에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외가에 맡겨 길러진 나와 줄 곧 본가 식구들과 

자란 언니는 크게 공감대도 없었고 성격도 많이 달랐습니다.

즉흥적이고 다혈질인 성격을 친탁한 언니와 생각이 깊고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성격의 외탁을 한 저.


안그래도 12세 한창 사춘기인 언니는 보호자가 없는 환경에서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밖으로 돌며 비행을 일삼았고,

아무것도 모르는 10살의 어린 저는 쓰레기통 같은 집에서 그야말로 거지처럼 혼자 없는 반찬에  

밥 끓여 먹으며 도시락도 못싸가고 양말도 속옷도 갈아입지 않은 더러운 아이로 그나마 일등의 성적을 유지하며

무시 받지 않는 아슬아슬한 학창시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중 언니는 종종 집에 들어와 저에게 폭력을 일삼았고 때때로 이웃집에서 돈을 빌려오라며

부끄러워하는 저를 겁에 질려 시키는대로 하게 하였습니다.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폭력을 휘두르며 위협했지요.

어렸어도 자존심이 셌던 저는 그런 상황이 무척이나 모욕적이었습니다.


그러기를 2년여...... 아빠는 석방되셨고 , 엄마도 우리가 살던 지역으로 돌아오셨습니다.

한창 사춘기를 겪던 14세 언니는 엄마에게 사납게 반항하며 본인이 원하는 것을 다 가지려고 했었고,

두살차이 나던 저는 그저 부모님이 돌아왔다는 기쁨에 더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초등학교를 최우수로 졸업하였습니다.


중고등 시절... 그나마 몸이 커지고 힘이 생겼다고 생각해서, 언니가 그간 저에게 했던 폭력과 모욕적인 행동에 대한 대가로 언니가 하는 모든 행동을 무시했었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갈 무렵이 되었을 즈음... 저는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돈이 필요한 특수한 학과를 지망 했었고, 그 뒷바라지를 책임지고 싶어하는 언니의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저의 상처에서 언니와 엄마 아빠가 했던 실수의 모든 것들은 묻혀 지는 듯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 결혼 후 10년째

며칠 전 독감이 심하게 걸려 비몽사몽 중이던 그 때, 타미플루까지 먹은 상태에서

받은 언니의 전화에서 모든것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언니가 언니의 아이를 걱정하는 사소한 전화에서 제가 과거에 언니가 나한테 한 행동을 기억하냐며 화를 내었고

언니는 어쩜 그런 기억을 아직도 가지고 있냐고......저에 대해 실망했다고

저 때문에 상처 받아 다시는 저를 보지 않겠다고 합니다.


저는 그 날 제가 언니에게 뭐라고 말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아

그저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한 이야기 이니 미안하다 ..언니가 이해해라 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어린시절 받은 상처는 제가 더 컸고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의식 없는 와중에 그 기억을 떠올려 터뜨린 제 자신이 불쌍합니다 .

그동안 한번도 표현 한 적 없고 그저 속으로 삭이기만 했던 저의 마음.

지금도 집 물려준 큰 딸과 막내 아들보다 아무것도 물려받지 않은 제가 제일 자랑 스럽다는 부모님 말씀이 씁쓸하게 들리기만 하는 제가 못된 년인가요?


그저 어리던 시절 했던 똑똑하고 훌륭한 남편 만나라는 부모님의 말을 지키기 위해

sky가려고 미친 듯 애써서 스펙 쌓고 매력있지는 않지만 부모님 성에차는 10살 많은 능력있는 전문직 남편 만나서

좋은 육아용품과 책 형제 자매에게 물려주는 제가 바보인가요?


언니는 이렇게 나쁜기억 여전히 가지고 엄마와 아빠 언니를 괴롭게 하는 저와

인연을 계속 이어 가는 것이 아닌 것 같다며 인연 끊고 지내자고 합니다

 

저는 몇십년만에 울컥해서 떠올린 제 감정을 이해해 달라며 미안하다고 화 풀라고 하는 중이구요

사실 친정 식구들 저에겐 걸림돌 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특히, 시댁에서 해외 파견이나 거주 등등 때때로 큰 돈 들어갈 때 보태주시면 남편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아무 표현 안하는 것이 고맙기도 합니다.


며칠 후 남동생의 집들이에서 언니가 제 얼굴 보기가 불편하다고 하는데 가야할지 말아야 할 지 고민 입니다.

인생을 잘 못 산 것 같아 마음이 무겁네요


어찌 해야 할 까요?






 

IP : 116.122.xxx.35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덮는다고
    '16.2.22 9:39 PM (115.41.xxx.181) - 삭제된댓글

    덮어지지 않고 계속 안으로 곪아요.

    사실은 인정하되
    긁지는마세요.

    언니는 인정하는 순간 님에게 굽신거리며 죄인으로 살아야하고
    님은 그걸 빌미로 계속 화가 치솟을때마다 분풀이를 하게 되있습니다.

