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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나뭇잎을 그려주고 싶었다
검은 나뭇잎을 그리고 초록 나뭇잎을 그렸다
흰색과 밝은 연두색 물감을 덧칠했다
어떻게 붓을 놀리면 더 아름다워질까 생각하며
끊임없이 나뭇잎을 그려냈다
내가 그린 잎이 발에 밟히고 눈을 가렸다
온 세상이 검고 희고 푸른 잎들로 가득했다
검은 나뭇잎에 흰 눈이 내려 있었다
흰 나뭇잎을 잔뜩 단 검은 나무 한 그루가
크고 아름다운 몸을 일으켰다
그것은 너에 대한, 내 필생의 그림이었지만
너는 그것을 지켜보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붓을 들어 새 잎을 다시 그렸다
그려도 그려도 더 아름다운 잎들이 필요했다
모든 시간마다 그려야 했으므로 팔이 늘어났다
손은 푸르고 희고 검게 물들었다
우리는 아름다웠고 지쳐 있었다
끊임없이 돋아나는 시간에
마르지 않는 물감을 찍어 발랐다
그리고 그리다 죽음에 이르는 거야
끝나지 않는 밤에 걸린 달처럼
너는 언제까지나 내 곁에서 나뭇잎을 흔들었고
나무들은 아무런 꿈 없이 서 있었다
- 박시하, ≪사라지는 그림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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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18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6/02/17/20150218grim.jpg
2016년 2월 18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6/02/17/20160218jang.jpg
2016년 2월 18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730831.html
2016년 2월 18일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bad2238d63cf41fa84260509a5611aee
그 바람이 아직도 불어서 살에 닿게 느껴지니까, "헬"字가 붙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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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 속에서는 친구들이 나를 알게 되고, 역경 속에서는 내가 친구를 알게 된다.
- 존 철튼 콜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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