    연을 끊는게
    서로를 이해할수 없다면 하나의 선택맇수 있습니다.

  • 2. 덮는다고
    '16.2.22 9:40 PM (115.41.xxx.181)

    덮어지지 않고 계속 안으로 곪아요.

    사실은 인정하되
    긁지는마세요.

    언니는 인정하는 순간 님에게 굽신거리며 죄인으로 살아야하고
    님은 그걸 빌미로 계속 화가 치솟을때마다 분풀이를 하게 되있습니다.

    연을 끊는게
    서로를 이해할수 없다면 하나의 선택일수도 있습니다.

  • 3.
    '16.2.22 9:50 PM (223.33.xxx.26)

    이왕 터뜨린거 내 상처 조금이라도 치유될정도로 마무리하세요 여느때처럼 미안하다 넘어가지 마시구요 여느때처럼 넘어가면 가족에게 받은 상처하며 또 글 올리게돼요
    남동생 집들이라도 언니 부모님에게 받은상처 떠올라 가기시로다하고 가지마시고 부모님도 제일 자랑스럽다 하실때 나에겐 아무것도 안해줬느냐하며 물어보기라도 하세요
    그래야 응어리진거 풀릴 기미라도 보이지요

  • 4.
    '16.2.22 9:53 PM (211.245.xxx.15) - 삭제된댓글

    어릴적 가정형편에서 님만 힘든건 아니었다고 봅니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언니에게도 충분히 힘든 시절이었을 겁니다. 언니의 폭력이 정당하다고 말하는것은 아닙니다. 사춘기를 고되게 치른 언니는 님의 학비도 도와준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은 님이 남이 아닌 동생이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님이 언니에게 지난 얘기를 하며 화를 낸 것도 이해 못할 부분은 아니지만 그로인해 님의 기분이 나아지고 어릴적의 상처가 치유될것 같지는 않습니다. 언니도 그땐 어른이 아닌 님과 같은 어린 아이였던 점을 알았음하네요. 언니도 이해해주세요. 어릴적 상처가 얼른 나아지길 바랍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행복 하길 바랍니다.

  • 5. 위로
    '16.2.22 10:01 PM (211.108.xxx.159)

    어린시절에 받은 상처와 학대는 평생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것이 오히려 어린시절보다 성년이 된 후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피해자를 고통에 몰아넣기기시작하기도 합니다.

    주변에도 안타까운 일들을 봅니다.
    나이 마흔에 심하게 앓아서 돈을 쓰며 치료하러 다니고
    명문대 출신이라 마음의 병에 대해 공부하며 극복을 하려해도 결국은 안되더군요.
    가해자들이 어린시절로 돌아가 함께 공감하고 미안해해야 벗어날 수 있는데
    원글님 언니분께서 말씀한것처럼
    뭐 그런걸 아직까지 물고늘어지냐는 적반하장의 반응이 대부분이 아니라..사실 전부입니다.
    그렇게 혹독한 어린시절에 홀로 남겨진 채 살아가는
    결국은 망가진 인생 앞에 선 사람들을 봅니다.

    그들과 대화를 시도하려 해도 더 큰 상처로 돌아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의 결론은 결국 별일 아닌일이기 때문입니다.

    다행이 원글님껜 원글님께서 꾸리신 새로운가정이 있으니 그나마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어린 원글님을 방치하고 학대하고서도 원글님을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돌아보지 마시고
    진짜 원글님의 가족과 매일매일 행복할 작정을 하시고 살아가세요.

    원글님 참 잘 크셨고 잘 살아가고 계십니다. 행복하세요!

  • 6. 상처
    '16.2.22 10:11 PM (116.122.xxx.35)

    위로님 말씀이 정말 큰 위로가 되어 눈물이 납니다.
    외국에서 지내던 때 정신적 지주셨던
    외할머니 돌아가시고 난 뒤,
    진정 저를 사랑하는 이의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는데 큰 위로와 힘이 되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 7. ..
    '16.2.22 10:22 PM (211.36.xxx.142)

    저도 어린 시절의 상처가 화가 되어
    불쑥 튀어나옵니다.
    무척 당혹스럽지만 내 안에 가두어 놓을 때 보다
    스스로 조금씩 치유는 되는듯 합니다.

  • 8. 내안에
    '16.2.22 10:33 PM (223.62.xxx.103)

    있는 상처가 스멀스멀~~
    어려운 시절이라 다들 상처를 치유하기보단
    딱지속에 숨겨 살았었죠
    원글님
    언니도 참 힘들었을거예요
    그나마 원글님은 부모님께 공부머리와 노력할수있는 성정을 물려받았으니 언니보다는 나은듯 해요
    언니 상처도 만만찬을듯~~
    유치한 어린시절 보낸것이 언니도 자식 키우면서 더 느낄듯요
    길지않은인생~~~
    서로 용서하고 아끼면서 사세요

  • 9. ^^
    '16.2.22 11:04 PM (125.186.xxx.11)

    타미플루 부작용이네요.
    감정기복 심하고 불안정해지는경우 많습니다.

  • 10. 감정을
    '16.2.23 12:21 AM (99.226.xxx.32)

    눌러놓기만 하면 절대 치유되지 않습니다.
    어느선에서 드러내고 표현하고 잘 조절하시며 사셔야 해요.
    가족이 행복이 되는 사람들 생각만큼 많지 않아요.
    열심히 사셨으니 잘 되실 거예요.

  • 11. ㅅㅅ
    '16.2.23 12:39 AM (125.186.xxx.28) - 삭제된댓글

    저도 원글님과 거의비슷한 경험이 있네요.일부러 로긴쌨어요..ㅜㅜ
    바로위엣 오빠였고 같이 유년기를 불행히 자랐고.집에 부모가없었고 할머니손에서 자랐죠.그땐 오빠도 저도 너무힘들고어렸죠..세월이 흘러 성인이 되고, ,결혼해서 잊고살다가 제가 둘째낳고 산후우울증에 힘들어하던중 갑자기 그때 오빠한테 많이 맞고 억울했던 감정이 툭튀어나오더라고요.감당하기 넘힘들었어요.망설이다가 소주 한병마시고 오빠한테 전화로 울면서 그때왜어린나를때렸냐고 막 따졌어요.운전중인 오빠가 차를 주차해놓고 길게통화했죠.결국 오빠도 같이 전화통 붙들고 울었어요.오빠는제게 사과했고요..물론 오빠도 성인되서 제게잘했어요,유년기때 오빠도비뚤어져서 동생에게 화풀이 했던건데 본인도 잊고있었나봐요.그걸다기억하고 있었냐고 놀라더라고요,미안하다고..

  • 12. ㅅㅅ
    '16.2.23 12:47 AM (125.186.xxx.28) - 삭제된댓글

    언니가 잘 다독여줬음 좋았을텐데요,원글님10살 언니12살이면 둘다 아리기도 어렸네요. 저는 11살 오빠는 14살 였거든요,.언니가 그부분만큼은 미안하다 그때많이힘들었구나.미안해~몇마디면 맘이 풀렸을지도 모르는데요..나중에 언니랑 맥주한잔하면서자연스레 두아이 모두 그당시엔 힘들었겠구나 .얘기꺼네보셔요.핏줄이고 같이 힘든시절 보냈던자매니 얼마든지 같이 풀어낼수 있을거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37410 앞으로 이세돌 퇴근길이 위험할꺼래요 ㅋㅋ 1 바둑 2016/03/14 4,182
537409 상장기업이 대기업인지 중견, 중소인지 알려면 ㅅㅅㅅㅅ 2016/03/14 361
537408 지방주입 하신분들 계신가요. 6 지방주입 2016/03/14 1,141
537407 어머니께서 갈비뼈 금간것 때문에 너무 심하게 아퍼하십니다. 6 갈비뼈 2016/03/14 1,959
537406 아줌마들 대화가 지겨워요.... 38 .... 2016/03/14 17,454
537405 정청래의 치명적인 입 23 망치부인 2016/03/14 2,366
537404 오래된 아파트 작은방 확장 문의드려요~ 1 ASSDF 2016/03/14 1,077
537403 아무 것도 하기싫고 무기력한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7 우울증 2016/03/14 1,768
537402 여당 심판론 38.8% 야당 심판론 32.4% 10 세우실 2016/03/14 580
537401 까사미아 샌더슨 플로레티 2016/03/14 973
537400 교복안에 속바지 안입으려 해요 14 고등학생 2016/03/14 4,739
537399 피부마사지를 받았어요 6 노화 2016/03/14 2,653
537398 중국어로 업무 가능하려면 HSK 몇 급 이상인가요? 5 공부 2016/03/14 1,522
537397 오늘 트렌치코트 입고 출근하신분 계세요? 4 오늘 2016/03/14 1,913
537396 눈썹이 눈을 찔러요. 쌍거풀할경우 실비적용 되는지 궁금해요. 2 하루 2016/03/14 1,095
537395 손혜원 더불어 홍보위원장님 메일주소 아시는 분 9 궁금 2016/03/14 692
537394 공천 삽질 되돌리려면 구로을에 정의당 후보 내는거밖에 없음 1 아님 무소속.. 2016/03/14 444
537393 결혼전에 시댁에 처음 인사갈때 12 . 2016/03/14 5,501
537392 나인...시그널 21 마mi 2016/03/14 3,565
537391 광교신도시 잘 아시는분 계신지요? 14 .. 2016/03/14 3,497
537390 이틀만에 체중감량 일단 가능은 할까요? 9 xxxx 2016/03/14 2,477
537389 이민을 앞두고 결심하게 되는 것 하나 3 ... 2016/03/14 1,785
537388 남매는 결혼하면 다 남처럼(냉텅) 15 사나요? 2016/03/14 3,871
537387 수면다원검사 2 .. 2016/03/14 730
537386 달러환전 1 나마야 2016/03/14 4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